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파와 케이블이 내일부터 방송통신위원회 중재 하에 재송신 협상을 재개한다. 교착상태에 빠진 협상에 방통위가 적극 개입하면서 재송신 분쟁에 얽힌 실타래를 풀 수 있을지 주목된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지상파와 케이블 협상 대표단은 17일 오전 9시 방통위에 모여 협상을 재개할 예정이다. 당초 방통위 계획대로 홍성규 부위원장이 협상 중재자로 나설지 여부는 확실치 않다.
케이블 업계 고위 관계자는 “그동안 중재 방침을 밝혀왔던 방통위가 양측 사업자를 불러 직접적인 중재를 시작하겠다고 나섰다”며 “내일 협상에서 재송신 대가에 대한 방통위 안을 제시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양측은 지상파 고화질(HD) 방송 사태 이후 수차례에 걸쳐 시한을 연장하며 협상을 지속해왔지만 접점을 찾지 못했다. 최종 협상 시한으로 제시된 15일 자정을 넘겨서도 협상이 계속됐지만 의견 합치를 보지 못하면서 사실상 협상 시한은 의미가 없어졌다.
협상이 지지부진한 흐름을 보이자 최근에는 가입자당 월 사용대가(CPS) 대신 CJ헬로비전에 대한 간접강제금과 과거 가입자 정산분을 포함해 케이블이 지상파에 지급해야 할 총 금액을 기준으로 의견을 좁혀온 것으로 보인다.
당초 지상파는 가입자 당 월 280원을, 케이블은 100원을 주장하며 팽팽한 줄다리기를 계속 해왔다. 하지만 CPS 단가 외에도 적용시점과 대상을 두고도 의견이 크게 엇갈리면서 협상에 진전을 보지 못했다.
지급총액을 기준으로 협상이 전환되면서 지상파는 케이블이 2012까지 500억원을 지급하는 안을, 케이블은 2013년까지 240억원을 지상파에 지급하는 것을 최종안으로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연간으로 환산하면 각각 500억원과 120억원으로 380억원에 달하는 금액 차이가 발생하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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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블 업계 관계자는 “적용 시점과 대상을 두고 많은 조건들이 차이가 나면서 CPS 단가는 크게 중요하지 않아졌다”면서 “가입자당 단가로 계산해 봐야 전체 금액에서 차이가 벌어지기 때문에 일단 전체 금액을 맞추고 세부 조율을 시작하자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큰 흐름이 정리되면 지상파와 케이블 각 사업자 간 부담 금액 등은 정리해나갈 수 있다는 입장이다. 총 금액에 맞춰 CPS 단가나 적용시점 등을 유연하게 적용할 수 있게 되면서 IPTV나 위성방송과의 최혜대우 조건 등과의 충돌도 상당부분 피할 수 있을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