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데스크톱 PC 시장이 빠르게 축소되고 있는 가운데 우리나라 조립PC 시장은 여전히 굳건한 모습을 보이고 있어 그 배경에 관심이 모아진다.
4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조립PC 시장 규모는 월 평균 16만대로 추산된다. 용산전자상가 등에서 각종 부품을 조립해 완제품으로 판매되는 PC가 약 11만대, 컴퓨터 핵심 부품인 CPU만 따로 판매돼 소비자나 소매상들이 조립해 판매하는 양이 5만대 가량이다.
그동안 조립PC 시장 규모는 이렇다 할 집계가 이뤄지지 않았다. 탈세를 위한 음성적인 거래가 적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용산 주요 업체들의 판매 수치와 PC의 핵심 부품인 CPU의 1차 총판 판매량을 역산해보면 그 규모를 가능할 수 있다고 업계 관계자들은 입을 모은다.
계산법은 이렇다. 서울 용산 전자상가를 중심으로 형성된 조립PC 시장은 5~6개의 대형 업체와 전자 상가 내에 인터넷몰과 매장 판매를 중심으로 하는 다수의 소매상들이 있다. 몇 년간 경기침체로 인해 문을 닫는 소매상이 늘어난 반면 대형 업체의 시장 점유율은 꾸준한 편이다.
이 가운데 대표적인 유명 조립PC 업체인 컴퓨존의 월간 PC 판매량은 5천대 가량이다. 이를 두고 업계 정통한 한 관계자는 컴퓨존이 국내 조립PC 시장에서 차지하는 시장점유율이 약 4~5%라며 전국에서 한 달동안 판매되는 조립PC는 약 11만대 정도로 계산된다고 분석했다.
여기에 전체 조립PC 규모를 알려면 컴퓨터 핵심 부품인 CPU만 판매되는 수치를 더해야 한다. CPU를 비롯해 다른 부품을 구입해 조립해 판매하는 2차 딜러가 있고, 개인이 직접 조립하더라도 결국 CPU를 수집 목적으로 집에 모셔두는 것이 아니라면 거의 대부분 완제품 PC 조립에 사용되기 때문이다.
이 관계자는 용산 전자상가에서만 인텔과 AMD의 월간 CPU 단일 제품 판매량이 월간 5만 유닛(Unit) 가량이라고 밝혔다. 이중 기존 PC를 업그레이드 하기 위해 CPU만 교체하는 수요는 5% 이하 정도로 추산된다. CPU 단일 제품 판매량이 조립PC 판매량이라고 봐도 무방한 이유다.
이 수치에 따르면 국내에서 판매되는 조립PC는 월간 약 16만대, 연간 약 200만대에 이른다는 계산이 나온다.
PC 부품 업계 한 관계자는 용산 조립PC 시장은 브랜드PC와 달리 유통 경로가 복잡해 시장조사기관에서 정확히 조사하기 어렵다며 조립PC 시장 규모를 보자면 데스크톱 시장이 그렇게 큰 폭으로 줄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태블릿PC, 경량 노트북 등의 급속한 보급으로 데스크톱 PC 시장이 급격하게 축소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시각이 강하다. 실제 대기업의 경우 데스크톱에서 노트북 중심으로 빠르게 전환되고 있는 것 또한 사실이다.
때문에 시장조사기관들이 예상하는 국내 데스크톱 시장 규모는 연간 200만대 선에 불과하다. 이는 조립PC가 제대로 반영되지 않았다는 것을 뜻한다. 대부분이 브랜드PC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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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관계자는 시장조사기관의 결과는 국내에서 한 해 동안 PC방에 납품되는 규모만큼도 집계가 안 된다고 지적하며 다른 나라와 달리 한국은 고사양을 필요로 하는 PC게임 시장이 크기 때문에 데스크톱 가운데 조립PC 시장 규모가 계속 유지될 수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국내 노트북 판매량은 전체 240만대 가량으로 추정된다. PC 시장에서 노트북 비중이 더욱 높아질 것으로 보이지만 조립PC를 중심으로 여전히 데스크톱 시장이 건재한 것으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