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일 서울 창담동에는 소니의 차세대 휴대용 게임기 플레이스테이션 비타(PS VITA)를 구매하기 위한 인파로 가득했다. 준비된 한정판 500대는 모두 팔렸고, 단품과 게임 패키지, 액세서리 등도 거의 매진됐다. “될까?”라고 의심했던 눈초리가 “되는데?”로 바뀌는 순간이다.
이날 현장에는 약 1천여 명의 구매자 및 관람객이 모였으며, 100여개의 언론이 열띤 취재 경쟁을 펼쳤다. 당초 400여명을 예상했던 SCEK 측보다 약 2배 이상 몰린 것.
행사장엔 카와우치 시로 SCEK 대표와 아시아 지역 총괄 책임자인 야스다 데츠히코 사장, 강진구 캡콤코리아 대표, 반다이남코파트너즈 박휘원 지사장, 세계적인 게임 ‘언챠티드: 새로운 모험의 시작’의 개발자 에릭 하야시 디렉터 등이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특히 남성 팬들의 많은 관심을 받는 에이핑크와 PS비타가 함께 소개되는 순간에는 뜨거운 환호성으로 장내가 떠나갈 듯 울렸다. 이 같은 환호에 카와우치 시로 대표는 “열정에 감동했다”며 감사하다는 말을 연신 꺼냈다.
전문가들은 PS비타의 첫 단추는 나름 성공적이라고 분석했다. 기대보다 많은 인원이 관심을 보여준 부분도 있지만 의외로 다양한 연령층이 PS비타에 관심을 보였다는 점이 더 눈에 띄었다. 현장에는 10~40대까지 남녀 구매자 등 다양한 연령층이 몰렸다.
하지만 PS비타가 국내에서 완전히 자리를 잡기 위해서는 여전히 갈 길이 멀다는 지적이다. 우선적으로 해결되어야 할 문제들이 아직 산재해 있기 때문이다.
가장 먼저 해결되어야 할 문제는 PS비타의 모든 기능사용이다. 현재 위치기반 서비스 ‘니어’를 비롯해 몇몇 기능은 국내에서는 사용할 수 없게 돼 있다. 전문가들은 3G 버전이 나오지 출시와 함께 모든 기능 활용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대중화는 어렵다는 평가다.
또한 국내 이용자들에게 익숙한 무료 게임의 등장도 필요하다. 이미 세가의 ‘사무라이&드래곤’ 등의 무료 게임이 나오고 있지만 국내 개발사나 PS비타의 성능을 잘 활용한 무료 게임이 많이 나와야 하는 것도 필요하다.
무료 게임 중에는 대중적인 게임 이용자들이 즐길 수 있는 안드로이드 게임의 이식이 필요하며, 무료이지만 PS비타의 성능을 살릴 수 있는 애플리케이션도 나와야 한다고 전문가들을 목소리를 높였다.
한글화 타이틀도 필수다. 스마트폰 게임 상당수가 한글화가 돼 있는 상황에서 비한글화 게임을 대거 출시할 경우 시장진입은 매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이 부분은 소니 측에서 최대한 노력하겠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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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은 주변기기와 PS비타 본체의 가격인하가 절실하다. 현재에도 어느 정도 이상의 구매자가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여전히 고가의 게임기라는 인식이 줄어들지 않으면 대중화가 어렵지 않겠냐는 의견이 힘을 얻고 있다. 하지만 가격인하는 당장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행사장을 직접 방문했던 유통업계 관계자는 “PS비타가 국내 시장에서 좋은 평가를 받은 것은 사실”이라며 “하지만 해결해야할 과제들이 아직 많이 있기 때문에 제대로 된 평가는 6개월 이상이 지나야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