日 간판 D램업체 엘피다 결국 파산신청

일반입력 :2012/02/27 17:22    수정: 2012/02/27 17:48

송주영 기자

결국 일본 D램업체 엘피다가 파산보호 신청을 결정했다. 자금난을 견디지 못해 사실상 백기를 든 것으로 보인다.

27일 니혼게이자이신문 등 일본언론은 세계 D램업계 3위 엘피다가 도쿄지방법원에 회사갱생법을 신청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엘피다의 위기는 그동안 줄곧 예상돼 왔다. 갚아야 할 부채가 날로 늘어나고 있었지만 자금줄이 말랐기 때문이다. 엘피다는 올 상반기 920억엔의 부채를 상환해야 한다. 이미 지난해 말 기준 부채 규모는 4천800억엔으로 갚아야 할 돈은 많다.

D램 시황 악화로 적자는 누적됐다. 3월말 회계법인인 엘피다 지난해 회계연도 기준 순손실은 1천억엔이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엘피다는 자금을 확보하기 위한 여러 방안을 제시했지만 나아질 기미 없는 메모리 시황 속에 상황은 점차 악화됐다.

그동안 엘피다가 내놓은 방안만 해도 마이크론과의 경영통합, 타이완 업체와의 통합에 도시바와의 합병에 이르기까지 여러가지 방안들이 제시됐다.

그러나 갑작스러운 마이크론 최고경영자(CEO)의 죽음이후 도시바를 비롯한 여타 메모리 업체는 통합에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지난달 엘피다는 고객사를 통해 5억달러 규모 자금 유치에 나선다는 구상을 밝히는 등 자금 확보를 위해 그야말로 고군분투했다.

엘피다는 법정관리가 받아들여지면 허리띠를 졸라매야 하는 상황이다. 자산을 매각하고 경비를 절감해야 한다. 이같은 상황인 만큼 향후 메모리 업계에서 중요한 대규모 투자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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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램 1위 삼성전자가 올해도 반도체 투자를 늘리고 하이닉스도 SK 인수 후 공격적인 투자를 계획하고 있다.

따라서 미세공정기술을 따라잡아야 하는 동시에 자금난에도 대처해야 하는 등 두마리 토끼를 잡아야 하는 엘피다는 시황마저 불투명해 상당기간 어려움을 이어가게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