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블TV가 5일 오후 6시부터 지상파 고화질(HD) 방송 송출을 재개했다. 하지만 재송신 분쟁의 매듭이 지어지기까지는 앞으로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케이블TV비상대책위원회는 5일 비상대책회의를 열고 방송통신위원회의 HD방송 재개 권고를 받아들여 이날 오후 6시경 지상파 HD방송 재송신을 정상화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지상파3사 역시 이날부터 간접강제 이행금을 신청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문서로 확인했다.
이에 따라, 지난 28일부터 일주일 째 계속된 지상파 HD방송 불방 사태가 일단락 되면서 양측의 협상도 재개될 전망이다. 당초 방통위가 양측을 상대로 부과하려던 시정명령 계획도 잠정 유보됐다.
하지만 불씨는 여전하다. 그동안 양측의 논란이 됐던 쟁점들을 어떻게 정리할 것인지가 아직 명확히 해결되지 않았다.
우선 양측의 입장이 크게 엇갈렸던 협상 방식을 정리하는 게 우선 순위다. 방통위는 당초 홍성규 부위원장을 중재자로 하는 대표급 협상단을 꾸린다는 방침을 밝혔지만 이에 대해 지상파3사가 강력 반발하면서 접점을 찾지 못한 상태다.
지상파는 지난달 24일 양측 사장단 간 합의에 따라 진행해 오던 당사자 간 협상의 틀을 고수하겠다는 입장이다. 지상파3사는 우원길 SBS 사장을 협상대표로 김성우 SBS 기획실장, 김동효 MBC 전략기획부 부장을 선임했다.
하지만 케이블 비대위는 방통위가 협상을 적극적으로 주도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케이블 비대위는 “지상파 사장들이 대외적으로 합의해 놓고도 실무진과 논의 후 이를 번복하는 비상식적인 일이 계속되고 있어 정부 중재와 공증은 필수”라며 “중단사태를 조속히 해결하려면 양측 사장단이 직접 나서 결단을 내려야 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김준상 방통위 방송정책국장은 “서로 불편하지 않고 대화가 잘 진행될 수 있는 협상 포맷이 어떤 것인지에 대해 방통위가 중재적 역할을 하면서 논의해서 진행할 생각”이라면서 “재송신 분쟁이 기본적으로 사업자 간 원만한 해결이 되면 좋겠지만 사업자 간 원만히 해결되지 않으면 규제기관 중재는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협상 재개 시점도 아직은 불투명 하다. 김준상 국장은 “협상 재개 시점은 결정되지 않았다”면서 “케이블이 18시를 기해 HD송출을 정상화하기로 했고 지상파에서도 간접강제금 면제 의사를 밝혔기 때문에 이를 협상에 대한 의지로 풀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협상이 생각처럼 잘 진행되지 않을 경우 방송 중단 사태가 재현될 가능성도 없지 않다. 방통위 시정명령을 앞두고 양측이 우선적으로 협상 재개 방침을 밝힌 측면이 크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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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블 비대위 측은 “향후 일주일 동안 협상에 성실히 임하겠다”며 “그러나 이번에도 지상파 측과 합의하지 못할 경우 HD방송 중단은 물론 지상파 채널의 광고송출 중단을 포함한 추가적인 대응 조치를 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만약 협상 기간 내 타결이 되지 않아 방송정상화에 차질이 발생하면 방통위는 계획대로 시정명령을 부과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