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지쳤다…삼성 카운터펀치 날린다

일반입력 :2011/10/05 08:36    수정: 2011/10/05 12:03

김태정 기자

‘더 보일 것이 없다?’

애플이 야심차게 내놓은 아이폰4S에 혁신은 없었다. 전작과 거의 비슷한 디자인에 경쟁작 대비 부족한 하드웨어 사양, 서둘러 끝낸 프리젠테이션 등이 애플 팬들마저 실망시켰다.

성급한 애플 위기론까지 불거졌다. 4일(현지시간) 아이폰4S 발표 후 4.6% 급락한 애플 주가가 이를 방증한다. 애플에 남은 전력이 없다는 분석이 쏟아졌다.

삼성전자는 반색하는 모습이다. 애플이 혁신 한계에 봉착했지만, 삼성전자는 예고한 차기 기술이 다양하다. 두 회사 간 특허 소송에도 영향을 미칠 부분이다.

■품질 자신 없어…애플이 가격 승부?

삼성전자 입장서 아이폰4S는 말 그대로 웃을만한 수준이다. 애플 임원들이 자랑스럽게 발표한 800만화소 카메라, 1㎓ 듀얼코어, HSDPA 통신망 등은 삼성전자가 지난해 내놓았던 기술들이다.

최대 다운로드 속도가 14.4Mbps에 그치는 HSDPA는 2월 팬택이 출시한 ‘베가S’와 모토로라 아트릭스 등에도 탑재됐는데 ‘혁신의 애플’이 이제야 들고 나왔으니 이변이라면 이변이다. 애플이 자랑하는 디자인도 큰 변화가 없었다. 3.5인치 크기에 레티나 디스플레이 그대로다. 해외 블로거들의 우스개처럼 세모 형태로 만들지 않는 이상 어찌할 수가 없다.

결국 휴대폰 신인 애플은 하드웨어가 밀리는 약점은 그대로 지니면서, 디자인 차별화 아이디어는 더 나오지 않은 위기에 빠졌다는 설명이다. 아이폰4 이후 1년 이상을 보내면서 이룬 결과로는 보잘 것 없다.

애플이 아이폰4S를 아이폰5로 칭하지 않고, 약정 포함 최저 가격을 199달러(약 23만원)로 다소 낮게 잡은 것도 자신감이 부족했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삼성 신제품 줄줄이…판매량 1위 예고

애플이 세계를 실망시키면서 삼성전자가 스마트폰 시장 주도권을 움켜쥘 가능성이 커졌다. 오는 11일 삼성전자는 ‘넥서스 프라임’이란 안드로이드 폰을 발표하는데, HSDPA 대비 2단계 진화한 HSPA+를 지원한다.

또, ‘갤럭시S2 LTE’를 비롯한 4세대 이동통신 기술 탑재 스마트폰도 줄줄이 출시 예정이기에 애플은 긴장할 수밖에 없다. 애플이 걷는 동안 삼성전자는 뛴 것이다. 이에 따라 스마트폰 분기 판매량도 주목된다. 삼성전자가 3~4분기 애플을 뛰어넘는 것이 유력시된다. 올 2분기 기준 애플은 삼성전자 대비 고작 30만대 정도 스마트폰을 더 팔았었다.

당시 업계는 아이폰5 출시로 두 회사 간 격차가 더 벌어질 것이라고 예상했지만, 아이폰4S는 그럴만한 힘이 없다는 분석이다.

국내서도 고사양 제품을 선호하는 소비자 성향을 감안할 때 애플이 예전만큼 인기를 이어가기는 힘들 전망이다.

■아이폰4S 팔지마

이런 가운데 삼성전자는 아이폰4S 판매금지 가처분을 전 주요 국가에 제기할 계획이다. 이르면 5일 관련 계획을 발표한다.

아이폰4S는 HSDPA를 비롯한 기존 3G 통신기술을 적용했다. 이에 대한 특허권을 잔뜩 가진 삼성전자는 애플의 특허 침해를 더 강력히 주장하겠다고 벼르는 모습이다.

만약, 아이폰4S 판매금지 가처분이 받아들여지면 애플이 겨냥한 신흥시장 공략도 어려워진다. ‘애플이 삼성에 졌다’라는 이미지가 일파만파 커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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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관계자는 “아이폰4S도 우리 특허를 다수 침해한 것으로 보인다”며 “애플이 어떤 식으로든지 삼성 표준 특허를 피해가지 못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애플도 지난달 26일 네덜란드 법정서 삼성전자가 가진 특허 기술 없이는 휴대폰을 만들 수 없다며 삼성전자의 특허 기술을 사용한 사실을 인정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