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소프트뱅크그룹 통신3사가 직원의 사내 메일시스템을 구글앱스로 전면 교체한다. 지난 대지진 이후 일본 기업의 클라우드 도입이 본격화되는 모습이다.
8일 일본 언론에 따르면, 소프트뱅크그룹의 통신3사(소프트뱅크모바일, 소프트뱅크텔레콤, 소프트뱅크BB)는 내년부터 MS 익스체인지 서버 대신 구글앱스의 지메일을 사내메일로 사용하기로 했다.
소프트뱅크 통신3사의 직원규모는 2만6천명으로, 일본 기업의 구글앱스 도입사례 중 최대 규모다.
■기업 메일시스템을 클라우드로
소프트뱅크는 지난 2월부터 영업사원 2천명을 대상으로 지메일을 시범 운영했다. 이 회사는 이달 말까지 자사 데이터센터에서 운영중인 MS 익스체인지 서버의 서비스를 병행하고, 내년부터 서비스를 중단한다. 9월말엔 익스체인지 서버의 운영 자체를 중단할 방침이다.
소프트뱅크 직원은 PC, 아이폰, 아이패드 등 회사로부터 지급받은 기기로 지메일을 이용할 수 있다. 보안을 위해 회사 외부PC로 확인할 경우 가상회선(VPN) 접속으로 이용하며, 자택의 PC로는 회사 메일 계정을 접속할 수 없다.
소프트뱅크는 미국 구글에 1인당 연간 6천엔(약 1억5천600만엔)의 요금을 지불하게 된다. 자사의 데이터센터에서 운영되던 메일 시스템은 구글의 데이터센터로 모두 이전된다.
기존 시스템과 구글앱스 비용을 비교하면 비용절감 효과는 크지 않은 것으로 나왔다. 소프트뱅크는 기존 비용의 범위와 대동소이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그러나 소프트뱅크 측은 기존시스템이 확장성에서 약점을 가졌던 것에 비해, 지메일은 1인당 1기가바이트에서 25기가바이트까지 늘릴 수 있어 확장성이 좋아져 비용효과를 거둘 것으로 전망했다.
■대지진이 촉발한 일본 기업의 클라우드 도입
소프트뱅크는 대지진과 같은 자연재해로 데이터센터가 피해를 입을 경우에 대비하기 위해 지메일 서비스를 이용하기로 결정했다.
소프트뱅크는 지난 대지진 당시 데이터센터에 영향을 받지 않았지만, 불시의 장애를 피하기 위해 클라우드의 도입을 전격 결정했다.
소프트뱅크와 마찬가지로 일본 기업들의 해외 클라우드 이용 사례는 갈수록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일본의 기업들은 대지진 이후 기업 정보를 자국에 두지 않고 클라우드를 이용하는 것을 적극적으로 검토중이다.
KT와 소프트뱅크가 일본 기업의 재해복구(DR) 데이터센터를 김해시에 유치하기 위해 합작사를 설립한 것은 이같은 추세에 선제 대응한 결과물이다. 한국HP 역시 일본 기업의 DR센터를 한국 내로 끌어오기 위한 전략을 마련해 내년부터 본격적인 영업에 돌입할 계획이다.
국내 클라우드업체의 한 임원은 “일본의 경우 내년이면 대부분의 기업들이 해외 클라우드에 기업정보를 이전할 것으로 본다”라며 “대지진이란 자연재해뿐 아니라 전력 등도 클라우드 이용의 한 동인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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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도쿄 지역은 순환정전을 통해 국가전력 사용을 조절하고 있다. 후쿠시마 원전 사태 후 전력수급이 부족해진 탓이다. 때문에, 일본 기업들은 야간 근무를 자제하고 있으며, 데이터센터의 24시간 운영에도 고심하고 있다. 이에 대한 답이 해외 클라우드를 적극 이용하는 것이다.
이는 비용절감이나 비즈니스 효율화란 클라우드의 일반적인 효과를 안정성으로 뒤바꾸는 표시로도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