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영수 사장 LG화학으로 간 까닭은?

일반입력 :2011/12/02 17:25    수정: 2011/12/02 18:13

송주영 기자

2일 LG그룹 CEO 인사 가운데 가장 눈에 띄는 파격인사는 LG디스플레이 CEO였던 권영수 사장을 LG화학 전지사업본부장으로 보낸 것이다. LG생활건강의 차석용 사장을 부회장으로 승진시킨 것과 함께 이례적인 일로 평가받는다.

이에 대해 LG그룹은 별도의 자료를 통해 권 사장의 LG화학 이동 이유에 대한 해명 자료를 냈다. LG디스플레이라 수장이 LG화학 사업부장으로 간 이유에 대한 적극적 설명이다. 구본무 회장은 이번 인사를 통해 매출규모와는 상관없이 분명한 성과를 창출한 CEO는 과감히 승진시키고 업종이 달라도 그동안의 성과와 역량, 리더십을 신뢰하여 또 다른 중책을 맡길 수 있음을 보여줬다.

LG화학은 소형전지 사업부와 중대형전지사업부 조직을 통합해 전지사업본부로 승격시켜 권영수 사장을 사령탑에 선임했다.

권 사장의 LG화학 전지사업본부장 선임은 LG그룹의 최대 미래 핵심사업인 2차전지 사업을 세계 일등으로 육성하겠다는 구본무 회장의 강력한 의지가 반영됐다고 LG그룹은 설명했다.

LG화학의 2차전지 사업은 구본무 회장이 부회장시절인 92년 직접 영국에서 샘플을 가져와 연구를 시작했다. 이후부터 20여년 동안 미래의 LG를 먹여 살릴 핵심사업으로 키우겠다는 열정과 애착을 갖고 육성해 현재 세계 최고수준에 올라선 사업분야다.

LG화학은 98년에 국내 최초로 리튬이온 전지를 대량 생산하기 시작했으며 2001년, 2005년에 일본업체보다 한발 앞서 세계최초로 고성능 노트북용 리튬이온 배터리를 양산했다.

특히 전기자동차용 배터리분야에서는 GM, 포드, 르노, 볼보 등 10곳의 세계 유수 자동차 메이커와 장기공급 계약을 맺으며 명실상부한 세계 최강자로 부상했으며, 올해 4월 오창에 세계 최대규모의 전기차용 배터리 공장을 준공했다. 자동차 본고장인 미국 미시건주 홀랜드시에도 2012년 3월 첫 상업생산을 위한 전기차용 배터리공장을 건설하면서 글로벌 일등 지위를 다지고 있다.

LG화학은 연평균 35%성장이 예상되는 ESS(에너지 저장 시스템)용 배터리 시장에도 지난해부터 진출해 이를 본격적으로 육성해야 할 시점이기도 하다.

LG화학은 오는 2013년까지 2조원을 투자해 올해 10만대의 생산규모보다 약 4배 증가한 35만대 이상의 전기차에 배터리를 공급할 수 있는 생산능력을 확보했다. 2015년에는 세계 전기차 시장 점유율 25% 이상 확보, 매출 4조원 달성 목표를 제시한 바 있다. 전지사업 전체로는 현재 약 2조원의 매출에서 2015년 8조원으로 급성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구 회장은 LG화학의 전지사업을 총괄하면서 본격적인 캐쉬카우 사업으로 키울 수 있는 적임자로 그동안 보여준 성과와 역량, 리더십을 갖춘 최고경영자로 권사장을 낙점, 중책을 맡겼다.

특히 구회장은 권영수 사장이 FPR방식의 3D, IPS 패널 등 경쟁업체와 차별화된 기술개발을 이끌어냈다. 미래를 내다본 적기투자로 TV와 모니터, 노트북 전분야에서 4분기 연속 매출, 출하대수, 출하면적 세계 1위 달성 등 LG디스플레이 최고경영자로서 보여준 경영능력을 높이 평가해 2차전지 사업에서도 이 같은 능력을 발휘해 달라고 당부했다.

관련기사

폭발적인 수요증가가 예상되는 미래의 B2B 사업이라는 측면에서 LCD사업과 공통점을 가진 2차전지 사업에서도 권사장의 경영능력이 의미있는 성과를 창출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LG관계자는 “이번 인사는 권 사장이 LG디스플레이를 세계최고의 기업으로 키웠듯이 LG화학의 2차전지 사업도 세계최고로 키워 달라는 구회장의 당부와 믿음을 바탕으로 한 것”이라며 “LG생활건강의 차석용 부회장도 외부에서 CEO로 영입해 27분기 연속 두자릿수 이상의 매출, 영업이익 성장을 이뤄냈듯이 권사장의 중용도 성공적인 결과를 만들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