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P, 오라클행 임원 고소…"기밀 훔쳤다"

일반입력 :2011/04/08 09:43    수정: 2011/04/08 11:42

휴렛팩커드(HP)는 자사 영업비밀을 빼돌려 오라클로 이직한 전 세일즈 담당 임원을 고소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들은 7일(현지시간) HP가 경쟁사에 기밀을 유출시킨 혐의로 최근 아시아 사업부의 아드리안 존스 전 엔터프라이즈 세일즈 선임부사장을 고소했다고 보도했다.

미국 캘리포니아 고등법원에서 HP가 주장한 바에 따르면, 존스 선임부사장은 지난 2월 11일 USB 메모리에 자사 재정 계획과 사업 전략, 세일즈 목표와 직원 데이터 등을 담아갔다. 그는 5일 뒤 HP에서 사임하면서 복사한 파일을 반환하지 않았는데, 1개월 뒤 오라클에서 비슷한 직책을 맡게 됐다고 통보해왔다. 그는 지난 2007년 3월 HP에 입사했다.

HP 대변인은 (존스 선임부사장을 고소한 것이) 영업비밀을 보호하고 그가 불공정한 경쟁에 이를 활용하지 못하도록 하기 위한 행동이라고 설명했다. 오라클 대변인은 이번 고소에 대한 코멘트를 거부했다.

WSJ은 이번 사건이 전 HP 최고 경영자(CEO)였던 마크 허드 오라클 공동 사장에게 걸린 소송과 비슷하다고 평했다.

허드 공동 사장은 지난해 8월 HP에서 사내 계약직 여성과 관련된 성추문 혐의로 이사회 조사를 받고 HP CEO 자리에서 물러난데 이어 9월초 오라클로 자리를 옮겼다. 이어 10월 레오 아포테커 전 SAP CEO가 신임 HP CEO로 영입됐다.

당시 HP는 허드 공동 사장이 맡을 직책상 HP와 맺은 영업비밀, 기밀정보 보호 의무를 지킬 수 없을 것이란 이유로 소송을 걸어 대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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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지난해말 허드 공동 사장이 당시 사임한 진짜 이유는 단순 성추문 때문이 아니라 기업비밀을 노출했기 때문이란 얘기도 불거졌다. 그가 지난 2008년 HP가 일렉트로닉 데이터 시스템(EDS)을 인수하려는 계획을 누설했다는 혐의다. 허드 공동 사장은 스스로의 입장을 변호하기 위해 법정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지난 1월 HP는 전 CEO인 마크 허드와 같은 시기 경영에 참여한 임원 3분의1가량이 자신 사퇴함에 따라 주요 임원을 교체하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