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을 마약으로 치부해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외국은 게임 개발자에게 훈장을 수여하는 등 게임 산업에 대한 다른 시각차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나라 정부가 게임 산업을 바로 알아야한다는 지적이다.
지난 2011년 영국 왕실은 자국의 게임 산업 발달에 공을 세운 게임과 게임 제작자들에게 훈장을 수여한 바 있다. 풋볼매니저 시리즈를 개발한 SI(스포츠인터랙티브)의 총괄 개발자 마일즈 제이콥슨이 그 주인공. 그는 대영 제국 훈장(Order of the British Empire)을 수여 받았다.
마일즈 제이콥슨은 1997년부터 스튜디오 디렉터와 풋볼 매니저의 창의적 원동력 역할을 맡아왔고, 그 동안 회사가 7명에서 70명으로 확장할 수 있도록 중추적 역할을 해온 인물이다.
이외에도 영국 훈장 받는 게임 개발자로는 파퓰러스, 코드마스터즈 창업자 등이 있다. SI창업자, 알렉스 퍼거슨 , 긱스, 베컴, 제라드, 에릭 클랩튼, 조앤 K.롤링, 캐서린 제타존스, 빌게이츠 등 각계각층의 유명인도 이 훈장을 받았다.
영국 왕실은 지난 2010년에도 자국의 게임 산업 발달에 공을 세운 게임과 게임 제작자들에게도 훈장(MBE)을 수여했다. 주인공은 챔피언십 매니저(CM)와 풋볼매니저(FM) 시리즈의 아버지라 할 수 있는 올리버 콜리어와 폴 콜리어 형제다. 두 형제는 지난 1992년에 CM을 개발한 이후 FM2011에 이르기까지 19년 동안 영국 게임 산업을 이끌고 있는 인물이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이와 반대되는 분위기다. 게임 과몰입을 마약 중독으로 치부하고 게임 개발자를 마약 사범으로 내몰고 있는 것. 영국 훈장 사례를 우리나라식으로 따져보면 마약 사범에게 훈장을 준 것과 다름없다. 일부 매체와 정치 관계자는 게임의 어두운면을 강조하며 '게임 중독은 마약 중독과 같다' '뇌가 죽는 아이들'이란 자극적 문구를 사용해 논란이 일었을 정도다.
일각이 게임 산업의 어두운 면만 보고 있는 것은 문화콘텐츠의 대표격인 게임을 바로 알지 못한 무지함에서 비롯됐다고 복수의 전문가는 설명한다. 게임을 영화와 연극과 같은 놀이 문화콘텐츠로 봐야하지만 악의축으로 규정하고 있다는 점을 특히 우려했다.
분명 게임에도 역기능은 담겨졌다. 그러나 게임의 긍정적 기능을 정확히 인지하고 바로 알아가면서 부정적인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필요한 때라고 전문가는 역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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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업계전문가는 “최근 몇몇 매체와 정부 관계자가 게임의 어두운면만 보고 있어 아쉽다”라면서 “게임 산업을 마약 산업으로 규정하고 규제하기 보다 게임에 대한 바른 시각이 필요한 때”라고 말했다.
이어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게임 산업의 부정적 시각과 규제 바람이 자칫 온라인 게임 종주국으로 외국 게임사의 부러움을 한 몸에 받았던 우리나라 게임 산업의 역성장을 불러올 수 있어 우려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