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라클 사장 성추문 비밀 담은 편지 공개된다

일반입력 :2011/12/30 16:52    수정: 2011/12/30 17:27

마크 허드 오라클 사장이 전직장인 HP에서 최고경영자(CEO) 시절 성추문 상대의 변호인에게 받은 편지의 비밀을 지킬 수 없게 됐다. 해당 내용을 공개하지 않을 경우 그가 HP 재직중 기업비밀을 누설했다는 혐의를 벗기 어려울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 씨넷 등 외신들은 29일(현지시각) 마크 허드 사장이 HP CEO 퇴임 전 불거진 성추문 관련 비밀이 담긴 편지 내용을 감추기 위해 벌인 법정싸움에서 패배했다고 보도했다. 허드 사장이 미국 델라웨어 법정에서 진행되는 HP 투자자 소송에 개입하겠다는 뜻을 밝힌 지 딱 1년만이다.

허드 사장은 지난 8월 HP에서 조디 피셔라는 계약직 여성과의 성추문 혐의로 이사회 조사를 받은 뒤 사임했다. HP 주주들은 그의 사임으로 기업가치가 하락했다며 소송을 걸었다. 관련 증거로 피셔의 변호사 글로리아 올레드가 HP CEO로 일하던 허드에게 지난해 6월 보낸 8쪽짜리 편지 내용을 추적해왔다.

올레드가 보낸 편지는 허드가 지난 2008년 '일렉트로닉 데이터 시스템(EDS)'이란 IT서비스업체를 인수하려던 HP 계획을 누설했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를 보도한 해외 경제지들은 허드를 HP에서 물러나게 한 결정적 이유가 영업비밀을 누설한 배신 행위이며 성추문 때문이 아니라고 보도했다.

당시 마크 허드의 변호사는 문제의 편지는 피셔 변호인인 올레드가 '개인적인 견해'를 담은 것이라며 많은 오류를 포함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허드 사장은 지난해말, HP 주주들이 그 회사를 상대로 진행하는 소송건에 참가한다는 뜻을 밝혔다. 그가 이미 오라클로 이직한 뒤였지만, 기업가치를 떨어뜨린 원인으로 의심되는 기밀 유출 혐의에 대해 자신의 입장을 방어하기 위해서였다. 피셔의 변호사가 보낸 편지 내용을 공개하지 않으려는 의도도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씨넷 보도에 따르면 미국 델라웨어 법원은 소송 경과 1년이 된 시점에 허드 사장이 문제의 '편지'를 공개하지 않으려는 합당한 이유를 제시하지 못했다고 판단했다. 피셔는 그 편지를 통해 지난 2007년~2009년 사이에 허드의 '추행'을 비난 또는 고발한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피셔가 2008년 어느 시점에 허드로부터 HP의 EDS 인수 계획을 들었다고 주장한 내용이 포함돼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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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송 기간동안 원고인 HP 주주들은 HP 사임 전 허드의 추행 혐의가 담긴 편지와, HP 이사진들이 진행한 내부 조사 결과 보고서를 모두 공개시키길 원했다. 원고측은 해당 편지와 보고서가 HP의 파행을 야기하고 허드를 사임케 만들었을지 모르는 성추문 사건에 관한 사항들을 투명하게 바라볼 수 있도록 도와줄 것이라고 기대한다.

허드 사장은 편지에 담긴 내용들을 계속 비밀에 부쳐달라고 법원에 요청해왔다. 결국 그의 요청은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다만 해당 편지의 내용이 언제 공개될 것인지 불분명한 상황이다. 앞서 델라웨어 법원은 HP 이사회 내부 보고서를 비공개로 유지하도록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