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4S가 기업-개발자에게 던진 메시지

일반입력 :2011/10/05 10:15    수정: 2011/10/06 08:13

모바일 오피스를 도입한 기업의 IT관리자에게 골칫거리를 안겼던 애플이 아이폰4S로 약간의 해법을 내놓은 듯하다.

애플은 4일 아이폰4S를 공개했다. 아이폰4S 외관은 아이폰4와 동일하다. 반면, 내부는 하드웨어 사양을 높였고, 운영체제(OS)를 iOS5로 업데이트해 완전히 바꿨다. 개인용 클라우드 서비스인 아이클라우드도 본 서비스 시작 태세를 갖췄다.

아이폰4S와 iOS5가 기업시장과 개발자들에게 주는 함의가 무엇인지 정리해봤다.

■CDMA-GSM 듀얼밴드

아이폰4S는 GSM과 CDMA를 함께 지원하는 듀얼밴드 모델로 출시된다. 이는 CDMA 국가와 GSM 국가를 이동할 때 로밍을 더 용이하게 한다.

출장이 잦은 사람에게 희소식이다. 현재 KT나 SK텔레콤의 아이폰4 이용자는 한국과 동일한 전송방식을 사용하는 특정 통신사로만 로밍해야 했는데, 선택의 폭이 넓어졌고, 로밍 이용이 쉬워졌다.

기업입장에서 직원의 데이터 로밍이 쉬워졌다는 것은 희소식이라 하기 힘들다. 일정 규모 이상의 기업 대다수는 직원의 업무용 휴대폰에 대해 통신비용을 지원한다.

데이터 로밍이 제한적이면 기업의 통신비용 부담을 줄이는 효과를 낸다. 전송방식을 넘나드는 로밍은 자칫 개인당 수천달러 이상의 요금폭탄을 기업 재무팀에 안길 수 있다.

이 때문에 기업은 모바일기기관리(MDM) 솔루션을 통한 로밍 제한을 도입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가격대별 3종류로 늘어난 아이폰

애플은 아이폰4S와 iOS5를 발표하면서 이전 모델인 아이폰3GS와 아이폰4를 단종하지 않았다. 오히려 아이폰4의 8GB제품을 99달러에 내놨고, 아이폰3GS는 49달러로 인하해 사실상 무료로 공급하기로 했다.

한번도 2종류 이상의 아이폰을 팔지 않았던 애플이 저가, 중저가, 고가 휴대폰을 판매하게 된 것이다. 또, 세 종류의 아이폰은 모두 iOS5란 동일한 OS를 사용한다. 가격대별로 아이폰을 판매하면서 동일한 생태계 안에 모아놓은 형국이다.

가격 측면에서 기업들은 업무용 단말기를 직원에게 지급할 때 아이폰 선택의 폭을 넓힐 수 있다. 제한된 예산을 적절하게 조절할 수 있고, 직원 선호도가 높은 아이폰을 지급할 수 있게 된 셈이다.

생태계 측면에서 기업 IT관리자는 기기관리 부담을 줄일 수 있다. 현재 기업의 업무용 단말기는 회사에서 지급받던 것에서 직원 자신의 휴대폰을 업무용으로 등록하는 형태가 대세를 이루고 있다. 이는 플랫폼을 복잡하게 만들어 기업 IT관리자가 다양한 스마트폰 기기를 효율적으로 관리하는데 어려움을 줬다.

업무용 애플리케이션 개발도 문제였다. 애플리케이션을 OS마다 별도로 만들어야 했기 때문이다.

아이폰 종류가 늘어난 것은 직원의 아이폰 구매를 전보다 더 유도해 플랫폼 단일화의 단초를 열 것으로 예상가능하다.

■iOS5와 아이클라우드

iOS5는 자체 메시지앱인 아이메시지, 데이터 동기화 기능인 아이클라우드, 오버더에어 업데이트 등으로 기업시장의 주목을 끈다.

세 기능은 기업의 통신비 부담을 줄이고 스마트 워크를 실현할 수 있는 기폭제 역할을 할 수 있다. 동시에 기업의 보안문제를 심화시킬 소지를 가졌다.

아이메시지는 블랙베리 메신저나 통신사 SMS를 무의미하게 만들 힘을 가졌다. 다만, 아이메시지는 기업 보안의 새로운 구멍으로 떠오를 잠재성도 갖는다. 기술적인 보안 취약점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지만, IT관리자는 MDM을 통한 정보관리기능을 활용해야 할 것으로 예상된다.

아이클라우드는 데이터 동기화 서비스로 일종의 데이터 백업 역할을 한다. 중소기업의 경우 직원의 스마트폰으로 생성한 업무자료 저장용도로 데이터 스토리지를 굳이 갖고 있지 않아도 된다.

반면, 기업의 주요 데이터가 애플 측에 저장되는 셈이므로, 데이터 보안에 신경을 더 쏟아야 할 것으로 보인다. 산업 규정이나 데이터 프라이버시 법률에서 일정 부분 충돌할 가능성도 있다.

오버더에어 업데이트는 IT관리자의 애플리케이션 배포를 단순화시킬 전망이다.

■음성인식기술 '시리(Siri)'

10월4일 애플의 아이폰4S 발표 핵심은 음성인식기술인 시리(Siri)였다. 음성으로 아이폰을 이용할 뿐 아니라 질문을 통해 자신이 원하는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일종의 스마트폰 비서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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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시리의 음성인식 기능은 아직 제약사항이 많다. 사람마다 다른 발성과 발음, 엑센트를 얼마나 잘 구분해 인식하느냐와 주위 소음에 따른 인식장애 등이 우려된다. 시리의 첫출발은 합격점이다. 다만, 실제 사용사례의 축적을 기다려야 할 것으로 보인다.

애플리케이션 개발자 입장에서 시리는 아직 기다려야 할 영역이다. 시리는 iOS에 빌트인된 애플리케이션인 SMS, 캘린더, 파인드마이프렌드 등에만 적용된다. 애플은 ‭iOS5 SDK에서 시리와 관련된 것을 공유하지 않았다. 직접 개발한 애플리케이션에 시리를 활용할 수 없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