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P, 주요 임원 대폭 물갈이…전 CEO 성추문 때문?

일반입력 :2011/01/21 09:38    수정: 2011/01/21 11:26

남혜현 기자

휴렛팩커드(HP)가 이사회의 주요 임원들을 교체했다. 전 CEO인 마크 허드와 같은 시기 경영에 참여한 임원 중 3분의 1 가량이 자진 사퇴했다.

씨넷뉴스는 20일(현지시간) HP가 총 12명의 이사회 임원 중 4명의 사퇴를 받아들이고 신임 이사 5명을 발령했다고 보도했다. 이로써 이사회 임원은 13명으로 늘어났다.

새로 부임한 이사들은 ▲슈미트 바너지 부즈앤컴퍼니 CEO ▲게리 라이너 전 GE CIO ▲패트리샤 루소 알카텔 루슨트 전 CEO ▲도미니크 세네퀴 악사 프바이빗 에쿼티(프랑스 사모펀드) ▲맥 휘트먼 이베이 CEO 등이다. 새 임원들은 오는 3월 개최되는 주주총회에서 재선거에 참여하게 된다.

한편 HP에 사퇴의사를 밝힌 이사들은 조엘 하야트와 존 조이스, 로버트 라이언, 루실 샐허니이다.

인사와 관련 레이 레인 HP 비상임 의장은 새로운 이사들의 참여는 뛰어난 재능을 분산 투자하고 넓은 범위의 경험을 HP에 투입시키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은퇴한 기존 이사회 임원들을 향해서도 리더십의 변화가 있었던 지난 6개월간 어려운 환경에서도 방향성을 잡는데 헌신적인 노력을 보였다고 공을 기렸다.

씨넷뉴스는 HP의 이사회 임원진 교체 타이밍을 두고 마크 허드 전 HP CEO 내사와 때를 맞춘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마크 허드 전 CEO는 지난 8월 조디 피셔라는 계약직 여성과 성추문 혐의로 이사회 조사를 받은 뒤 사임했다. 이후 그가 오라클 공동 사장으로 자리를 옮기자 HP 주주들은 마크 허드의 사임으로 회사 가치가 하락했다며 HP를 상대로 소송을 걸었다. 실질적인 사임 이유는 성추문이 아닌 영업기밀 누설이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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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라서 HP 내부에서는 마크 허드 소송과 관련해 독립적이고 공정한 조사를 추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마크 허드와 같은 시기에 경영진을 지낸 대다수의 이사회 임원들이 적절하지 않다는 분위기가 강했다는 점이 이번 임원교체를 이끌어 냈다는 것.

씨넷 뉴스는 객관적이란 부분에서는 현 CEO인 아포테커와 비상임의장인 레이 레인 외에 적합한 인물이 없다라고 지적하며 새롭게 부임한 이사회 임원들의 경우 비교적 객관적으로 조사에 착수할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