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까지 가장 부흥한 기업용 IT 하드웨어 장비는 스토리지다. 관련업계 1위 EMC는 타 하드웨어 장비업체의 부진 속에서 독보적인 성장세를 보였다.
스토리지 부흥을 이끈 이슈는 클라우드 컴퓨팅이다. 클라우드 컴퓨팅은 전반적인 IT지출을 이끌었다. 스토리지는 갈수록 용량을 늘려야 하기 때문에, 꾸준히 수요가 증가했다. 국내에서 클라우드 컴퓨팅의 일종으로 받아들여져 가장 많은 도입률을 보인 분야는 가상 데스크톱 인프라(VD)다. 대기업의 VDI 프로젝트가 잇달으며 스토리지 전면 재구축 현상이 벌어졌다.
IT업체들은 이제 올해의 초점을 백업분야로 맞추는 모양새다. 클라우드, 가상화, 빅데이터 등 올해 IT업계 화두와 연결되는데다, 데이터 보호에 대한 기업들의 관심이 높아졌다는 판단에서다.
천종윤 한국HP 엔터프라이즈서버스토리지네트워크(ESSN) 스토리지사업부 비즈니스 개발 매니저는 31일 기자와 만나 “클라우드 컴퓨팅과, 빅데이터 이슈는 데이터는 돈이란 인식을 높이고 있다”라며 “이런 귀중한 데이터를 방치할 수는 없고, 요즘 주류인 비정형데이터는 새로운 백업 방법을 필요로 한다”라고 설명했다.
클라우드 컴퓨팅을 IT에 도입한다는 것은 대규모 x86서버를 병렬로 구성하는 것이다. 때문에, 클라우드 환경에서 서버 한두대가 장애를 일으킨다고 해서 전체 서비스가 다운을 일으키진 않는다.
시스템 백업의 입장은 다르다. 단 1KB의 데이터만 손실돼도, 모든 데이터를 잃어버릴 수 있다. 때문에 백업은 정교한 SW기술을 필요로 한다. 다만, 갈수록 데이터 용량이 늘어나는 만큼 백업용 스토리지도 함께 커질 수밖에 없게 된다.
상황은 다시 한번 변한다. 백업 스토리지의 효율화다. 스토리지를 계속 증설해야 할 때 최소한의 비용으로 백업 인프라를 유지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작년부터 중복제거가 폭발적인 인기상승을 경험했다.
백업에 중복제거를 적용하면 데이터 크기를 원본의 98%를 줄일 수 있다. 천종윤 차장은 “중복제거를 적용하면 저장용량을 최대 50분의 1로 줄일 수 있다”며 “백업 데이터 용량을 완만하게 증가시킬 수 있어 증설비용을 절감하면서, 손쉽게 운영·관리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스토리지가 줄어드니 적은 공간을 차지하고, 적은 전력을 소모한다”라고 덧붙였다.
스토리지업체, 그리고 백업솔루션 전문업체들은 이에 중복제거를 전면에 내세운다. 각자의 경쟁력이자 차별화 포인트로 삼고 있는 것이다.
업체마다 중복제거 기술을 갖고 있지만, 저마다 다르다. 중복제거를 수행하는 위치, 중복제거 바이트 단위, 중복제거 시점 등이다.
이중 최신으로 주목받는 것은 데이터를 파일 대신 블록 별로 쪼개는 블록레벨 방식과, 용도별로 다른 크기로 블록을 설정하는 가변 블록 방식, 또 데이터 백업과 중복제거를 동시에 수행하는 인라인 방식 등이다.
유명 업체은 EMC, IBM 등 대형 기업과 시만텍, 퀀텀 등이다. 최근엔 HP도 자사의 백업 솔루션으로 스토어원스를 전면에 내세우며 인지도 확대에 나섰다.
HP 스토어원스는 인라인 방식의 중복제거 기능을 탑재했으며, 가변 블록 방식을 도입했다. 최대 50대1로 블록을 설정할 수 있으며, 스케일아웃방식으로 용량 증설과 성능확장이 쉽다. 블록 단위도 4KB로 유닉스, 윈도, 리눅스 등의 모든 파일시스템 최소단위에 맞췄다. 대부분의 기능은 정책기반으로 자동화된다.
HP 스토어원스 최상위 제품인 B6200은 네가지 장점을 앞세웠다. 시간당 28TB를 백업한느 속도, 랙당 최대 512TB까지 가능한 용량 확장성, 8개의 엔진을 사용하는 고가용성(HA), 하나로 통합된 관리포인트 등이다.
천종윤 차장은 “언급한 4개의 숫자는 타사 최상위 모델과 비교해 현존 최고이자 업계 최초”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한, 프로토콜로 VTL, NAS뿐 아니라 iSCSI를 지원해 기존 환경에 적용하기 간편하다”라고 덧붙였다.
HP는 사실 국내 백업 시장에서 인지도를 갖고 있지 않았다. 천 차장은 어떤 고객은 HP도 백업을 갖고 있냐는 질문을 받았을 정도라고 말했다. 하지만 한국HP는 작년부터 백업 사업에 대폭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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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호성 한국HP ESSN 스토리지사업부 상무는 “HP는 SW, 장치, 서버를 다 갖고 있고, 광범위한 플랫폼 전략에서 더 빠른 성능을 내는 하드웨어 갖고 있다”며 “올해 일부러 많은 BMT를 하고 있고, 백업 전문업체로서 항상 RFP를 받는 벤더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천 차장은 “HP의 디스크 백업 솔루션은 과거에도 있었지만, 작년부터 인라인 방식으로 풀 라인업을 갖추게 됐다”라며 “드러나진 않았지만, 현재 한국HP의 백업 레퍼런스는 4천~5천개 수준이며, 작년, 40군데를 추가 확보했고, 유저당 512TB를 보유한 국내 백업 고객 사례 톱5에 드는 레퍼런스도 얻었다”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