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M과 어도비, 마주칠 일 없어 보였던 두 기업도 경쟁자가 될 수 있다. 온라인 소셜서비스를 통해 이용자 행태를 추적한 데이터로 기업용 분석마케팅 솔루션을 제공한다는 공통분모가 있기 때문이다.
올해 상반기 '스마터커머스' 시대를 선언한 IBM은 지난달 자사가 제공하는 엔터프라이즈 마케팅 매니지먼트(EMM) 소프트웨어 전략을 구체화했다.
IBM EMM소프트웨어는 고객 기업과 관련성 있는 소셜서비스와 블로그 콘텐츠를 자동 관찰, 수집, 분석해 소비자 행동, 트렌드, 이슈에 대응할 수 있도록 돕는다. 이 회사가 지난해 사들인 웹분석 솔루션업체 유니카와 코어메트릭스의 핵심기술을 다른 IBM 제품과 연계해 제공된다. 마케팅 캠페인, 고객 관리, 영업 자동화를 통합 지원하는 IBM의 스마터커머스 시나리오를 뒷받침한다.
IBM은 향후 다른 분석솔루션 역량도 통합할 계획이지만 우선 유니카와 코어메트릭스의 제품이 적용되는 분야는 웹 분석이다. IBM이 이 영역에 대응한 기술을 우선 제품화한 배경은 데이터를 수집·분석해 마케팅에 적용하는 채널 가운데 소셜네트워크 비중이 증가 추세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IBM은 메인프레임과 유닉스서버 등 기존 하드웨어 사업 노하우를 바탕으로 소프트웨어와 서비스 역량을 결합한 전략으로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수많은 분석솔루션 기업들을 삼켜가면서 기존 솔루션에 녹여내는 작업도 지속중이다. 산업분야별 기업 역량 강화를 위한 컨설팅과 함께 적절한 소프트웨어 기술을 제안하는 방식의 사업전략상 마케팅과 웹분석에 목소리를 높이는 것도 자연스럽게 이해된다.
그렇다고 행동분석 마케팅 솔루션이 어도비에게 일탈적인 사업 영역도 아니다. 어도비 역시 지난 2009년 인수한 '옴니추어'의 기술에 기반한 웹분석 마케팅 솔루션을 제공한다. 옴니추어 분석도구는 어도비 '디지털 마케팅 스위트(DMS)' 기반 기술로 들어간다.
어도비는 앞서 명성을 쌓아온 콘텐츠 제작도구, 플랫폼 전문기업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방식으로 옴니추어의 행동분석 마케팅 솔루션을 활용한다.
일례로 어도비는 퍼블리싱된 웹사이트 방문 고객을 대상으로 행동분석 마케팅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이는 일종의 차별화 포인트다. 거의 모든 기업들이 사업을 운영하면서 고객채널로 독립된 웹사이트를 운영하고 있는 상황이기에 수많은 웹퍼블리싱 업체들이 존재한다. 퍼블리싱 역량을 통해 차별화하는 것은 기술적 문제 이전에 시장 성격상 한계가 있기 때문에 나온 방안으로 보인다. 앞서 어도비가 웹퍼블리싱 툴을 판매할 뿐아니라 기업들의 웹마케팅을 위한 컨설팅 서비스도 제공해왔기에 가능한 것이다.
또 어도비는 디지털출판이 본격화되는 추세에 따라 태블릿, 스마트폰과 같은 모바일 플랫폼에 콘텐츠를 최적화시킬 수 있는 콘텐츠 제작툴도 제공하고 있다. 웹퍼블리싱 영역에 제공하는 컨설팅과 마찬가지로, 디지털퍼블리싱을 전문적으로 수행하는 기업(출판사)들을 위한 컨설팅에도 옴니추어 기술을 적용할 수 있다.
어도비의 클라우드 기반 전자출판 콘텐츠 관리서비스 '디지털 퍼블리싱 스위트(DPS)'에서 제공되는 분석서비스가 그 사례다. DPS 기반으로 제공되는 디지털잡지나 인터랙티브 이북의 사용자 행동정보, 콘텐츠 소비 유형은 수집돼 어도비의 옴니추어 기술로 분석된다. 후속 콘텐츠를 설계, 구성하기 위한 피드백이 체계적으로 기록되는 셈이다.
주력 활동 무대에 차이가 있을 뿐 IBM과 어도비 분석마케팅이 소구하는 맥락은 같다. 아닌 게 아니라 어도비에 인수되기 전 옴니추어와, IBM이 인수하기 전 유니카는 웹애널리틱스 시장에서 경쟁해온 라이벌 관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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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한 영미권 외신이 인용한 해외조사업체 포레스터의 보고서에 따르면 유니카를 인수한 IBM이 EMM 소프트웨어 사업을 통해 제품 통합작업을 마무리하고 웹애널리틱스의 시너지를 얻음으로써 해당 분야 시장을 견인할 수 있을 전망이다.
같은 보고서는 옴니추어가 아직 분석시장 '신예' 티를 못 벗었다면서도 이를 사들인 어도비가 유기적인 개발, 인수, 협력을 포함한 광범위한 제품개발 전략을 실행함으로써 꾸준히 성장할 것이라고 예측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