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결산]직장인 괴롭힌 '악마의 게임' 3선

일반입력 :2011/12/25 10:20    수정: 2011/12/27 11:32

김동현

올해 국내 게임 시장에서 눈길을 끄는 키워드가 하나 있다. 바로 ‘악마의 게임’이다. 중독과 같이 개발자들의 사기를 떨어뜨리는 단어 대신 이용자들이 선택한 이 단어는 뛰어난 몰입감과 재미를 준 게임들에 대한 일종의 찬사가 됐다.

올해 많은 게임 이용자들의 선택을 받고 새벽잠마저 뺏어간 대단한 악마의 게임 3선을 꼽아봤다.

지디넷코리아, 게임스팟코리아에서 선정한 이 게임들은 포털에서 많은 언급이 된 것과 기사로 큰 관심을 산 내용 등을 분석해서 나온 결과다. 일부 이용자들의 의견과는 다를 수 있다.

가장 많은 화제가 된 악마의 게임 1호는 바로 세종대왕의 등장과 함께 일본의 침략을 막는 임진왜란 임무, 그리고 무엇보다 ‘동해’(East Sea)로 표기돼 국내 이용자들의 마음을 시원하게 만들어준 PC 패키지 게임 ‘문명5’가 차지했다.

특히 문명5의 동해 표기는 지난 8월8일 미국 정부가 동해를 ‘일본해’로 단독 표기하기로 한 것과 일본 자민당 의원이 울릉도를 억지로 방문하겠다고 하는 등 논란이 가속되고 있는 가운데 나와 더욱 화제가 됐다.

우리나라 문명의 지도자로 나온 세종대왕의 모습부터 거북선과 신기전(화차) 등 특수 무기의 등장은 조금씩 줄어들던 문명5에 대한 애정을 다시 한 번 꿈틀거리게 하면서 “역시 시드마이어!”라는 찬사를 이끌어냈다. 지금까지도 문명5에 대한 반응은 뜨겁다.

두 번째 악마의 게임은 직장인들의 이동 시간은 물론 수면 시간까지 탐낸 스마트폰용 게임 ‘팔라독’이 차지했다. 올해 4월 국내 정식 출시된 이후 몇 달간 상위권을 유지하면서 엄지족들의 시간을 통째로 빼앗아 버린 이 게임은 뛰어난 몰입감으로 많은 인기를 얻었다.

페이즈캣이라는 국내 개발사가 만든 팔라독은 강아지영웅(paladin+dog)이 적군의 공격을 방어한다는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스킬 성장 시스템, 20여 가지 마법아이템, 다양한 공격패턴을 가진 아군 및 적군 유닛과 보스 등이 주요 특징이다.

팔라독은 게임을 하는 도중 지하철 역이나 버스 역을 놓치기 일쑤였고 자기 전에 한 판 해보겠다고 시작했다가 새벽해가 뜨는 모습을 봤다고 말하는 이용자들이 속출하는 등 악마의 게임다운 면모를 제대로 보여줬다.

시작하기가 무섭다는 말이 나올 정도의 게임 ‘리그 오브 레전드’도 악마의 게임에 선정됐다. 카오스 온라인과 사이퍼즈 등 AOS 장르 게임의 선전 속에 나온 효과도 있었지만 전 세계 3천2백만 명 이용자들이 즐긴 뛰어난 재미는 국내 이용자들에게도 확실히 통했다.

이 게임은 국내 서비스 전부터 화제가 됐다. 이미 40만 명이 넘는 국내 이용자가 북미 서버에서 게임을 즐기고 있었으며, 약 20~30여 개의 관련 카페가 형성돼 있었기 때문. 특히 공개 서비스 첫날 30만 명이 몰렸으며 실시간 검색어 1위를 몇 시간 유지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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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몇 게임 이용자들은 “아침에 한판만 하고 나가려고 했다가 보니깐 3시간이 지나 있었다” “자기 전에 한판 하겠다고 시작한 후 한참 후 뒤돌아보니 아내가 출근 준비를 하고 있었다” 등 리그 오브 레전드 후폭풍에 대한 웃지 못할 소감을 남기기도 했다.

이 외에도 시즌 시리즈를 출시하면서 ‘우잉~’이라는 독특한 효과음으로 화제를 모은 ‘앵그리버드’와 출시만 되면 강한 재미로 엄지족들을 혼을 빼놓는 게임빌의 프로야구 2011, 한 번 농장을 개설하면 쉴 새 없이 찾게 된다는 ‘에브리팜’ 등도 악마의 게임 후보로 손색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