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아이폰4S의 두 동생 ‘터치&나노’

일반입력 :2011/10/15 18:02    수정: 2011/10/15 19:13

봉성창 기자

애플하면 딱 떠오르는 제품을 꼽는다면 대부분 사람들은 아이폰을 떠올릴 것이다. 그렇지 않다면 아이패드도 있다. 그러나 불과 수년전만 하더라도 애플의 대표 선수는 ‘아이팟’이었다.

MP3플레이어 후발 주자였던 애플은 아이팟 하나로 IT업계에서 일약 스타덤에 올랐다. 아이팟이 나오기 이전까지 애플은 우리나라에서 그저 전문가들이나 쓰는 매킨토시를 만드는 컴퓨터 회사에 불과했다. 매킨토시 점유율이 높은 해외에서조차 주연은 아니었다.

아이폰 출시 이후 애플의 MP3 플레이어 사업은 새로운 도전을 맞는다. 아이러니하게도 아이폰 때문이다. 스마트폰 시대가 도래하면서 MP3 플레이어 수요가 급감했다.

애플은 두 가지 전략을 세웠다. 최대한 간편하거나 혹은 복잡하거나. 아이폰에서 전화기능을 뺀 ‘아이팟 터치’와 음악 기능에 충실하고 휴대성을 극대화 한 ‘아이팟 나노’가 등장했다. 물론 저가형 제품인 ‘아이팟 셔플’과 다소 두껍지만 HDD 탑재로 넉넉한 저장용량이 장점인 ‘아이팟 클래식’도 있다. 이러한 다변화된 대응 전략으로 여전히 아이팟 제품은 잘 팔린다.

지난 4일(현지시간) 아이폰4S 발표와 함께 아이팟 라인업도 대열이 정비가 이뤄졌다. iOS5를 탑재하고 화이트 색상이 추가된 아이팟 터치와 운영체제 개선이 이뤄진 아이팟 나노가 소개됐다.

■ 아이폰보다 얇고 예쁜…

아이폰은 쓰고 있지만 의외로 ‘아이팟 터치’를 접하지 못한 소비자가 많다. ‘아이팟 터치’는 일단 아이폰보다 무척 얇다. 전화 기능이 빠지면서 그리 두꺼운 배터리가 필요없기 때문이다.

뒷면의 크롬 처리는 아이팟 터치만의 특징이다. 우리가 언제부터 MP3 플레이어나 휴대폰에 케이스를 씌우기 시작했는지는 알수 없지만, 아마 아이팟 터치가 처음 나온 이후가 아닐까 싶을 정도다. 처음 보면 그 반짝거리는 아름다움에 반하게 되지만 ‘바람만 불어도 스크래치가 난다’는 말이 있을 정도 흠집에 약하다.

그러나 애당초 나중에 고히 쓰다가 중고로 팔 생각이 아니라면 케이스 없이 쓰는 편이 낫다. 베일 듯 얇은 아이팟 터치의 매력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도 흠집이 신경쓰인다면 차선책으로 보호필름도 좋다.

이번에 선보인 아이팟 터치는 새롭게 흰색이 추가됐다. 대신 가격을 용량에 따라 2만원에서 5만원까지 내렸다. 아울러 iOS5가 기본 탑재돼 있다. 이밖에 사양은 지난 9월 1일 발표된 사양과 똑같다. 워낙에 4세대 제품이 드라마틱하게 개선된 까닭에 애플이 아직까지 디자인을 바꿀 단계는 아니라고 판단한 듯 하다.

기본적으로 아이팟 터치는 아이폰과 사용하는 운영체제나 레티나 디스플레이를 비롯한 하드웨어 사양을 면에서 거의 같다. 비록 3G 모듈이 없기 때문에 전화는 물론 언제 어디서나 인터넷에 접속할 수는 없지만 집, 직장 등 와이파이를 늘 접할 수 있거나 혹은 와이브로 모뎀 등을 가지고 있다면 아이팟 터치는 아이폰보다 훨씬 매력적인 제품이다.

특히 이번에 나온 화이트 모델은 아이팟 터치의 두께를 더 얇고 가벼워 보이게 만드는 착시효과를 준다. 아이패드2 출시 당시 화이트 모델이 더 인기 있었다는 점도 신색상 추가가 반가운 이유다.

■순혈 MP3플레이어의 최종 진화

아이팟 나노는 얇은 두께의 MP3 플레이어의 대명사였다. 지금까지 6개의 모델이 등장했으며 초창기 얇고 긴 직사각형 모양에서 점차 얇고 작아지는 방향으로 발전했다. 그러다가 마침내 반을 뚝 짤라 액정을 그대로 채용하고도 아이팟 셔플과 모양이나 크기 면에서 거의 비슷해졌다.

아이팟 나노는 이번에 운영체제가 1.1 버전에서 1.2 버전으로 개선되면서 가격이 소폭 내렸다. 1.2 운영체제의 주요 변화는 ▲18가지의 디자인 시계 표시 기능 ▲배경화면 추가 ▲피트니스 앱 개선, ▲아이콘 크기 변경 등이 있다.

그중에서도 시계 표시 기능은 그동안 시계 크기의 아이팟 나노 디자인에 맞춰 시계줄을 내놓은 액세서리 업계에 대한 애플의 화답이다. 취향에 따라 고급 명품시계나 전자시계, 미키마우스 시계로 자유자재 변신한다.

아이팟 나노의 설치된 운영체제의 인터페이스는 아이폰이나 아이팟 터치의 iOS와 유사하다. 마치 아이폰에서 화면을 뚝 짤라서 붙인 느낌이 들 정도다. 덕분에 대각선 길이가 3.9cm에 불과한 아이팟 나노의 매력은 오히려 아이폰을 먼저 경험해 본 사람에게 더욱 강렬하게 다가온다.

여러모로 아이팟 나노는 운동이나 야외활동과 함께 음악을 감상하는 사람에게 최적의 솔루션이다. 별도로 판매하는 나이키 플러스 센서와 이에 대응되는 운동화가 있으면 걷기와 달리기에 따라 운동량을 알아서 체크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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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꼼수다’와 같은 팟캐스트 방송도 아이팟 나노를 통해 청취할 수 있다. 비록 아이폰처럼 무선으로 직접 다운로드 받을 수는 없지만 PC에서 파일을 다운로드 받아 전송하면 된다.

아이폰을 가진 사람에게 아이팟 터치는 굳이 말하자면 필요없다. 그러나 아이폰이 있어도 아이팟 나노는 충분한 존재가치를 제공한다. 동영상이 재생되지 않는 것도 이 제품의 명확한 존재 가치를 감안하면 단점이라고 보기 어렵다. 걸림돌이라면 소폭 내렸음에도 여전히 비싼 가격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