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아이폰5 예약자 확보에 열 올린 서울 모 판매점. 본사 공지가 없었지만 일단 저질렀다. 어차피 10월에 아이폰5가 나온다는데 경쟁 매장보다 예약자를 먼저 확보하자고 생각했다. 그런데 이게 웬일? 애플이 아이폰5는 없단다. 당장 예약자들의 항의가 빗발칠 것이 걱정이다.
애플이 아이폰5를 발표하지 않으면서 국내 휴대폰 유통가에 후폭풍이 들이칠 전망이다. 섣불리 아이폰5 예약자를 받은 대리점들은 난감한 표정이다.
최근 업계에 따르면 이동통신 대리점 및 판매점 등은 몇 주째 아이폰5 비공식 예약 가입을 받아왔다. 아이폰5 출시 즉시 초기 가입자를 대량 확보하기 위함이었다.
대리점 입장으로는 구매예약을 일단 받는 것이 이득이라는 계산이다. 제품이 출시 후 예약자는 다른 매장이 아닌, 자기네 매장을 찾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5일 새벽 나온 애플의 아이폰5 미출시 소식은 말 그대로 날벼락. 아침부터 “아이폰5 예약 하세요” 등의 현수막부터 서둘러 걷는 풍경이 벌어졌다.
인터넷에 오른 ‘아이폰5 이미지’를 진짜 제품이라고 속여 다른 제품 구매를 막고, 고객 주민등록번호까지 받은 대리점도 적지 않기에 소비자단체까지 응징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
이미 한국소비자원은 지난 3일 “소비자 혼란을 야기하는 아이폰5 예약판매를 막아야 한다”고 이동통신사들에 당부했었다.
아이폰 등 휴대폰 비공식 예약 판매와 관련한 소비자 상담은 지난해 40건이었으나 올해는 8월 말까지만 40건에 달할 정도로 소비자 피해가 늘어 소비자원이 행동에 나선 것이다.
서울 소재 한 판매점 사장은 “아이폰5가 나온다는데 남들 다 하는 예약 가입자 유치를 안 할 수 없었다”며 “이른 아침부터 예약자들의 항의가 몰려 걱정이 크다”고 토로했다.
애플이 아이폰4S를 내놨지만 아이폰5를 대체하기 어렵다. 1㎓ 듀얼코어 프로세서와 800만 화소 카메라, 3.5인치 화면, 최대 다운로드 속도 14Mbps 지원 등 사양이 평범하기 때문이다. ‘초대박’ 아이폰5를 바라고 예약한 이들에게 내밀기는 민망한 수준이다.
게다가 애플은 아이폰4S 10월 출시 국가 명단에서 한국을 제외했다. 연말 출시가 예상 될 뿐 확실한 기약조차 없다. 10월 개통을 약속한 대리점들이 더 곤혹스러운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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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통신사들도 직접 책임은 없다고 강조하면서도 심기가 편치 않다. 개인 사업자 판매점이 아닌 공식 대리점의 경우 간접적으로라도 책임 소지가 있기 때문이다. 대리점에 아이폰5 예약 받기를 얼마나 만류했는지가 논쟁 감이다.
업계 관계자는 “일부 대리점들의 꼼수로 유통 환경만 혼란해졌다”며 “휴대폰은 정식 출시 후 꼼꼼히 따져보고 구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