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케이스로 대표되는 IT 액세서리 시장은 올해도 높은 성장세를 이어나갔다. 국산 스마트폰 보급이 속도를 내면서 질적인 측면과 규모 면에서 모두 발전을 이뤘다. 이제 IT 액세서리 시장이 PC 주변기기을 압도한다는 평까지 나온다. 폭발적인 성장세로 인해 관련 업체들에게는 그야말로 머스트해브(Must-have) 사업 아이템이 됐다.
KT경제연구소가 전망한 올해 국내 IT액세서리 시장은 5천억원대 규모. 이는 전년 2천445억원보다 2배 가까이 늘어난 수치다. 그러나 개별 업체들은 이 규모를 실감하지 못했다. 시장 진입장벽이 낮은 만큼 수많은 신규 제조사나 브랜드가 뛰어들었기 때문이다.
아울러 주요 IT 액세서리 공급처인 제조사와 수입원뿐 아니라 소매 유통 규모도 급성장했다. 상반기 대비 불과 6개월 사이에 유명 IT 액세서리 매장은 그 수가 배 이상 증가했다.
■스마트폰 케이스, 아이폰 벗어나 다품종
초기 IT 액세서리 시장은 아이폰 위주로 형성됐다. 케이스와 액정보호필름을 선두로 다양한 종류의 액세서리가 잇따라 출시됐다.
그중에서도 단연 성장세를 보인 분야는 케이스다. 외관에 생길 수 있는 흠집을 막고 충격을 방지하는 케이스 본연의 기능을 넘어 새로운 패션 아이템으로 소비자들에게 받아들여졌다. 업계는 소비자들이 평균적으로 3~4개월에 한번씩 케이스를 교체한다고 판단해 다양한 디자인을 선보였다.
이에 따라 올해부터 기형적인 크기의 스마트폰 케이스가 나오기 시작했고, 토끼 귀모양이 덧붙은 케이스들도 휴대성은 떨어지지만 많은 인기를 끌었다. 또 개선된 프린팅 기술로 보다 정교하고 화려한 그림이 그려진 케이스가 등장했다.
애플 위주의 액세서리 시장에서 다양한 스마트폰으로 확대된 점도 고무적이다. 여전히 아이폰 케이스 시장이 가장 크지만, 아이폰 이외의 스마트폰 케이스 생산도 적지않게 늘었다.
이같은 현상의 이유에 대해 업계는 당초 기대를 모았던 아이폰5 출시가 불발됐기 때문으로 풀이한다. IT 액세서리 업계 추정치보다 아이폰4S가 대중 소비자들에게 큰 영향력을 못 미치면서 경쟁 스마트폰 판매가 늘었기 때문이다.
업계 입장에선 신제품 출시 주기가 빠른 안드로이드 기반 스마트폰이 투자수익률은 낮지만 오히려 신제품 출시 주기를 다양하게 가져갈 수 있어 반기는 분위기다.
일부 스마트폰 제조사들은 직접 자사 스마트폰 전용 액세서리를 선보이기도 했다. 설계 제작 단계부터 개발된 전용 액세서리는 기능 면에서 주목받았지만 해당 스마트폰 판매가 부진해 빛을 발하지 못했다.
■대기업도 뛰어드는 IT 新시장
올해 들어 IT 액세서리 유통의 가장 큰 변화는 대기업의 진출이다. 관련 시장은 제품 단가가 비교적 저렴해 대기업의 진출은 의외라는 반응도 많았다.
반면 기존 IT 액세서리 체험 매장의 매출이나 수익 마진율을 고려하면 당연한 수순이라는 시각도 많다. 또 성장 속도가 급증세인 시장에 마케팅 파워와 규모로 치열한 경쟁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무엇보다 국내 IT 액세서리 매장 가운데 가장 규모가 큰 삼성 딜라이트샵 개장이 많은 주목을 받았다. 또 올해 들어 삼성 모바일샵이 전국 각지에 연이어 문을 열면서, 삼성전자가 기존에 운영하던 디지털프라자와는 성격이 다른 매장 형태의 시대가 열렸다.
이동통신사를 거느린 그룹사의 발걸음도 바쁘게 움직였다. KT 계열사인 케이티스는 부산을 시작으로 ‘아이트리’를, SK텔레콤(현 SK플래닛)은 ‘이매진’을 각각 새롭게 선보였다.
특히 SK네트웍스는 컨시어지를 운영하는 LCNC를 자회사로 편입해 IT 액세서리 매장 확대에 가장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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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밖에 신세계그룹 정보통신 자회사 신세계I&C도 그룹사가 운영하는 백화점에 샵인샵 형태로 애플프리미엄리셀러(APR) ‘에이팜’으로 관련 시장에 진출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유통 시장에 불어온 대기업발 규모의 바람이 IT 액세서리 시장 선장에 기폭제가 될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