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완 PC업체 국내시장 점유율 급감, 왜?

일반입력 :2011/11/17 11:07

남혜현 기자

지난 3분기 국내PC 시장에서 타이완산 노트북 점유율이 급감했다. 상반기 재고 이슈와 환율이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1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 3분기 타이완 PC 브랜드의 국내 시장 점유율이 크게 하락했다. 아수스와 MSI 등 일부 업체의 점유율은 지난 분기의 절반 가량으로 낮아졌다.

시장조사업체 가트너가 최근 집계한 3분기 국내 노트북 시장 점유율을 살펴보면, 아수스와 MSI는 지난 3분기 국내서 각각 1만900대와 1만400대의 노트북을 판매했다. 지난 분기 이 업체들의 노트북 판매량이 각 2만2천대, 2만1천대였던 것에 비해 크게 줄어든 수치다.

한 업계 관계자는 올해 초반부터 4월까지 아수스나 MSI의 판매량이 올라가다 그 이후로 주춤했던 것이 사실이라며 비수기에 경기 위축 영향, 경쟁업체 부상과 재고 이슈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보인다고 말했다.

■2분기 재고 이슈에 환율까지 악재 겹쳐

가장 큰 이슈는 재고다. 2분기에 판매하지 못한 재고가 많아 3분기 주문 물량을 줄인 것이 점유율 하락에 영향을 미쳤다.

MSI코리아 관계자는 지난 분기에 유통사나 판매점 재고가 많이 남아 3분기 본사로부터 주문 물량을 줄였다며 통상 재고가 많으면 후속 모델을 본사로부터 받을 때 물량 조절을 하기 때문에 시장 점유율이 데이터 상에서 낮아진 것이라 설명했다.

노트북의 평균판매단가가 높다는 점도 외산 PC브랜드들이 3분기 본사 주문 물량을 줄인 이유 중 하나다. 여기에는 3분기가 전통적인 PC 판매 비수기라는 사실이 고려됐다. 지난 1분기 국내 노트북 시장 규모는 86만대 정도였지만 3분기에는 50만대 규모로 줄었다. 시장 규모 축소시에는 국내 제조사보다 외산 업체들이 더 큰 영향을 받는다는 점이 이같은 점유율 하락에 영향을 끼쳤다는 것이다.

이 관계자는 시장에 재고가 많으면 대외 변수가 생겼을 때 리스크가 크다며 판매대수가 많이 줄어든 것은 아니고, 시장이 축소되는 만큼, 판매량도 30% 가량 줄어든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3분기 등락폭이 컸던 환율도 일정부분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지난 6월 1050원이던 환율이 1180원까지 오르면서 노트북 판매 수익이 크께 줄었다는 것이다. 노트북같은 완제품의 경우 부품과는 달리 환율에 따라 가격 등락이 적은 만큼 손해를 고스란히 감수해야 한다.

한 관계자는 노트북 단가가 높다보니 달러 당 100원이면 큰 영향이라며 외산 같은 경우 대부분 수입제품이다 보니 주문 시점의 환율을 사용하는 경우가 많은데, 그 사이 환율이 변동되면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잇단 울트라북 출시, 4분기 약될까

아수스와 에이서 등 타이완 PC업체들은 4분기 울트라북 출시로 시장 점유율을 높이겠다는 계획이다. 아직까지 국내 PC업체들이 울트라북을 선보이지 않은 가운데, 울트라북에 대한 기대수요를 먼저 흡수하겠다는전략으로 풀이된다. 다만 울트라북 인지도를 높여야 한다는 점, 인텔이 울트라북 기준가격을 1천달러 이하로 제시했다는 점 등이 숙제로 남겨졌다.

아수스는 지난 6월 컴퓨텍스에서 공개한 울트라북 '젠북'시리즈를 이달 말부터 국내서 판매한다. 인텔 코어i7과 i5 프로세서에 256기가바이트(GB)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를 탑재하는 등 고성능을 앞세웠다. 여기에 무게를 1.1kg으로 줄여 애플 맥북에어과 유사한 사용자경험을 제공한다는 것이다. 젠북은 크기와 사양 별로 총 8가지 모델이 출시될 예정이며, 가격은 130만원~200만원대로 책정됐다.

아수스코리아 관계자는 올해가 지난해보다 거의 20% 가까이 성장했다며 110만원에서 120만원 사이 울트라 슬림 제품이 많이 판매됐고, 하반기엔 울트라북 제품도 나오는 만큼 좋은 성과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에이서도 지난달 울트라북 '아스파이어 S3'를 국내서 판매하기 시작했다. 인텔이 제시한 울트라북의 조건보다 성능을 높였다는 것이 에이서측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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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전 기능을 탑재해 딥 슬립 모드에서 최장 50일간 재충전 없이 대기모드 상태로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이 눈에 띈다. 무게는 1.35kg정도이며, 인텔 코어i5와 i7 프로세서, 240GB SSD 저장공간을 제공한다. 가격은 사양별로 109만원에서 179만원 사이다.

에이서 관계자는 아직 일반 소비자들에 울트라북의 파급력이 크진 않지만, 판매 추이는 나쁘진 않다며 특히 성능과 사양에 대한 관심이 많은 만큼 앞으로 수요가 올라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