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가 2G 종료 강행으로 여론 뭇매를 맞은 가운데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도 긴장한 표정이 역력하다. 두 회사 합쳐서 2G 가입자 수는 1천700만명에 달한다.
이동통신사들이 수익성 높은 4G를 전면에 내세우면서 2G는 ‘계륵’ 취급을 받는 상황. 3G나 4G로 모두 옮겼으면 좋겠지만 고객에게 말 꺼내기가 조심스럽다. ‘몰아내기’식 고객 권리 침해라는 비판에 KT도 시달렸다.
24일 방송통신위원회에 따르면 지난 달 말 기준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의 2G 가입자 수는 각각 729만명과 931만명이다.
두 회사는 2G 종료와 관련해 극히 조심스러우면서도 준비는 철저히 한다는 계획이다. 한 번은 거쳐야할 큰일이라는 설명. LG유플러스가 가장 급하다. 오는 2014년 말까지 KT와 마찬가지로 2G망을 폐쇄할 예정이다. 약 2년 동안 931만명을 4G로 보내야 하는 것이다.
SK텔레콤도 최근 ‘롱텀에볼루션(LTE)’를 시작하면서 2G·3G·4G 주파수를 동시에 운영하는 부담을 안았다. 2G 종료에 속도를 내는 방안을 고민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우리 2G 가입자는 01x 번호 충성도가 높은 이들이기에 LG유플러스보다 3G 전환이 오래 걸릴 전망”이라며 “아직은 2G 종료 시점을 예측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현재 KT 잔존 2G 가입자 수는 약 15만명. 방통위의 2G 폐지 승인을 삼수 끝에 간신히 따냈다. 지난 4월 80만명, 7월 40만명 수준일 때 “아직 가입자 수가 많다”는 이유로 승인을 받지 못했었다.
이 같은 수치가 정식 가이드라인은 아니지만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의 갈 길이 험난함을 예고한다. 단순 계산으로 80만명을 15만명으로 줄이는 데 반년 가까이 걸렸는데 1천700만명은 어마어마한 숫자다.
이에 대해 방통위는 2G 종료 기준을 ▲이용자 통보의 적정성 ▲구비서류 완비 ▲이용자 피해구제 조치 등으로 더 명확히 정하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현재는 기준이 ‘공공의 이익’이라는 추상적 문구로만 규정, 혼란이 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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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라서 방통위의 세부적인 2G 종료 기준이 어떻게 나오느냐에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의 운명이 달린 셈이다.
이창희 방통위 통신경쟁정책과장 “각 사업자가 경영상 목표에 따라 2G 종료를 정할 것이기에 정부가 (언제까지 종료하라고)명령할 수는 없다”며 “2G를 종료하려면 이용자 보호 대책을 우선시해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