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케이스로 대표되는 IT 액세서리 시장의 아이폰 쏠림 현상이 갈수록 심화되는 양상이다. 비단 소비자 뿐만 아니라 제조사나 유통업계 조차 여타 인기 스마트폰을 제쳐두고 애플 아이폰 관련 액세서리 판매를 선호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주요 액세서리 업체들이 아이폰 외에 다른 기종 스마트폰 케이스 제작, 판매를 잇달아 보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투자수익률(ROI)이 아이폰 액세서리에 비해 크게 떨어진다는 이유에서다.
아이폰 국내 도입과 함께 IT액세서리 시장은 큰 폭으로 확대됐다. 업계는 이 시장을 연간 약 5천억원 규모로 추산하고 있다. 여전히 단일 기종으로는 아이폰 시장이 크지만, 이제는 아이폰 이외의 스마트폰 시장도 만만치 않다.
그럼에도 관련 업계는 삼성 갤럭시 시리즈나 팬택, LG전자, HTC, 모토로라 스마트폰 케이스 제작 판매에 대해서는 미지근한 반응이다. 아이폰과 비교하면 소량으로 다양한 모델에 대응해야하다 보니 대량 제작이 어려워 상대적 수익률이 낮기 때문이다.
반면 아이폰의 경우 한번 출시되면 약 1년간 신제품이 없기 때문에 꾸준히 제작 판매가 가능하다.
실제로 잇따라 출시된 삼성전자 갤럭시 시리즈 스마트폰 케이스를 두고 각 제조사의 고민이 깊다. 갤럭시 시리즈 판매 증가에 따라 케이스 업체와 유통망엔 큰 시장이 열렸지만 어느 하나에 집중하기 어렵다고 업계에선 입을 모은다.
수개월 전 갤럭시S2의 경우 대부분 업체들이 전용케이스 제작에 뛰어들었다. 그러나 오래 지나지 않아 갤럭시S2 LTE와 함께 28일 국내 발표된 갤럭시 노트와 갤럭시S2 HD LTE가 발표됐다. 이제 업체들은 어떤 스마트폰 케이스를 주력으로 생산해야 할지 고민이 깊다는 분위기다.
업체마다 삼성전자의 주력 스마트폰에 대한 의견도 엇갈린다. 한 업체는 갤럭시S2 HD LTE 케이스를 준비중이고 다른 업체는 갤럭시 노트 케이스 시장을 노리고 있다.
한편 또 다른 메이저 업체는 갤럭시S2 케이스 재고 때문에 신제품 제작을 망설이고 있다. 이 업체는 당시 판매 호조를 보이던 갤럭시S2를 보고 전용 케이스를 추가로 대량 제작했지만 차기작 발표가 예정되면서 갤럭시S2 케이스 판매가 줄어 다량의 재고를 안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그나마 삼성 갤럭시 시리즈 케이스는 형편이 좋은 편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 이외의 스마트폰은 워낙에 소량으로 제작하는데다가 한정적인 유통 채널로 인해 투자액 대비 순이익이 지나치게 낮다는 설명이다.
무엇보다 스마트폰 케이스는 한번 주형 틀을 만든 후 제작하기 때문에 초기 투자 비용이 높다. 같은 모양의 케이스를 최대한 많이 생산해 파는 것이 제조업체 이익 면에서 훨씬 유리하다.
이 같은 상황을 두고 한 업계 관계자는 교체 불가능한 아이폰 배터리를 아이폰 위주 액세서리 시장 확대의 주요한 이유로 꼽기도 했다.
이 관계자는 배터리 탈착이 불가능한 아이폰과 달리 다른 스마트폰 사용자는 배터리를 교체할 때 별도 케이스와 자체 배터리 커버를 두 번 벗겨야 하기 때문에 불편해한다고 설명했다. 이 때문에 상대적으로 아이폰 사용자가 케이스 구입량이 많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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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조 원가에 비해 고가로 판매되는 케이스는 시장이 보다 성숙될수록 보다 합리적인 판매가를 찾아갈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아이폰 외에 다른 스마트폰 케이스 시장은 시장 성장 속도가 더뎌질 수 밖에 없다고 액세서리 매장 한 관계자는 지적했다.
그는 스마트폰을 제작하는 대기업의 생산 계획에 따라 확 바뀌는 시장 특성이라며 아이폰 위주의 케이스 시장 성장은 액세서리 관련 업계에 향후 부정적인 요소가 될 것이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