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택진 “개발자 상상력이 세상을 바꾼다”

일반입력 :2011/11/25 18:56    수정: 2011/11/25 21:24

전하나 기자

“다양하고도 넓게 펼쳐져 있는 개발자들을 보면서 영감을 받는 것이 필요하다. 세상은 엔지니어의 상상력이 바꾼다.”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는 25일 서울 신도림 쉐라톤 디큐브시티 호텔에서 다음커뮤니케이션이 주최한 개발자 컨퍼런스 ‘디브온 2011’에 참석해 이 같이 말했다.

이날 김 대표는 창업을 꿈꾸는 후배 개발자들에게 다정다감하게 아낌없는 조언을 건네는가 하면 개발자로서의 면모를 유감없이 발휘해 시선을 끌었다.

그는 “‘스마트폰 시대 이후가 어떻게 될 것인가’는 아무도 예측할 수 없지만 ‘우리가 이 시대에 무엇을 하고 이후 어떻게 가야하는가’를 고민할 수는 있다”면서 “답은 코딩(coding)”이라고 말해 청중들로부터 웃음이 섞인 박수갈채를 받았다.

김 대표는 자신도 최근 안드로이드폰, 아이폰 오픈소스를 내려받아 코딩을 하면서 새로운 영감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자신의 대표 개발작인 ‘리니지’의 탄생 비화를 소개했다. 그는 “대학교 2학년때 심심하면 때때로 즐겼던 ‘로그’라는 게임이 있었는데 이를 네트워크로 즐기고 싶다는 생각에 소스를 들고 다니면서 고민한 결과가 ‘리니지’로 발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대표는 “사실 만들 당시엔 리니지로 밥을 먹고 살 수 있을지는 몰랐다”고 운을 뗀 뒤 “‘개발하면 먹고 살 수는 있나’ 혹은 ‘대박 아니면 중박이라도 터뜨릴 수 있나’라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세상에 나의 아이디어를 더할 수 있느냐’는 것”이라고 했다.

또 “개발자라면 새로운 아이디어를 얻고 싶고 그걸 실현하고 싶어하기 마련”이라면서 “만약 나의 아이디어를 세상 속에 선보였다면 행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런 관점에서) 세상 사람들이 모두 프로그래머가 되면 좋겠다”고도 덧붙였다.

그는 미디어철학자인 빌렘 플루서(Vilem Flusse)를 인용, “세상은 3차원(조각)과 2차원(그림)에서 1차원(문자)를 지나 0차원(픽셀)으로 접어들었다”면서 “0차원을 창의하는 것이 바로 우리들, 개발자의 일이 아닌가”라고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변화된 세상을 꿈꾸는 일에 대해 자긍심을 가지라는 격려가 이어졌다.

이날 커뮤니티 세션에 함께 한 이재웅 다음 창업자도 김 대표의 말에 힘을 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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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창업자는 “엔지니어 정신은 모름지기 주어진 리소스를 가지고 언제까지 어떻게 해결할 것이냐는 것”이라며 “그런 식의 접근이라면 세상이 한 걸음 더 나아가 발전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말도 안되는 규제나 정책에도 이를 버티면서 또 다른 아이디어를 연구하고 만들어내는 것은 엔지니어의 몫”이라고 했다.

김택진 대표는 이날 후배들 앞에서 10년 뒤 자신의 미래도 그렸다. 김 대표는 “지금은 게임이 사회적으로 지탄도 많이 받지만 10년 뒤에는 인류의 뇌에 주는 선물로 평가받을 것”이라며 “수많은 사람들에게 즐거움과 기쁨을 주는 디지털 공간을 만드는 것이 언제나 나의 꿈이었고 동시에 앞으로의 일”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