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전력용 반도체 개발 프로젝트 추진

일반입력 :2012/01/15 11:06

손경호 기자

정부가 작년 9월 발생했던 정전사태의 재발을 방지하고, 전기차 충전소·대용량에너지저장시스템(ESS) 등 새로운 성장동력을 키우기 위해 전력용 반도체 개발 프로젝트를 검토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13일 지경부와 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이 프로젝트는 발전과 송·배전을 포함해 에너지 사용의 흐름 전반에 걸쳐 각 부분에서 사용되는 전력반도체를 국산화하고, 에너지 절감효과를 높이는 것을 목표로 한다. 사업기간은 5년이다.

지경부 관계자는 현재 예비타당성 조사를 신청한 상태로 이달 말까지 선정여부가 결정되면 내달부터 사업검토를 거쳐 6월 이후 본격적인 사업에 착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예비타당성 조사는 통상 정부가 500억원 이상의 대규모 사업을 진행할 때 실시된다. 따라서 사업규모는 최소 500억원 이상 규모를 형성할 것으로 예상된다. 시스템반도체 단기상용화 사업의 정부투자 규모가 150억원 수준인 것을 고려하면 대대적인 전력용반도체 키우기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분야가 넓고 다양한 전력용 반도체 중에서 이 프로젝트의 개발품목으로 선정될 가능성이 가장 분야는 전기차용 충전소와 ESS에 사용되는 전력용 반도체이다. 이밖에도 지경부는 “전력용 반도체에 공통적으로 적용될 수 있는 소자와 공정기술, 인력양성 등을 계획에 포함시킬 예정”이라고 말했다.

현재 전 세계 전력용 반도체 시장은 지난해 기준으로 326억달러에 달한다. 이는 전체 반도체 시장의 10%를 차지할 정도로 비중이 높다. 우리나라는 95% 이상의 전력용 반도체를 인피니언·TI·맥심 등 외국계 기업으로부터 수입해서 쓰고 있는 만큼 국산화가 시급한 상황이다. 지경부 관계자는 “시스템반도체 기업 중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를 자체 생산하고 있는 삼성전자를 제외하고는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기 힘들다”며 “비메모리 중에서도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전력용 반도체 시장에 주목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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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시스템반도체단기상용화사업(시스템IC2015)을 통해 디지털TV·자동차·모바일용 시스템반도체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여기에 앞으로는 전력용 반도체가 포함될 것으로 예상된다. 지경부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전 세계 전력용 반도체 시장의 1.2%가 채 안되는 비율을 차지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허염 실리콘마이터스 사장은 “전력용 반도체는 워낙 종류가 많고 다양해 외국계 기업에 비해 경쟁력 있는 제품을 만들기는 쉽지 않지만 IGBT와 같이 발전소나 산업용으로 쓰이는 고전압용 반도체 소자 등 특정 분야에 집중하면 3년~5년 내에 충분히 국산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리콘마이터스는 국내 팹리스 기업 중 거의 유일하게 전력용 반도체(PMIC)를 개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