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총선과 대선을 앞두고 정치권이 트위터와 페이스북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로 들썩이고 있다.
스마트폰 확산과 함께 본격적으로 불어닥친 소셜 열풍에 정치권까지 가세하면서 인터넷 업계에서는 올해 사회 전반적으로 SNS발 혁명이 일어날 것을 점치는 분위기다.
지난 13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내놓은 인터넷 선거운동 상시허용 방침은 이 같은 추세를 가속화 시켰다. SNS를 활용한 선거운동이 정당 영향력이나 자금력에 기댔던 기존 선거문화를 뒤집어 여론에 기반한 공정선거를 이끌 것이란 기대감이 커졌다.
당장 두 달 여 앞으로 다가온 4.11 총선에서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SNS가 선거 표심을 가를 핵심 매체로 부상할 전망이다. 이미 지난해 10.26 서울시장 재보궐선거에서 SNS의 위력을 확인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정치권은 즉각적인 움직임에 나섰다. 예비후보들은 속속 전자메일, SNS, 모바일메신저를 통한 사전선거운동에 열을 올리고 있다. 한나라당은 아예 페이스북과 트위터 등 ‘SNS역량지수’를 공천 심사에 반영키로 했다.
트위터 마케팅 전문업체 두리안소프트에 따르면 자사 트위터 사람검색 사이트 검색 결과 ‘예비후보’로 등록된 이용자는 425명이다. 1월 말 현재 1천500여명의 예비후보가 선관위 등록을 마친 것을 감안하면 3분의 1에 해당되는 수치다.정치권에 SNS 열풍이 급속도로 번지면서 부작용도 나타나고 있다. 최근에는 팔로어수가 많고 이용기간이 긴 트위터 계정을 사고파는 ‘SNS 계정 거래’ 가능성이 문제로 지적됐다. 트위터나 페이스북이 본인인증 절차 없이 이메일 주소만으로 가입할 수 있다는 점을 이용해 팔로어수를 늘리는 악용사례가 있을 것이란 우려도 높다.
때문에 팔로어수 등 정량적인 수치만으로 SNS 영향력을 환산해서는 안 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두리안소프트는 “팔로어 숫자가 많아도 출마지역과 관계없는 이용자들이라면 의미가 없을 것”이라며 “팔로어 순위가 높은 후보들의 팔로어 중 실제 출마 예정 지역의 트위터 이용자로 추정되는 이용자 비중도 분석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카카오톡 등 모바일 메신저를 통한 선거운동도 달아오를 전망이다. 선관위 방침에 따르면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를 통한 선거운동은 금지됐지만 카카오톡은 전자메일 서비스로 분류돼 이를 이용한 선거운동이 가능하다. 카톡 등을 통해 불특정 다수에게 홍보 메시지를 보내는 사례가 늘면 흑색 비방전을 통제하기 어려울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이미 4.11 전남 순천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이 같은 일이 벌어졌다. 순천시장 보궐선거 예비후보가 한 총선 예비후보 캠프 관계자를 명예훼손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고발한 것. 해당 관계자가 카톡을 통해 불특정 다수에게 허 후보를 연상시키는 비방글과 욕설이 담긴 메시지를 유포했다는 혐의다.
한 업계 전문가는 “SNS와 카톡 메시지를 이용한 신종알바의 등장하면서 이를 통해 상대 후보에 대한 악의적인 비방과 흑색선전을 유포하며 여론을 왜곡시키는 또 다른 유형의 ‘돈 선거’가 등장할지도 모르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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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같은 정치권의 움직임을 바라보는 인터넷 업계의 시각은 일단 긍정적인 편이다. 일반인에서 시작된 SNS 열풍이 지난해 기업들에까지 확산됐다면 올해는 비교적 보수적인 집단으로 꼽히는 정치인들까지 가세한다는 점에서 고무적이라는 평가다.
한 업계 관계자는 “올해 SNS를 통해 사회 전반이 변곡점을 맞을 것”이라며 “그 동안 SNS는 주로 야당 성향의 인물들이 주로 이용한다고 여겨졌지만 SNS 열풍이 정치권 전반으로 확대되면서 인터넷 여론이 풍부해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