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파 3사가 방송통신위원회가 발표한 지상파 재송신 협상 권고안을 전면 반박하고 나섰다. 방통위의 협상방안 발표가 지상파 측과 사전교감 없이 이뤄진 일방적 조치이며 이 때문에 당사자 간 협상의 틀이 깨졌다는 설명이다.
KBS·MBC·SBS 등 지상파 3사는 4일 긴급회의 후 보도자료를 내고 “방통위가 지난 2일 저녁 발표한 지상파와 케이블 간 협상재개와 디지털신호 공급재개는 사실과 다른 일방적인 것”이라고 주장했다.
지상파 3사는 “방통위는 지상파 3사 사장들에 대해 개별적으로 비공개의견청취 과정에서 발표내용과 같은 질문을 하지 않았다”며 “지상파 측은 뒤늦게 이런 내용이 지상파와 합의된 것처럼 발표된 것에 대해 경악을 금치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방통위는 지난 2일 지상파방송 3사와 케이블SO 사장 3명에 대해 의견청취를 실시한 결과, 양측의 협상재개 시점에서 케이블이 중단했던 지상파 고화질(HD) 방송 송출을 재개하고 협상을 진행하는 일주일동안 간접강제금 집행을 면제한다는 의견을 도출했다고 발표했다.
케이블TV비상대책위원회도 3일 “방통위가 제시한 협상재개 권고에 따라 지상파 사장단 대표와 정식으로 협상이 시작되는 시점부터 HD방송을 정상화하기로 했다”고 확인했다. 이에 따라, 이르면 3일 오후 케이블TV에서 지상파 HD방송이 재개될 것으로 전망됐지만 아직까지 방송 정상화가 되지 않은 상태다.
지상파 측은 “방통위의 발표는 이미 양자 간 실무협상이 진행되고 있음에도 마치 협상이 중단된 것처럼 사실을 왜곡해 케이블측이 일방적으로 디지털신호공급을 전면 중단한 것에 대한 책임을 희석시키고 재송신 중단에 대한 책임을 지상파에 전가하고자 하는 의도에 지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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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상파에 따르면, 지난달 28일 케이블이 지상파 고화질(HD) 방송 신호 공급을 중단한 이후 양측은 상호 협상대표를 선임해 지난달 30일과 지난 1일 두 차례 협상을 진행했다. 양측은 오는 6일 3차 협상을 갖기로 약속했으나 방통위의 협상 개입으로 사업자 간 협상의 틀이 깨져버렸다는 설명이다.
지상파는 “실무자 배석을 제외한 부위원장 앞에서의 협상은 규제기관으로서의 권한을 넘어선 관료적 강압”이라면서 “규제기관으로서 방통위에 중립성을 요구하며 케이블 SO들 역시 방통위 등 뒤에 숨지 말고 법원 판결에 기초해 조속히 당사자 간 재송신 계약 체결 협상에 나서줄 것을 다시 한 번 요청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