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라클, 실적부진에도 하반기 '근자감'?

일반입력 :2011/12/21 11:04    수정: 2011/12/21 11:20

오라클이 부진한 하드웨어(HW) 판매를 딛고 소프트웨어(SW)로 순이익을 끌어올린 2012 회계연도 2분기 성적표를 내놨다. 당초 기대치 절반에 못 미치는 매출과 미지근한 실적 내용이 주주들을 탐탁찮게 만든 모양새다. 그러나 회사측은 하반기 높은 성과를 예고하는 자신감을 보여 귀추가 주목된다.

미국 지디넷은 20일(현지시각) 오라클이 지난해보다 14% 줄어든 HW 매출을 기록했고 일반회계기준(GAAP) 분기 순익은 22억달러로 지난해 18억7천만달러보다 17% 늘었다고 보도했다. 새로운 SW 라이선스를 통한 성장 효과는 '불발'이었다고 지적했다.

오라클 분기 총 매출은 87억9천만달러로, 85억8천만달러를 기록한 지난해보다 2% 성장했다. 이는 회사가 당초 예상한 5~9% 근처에도 못 간 것이다. 미국 증권가 전망치 92억3천만달러에 비해도 부족하다. 이가운데 서비스 영역 매출은 0.4% 증가했다.

■HW 하락-SW 정체

전체 SW 매출은 전년대비 6.9% 올랐다. 그런데 지디넷 보도에 따르면 이번 분기중 발생한 신규 SW 라이선스 매출은 20억달러로, 지난해 같은기간에 비해 2% 밖에 늘지 않았다. 대신 '라이선스 갱신과 지원' 매출이 전년대비 9% 올라 39억9천만달러를 기록했다.

그나마 SW는 낫다. HW 매출은 14% 줄어 9억5천300만달러다. 실질적인 지표가 고정환율 기반 성장율에도 반영돼 있어 환율 탓을 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지디넷은 꼬집었다.

사프라 카츠 오라클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컨퍼런스 콜을 통해 3분기 실적에서는 총 매출 4~7%를 예상하며 주당 순이익은 (비일반회계기준으로) 56~59센트를 기록할 것이라고 밝혔다. 증권가 전망치도 주당 58센트로 비슷하다. 이번 실적은 주당 54센트였다.

■상반기 부진, 하반기 뒤집을 것

오라클은 회계연도 상반기 부진에도 하반기중 더 나은 결과를 내놓을 것이라고 호언장담했다.

마크 허드 오라클 사장은 이번 회계연도 상반기중 세일즈 전문인력 1천700명 이상을 더함으로써 전세계에 잠재적인 세일즈 기회를 확대했다며 이런 현장조직의 기회는 오라클이 퓨전 클라우드ERP와 클라우드CRM같은 혁신적인 신제품을 통합해 올하반기 굳건한 성장을 실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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래리 엘리슨 오라클 최고경영자(CEO)는 엑사데이터와 엑사로직 제품군을 언급하며 경쟁사 IBM을 물리치고 사용자들이 이익을 얻게 하는 HW 파이프라인이라 묘사했다.

그러나 지디넷은 엑사데이터와 엑사로직 제품군이 회사 HW사업 전체의 부진을 뒤엎기 충분할 정도로 빠른 성장을 보이지 못하고 있는 게 문제라며 그런 엘리슨 CEO의 말은 실적상의 수치와 괴리가 있다고 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