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김태진 기자> “삼성의 모든 역량과 노력을 동원해 공격적으로 나갈 것이다.”
삼성전자가 애플과의 특허 전쟁에 임하는 전략을 180도 수정했다. 그동안 특수한 관계 때문에 애플의 도발에 방어적 입장을 고수해 왔지만 이제는 같은 방식으로 맞불을 놓겠다는 것이다.
19일 ‘갤럭시 넥서스’를 공개하기 하루 전날 기자들과 만난 신종균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사장은 향후 전개될 애플과의 특허전 양상이 달라질 것이라고 예고했다.
“삼성과 애플은 특수한 관계다. 경쟁자이면서 중요한 고객사다. 이런 관계 때문에 무선사업 책임자로서 방어적 입장을 취했다. 하지만 독일과 호주에서 애플이 판매금지가처분이란 것을 걸면서 이제는 입장을 바꿨다. 삼성은 특허력이 낮은 회사가 아니다. 그들이 우리에게 한 것처럼 이제부터는 좀 더 적극적인 대응을 할 것이다.”
특히 그는 애플의 도발이 갤럭시 브랜드의 자존심을 건드렸다며, 스티브 잡스 전 애플 CEO의 추도식이 끝난 만큼 본격적인 대응에 나설 것임을 시사했다.
“삼성전자의 이재용 사장이 스티브 잡스의 추도식에 참석한 것은 고인에 대한 경의 표시였다. 또 오랜 기간 동안 우리의 파트너였고 기술 혁신을 이끌었던 분에 대한 추모 의미도 있다. 당초 지난 11일 갤럭시 넥서스 미국 샌디에이고 발표를 늦춘 것도 그런 의미가 있었다. 그러나 이재용 사장의 추도식 참석은 특허 현안과 관계가 없다.”
삼성은 애플과의 특허 전쟁이 부품 공급사가 아닌 경쟁사로 대응하는 것이라며 선을 긋고 만반의 채비를 갖추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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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허 전쟁의 대응 전략을 바꾸면서 법무팀을 보강하고 있다. 1등 기업은 기술력으로만 되는 것이 아니고 다른 여러 가지가 필요하다는 것을 알았다. 외부에서는 통신표준 특허만 얘기하고 있는데 멀티미디어 등 모든 특허를 동원해서 대응할 것이다.”
신종균 사장은 “삼성이 독일의 IFA 전시회에 참석했다가 가처분소송 때문에 전시를 하지 못하고 철수한 일이 있었다. 책임자로서 많은 생각을 하게 됐다. 우리가 맞대응을 안 하면 삼성전자의 사기는 어떻게 되겠냐”면서 “삼성의 모든 능력을 동원해서 대응할 것”이라고 다시 한 번 강조했다.그는 19일 갤럭시 넥서스 발표 후 기자들과 다시 만난 자리에서도 이재용 사장이 팀 쿡 애플 CEO와 협의한 내용은 부품 공급에 대한 것일 뿐, 향후 애플과의 특허전과는 상관이 없다며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