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리자드엔터테인먼트의 신작 RPG '디아블로3'가 올해 국감서 먹잇감이 될 것이란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국감을 계기로 등급 심의 절차도 받지 않은 디아블로3의 현금거래경매장 기능을 '사행성'이란 색안경을 끼고 바라볼 수 있어 우려된다는 반응이다.
심재철 의원은 28일 게임물등급위원회가 제출한 국감 자료를 통해 확률적으로 게임이 진행되는 내용이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고 이를 통해 얻어지는 게임의 결과물로 금전적 이득을 취한다면, 해당 게임물을 사행성 게임물에 해당된다며 이용자의 사행심의 조장하는 경우에는 면밀히 검토하여 개별적으로 판단하여 등급분류 거부여부를 결정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아이템 현금거래 기능을 담은 온라인 게임을 등급 보류할지 여부에 대해선 특정 개별 게임물의 내용에 아이템 현금거래 기능이 있고, 그 기능이 당해 게임물의 전체 내용의 구현과 유기적인 연관관계를 가진 운영방식인 경우라면 '사행성 유발 또는 조장을 방지'(게임법 제16조 제1항 참조)하기 위해 등급분류 거부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심재철 의원실 측은 이 내용에 대해 온라인 게임 내 아이템현금거래 기능이 사행성을 조장할 수 있다는 것이 게임위 측의 설명이라며 (게임위는)법개정 보안의 필요성을 얘기했다고 주장했다.
이를 근거로 모 매체는 게임위 측이 디아블로3의 등급 거부를 내부 방침으로 정했다는 내용을 보도해 화제가 일기도 했으나 확인결과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대해 게임위 측은 그동안 온라인 게임 심의 부분에서 사행성은 매번 불거진 내용이다. 그동안 법의 테두리 안에서 게임위 소속 전문 위원의 평가에 따라 게임의 사행성 여부를 판단해 등급을 결정해 왔다며 사행성 게임 출시를 막겠다는 것이 아니라 심의 내용에 따라 적절한 조치를 하겠다는 것이 정확한 표현이라고 반박했다.
이어 디아블로3의 사전 등급 거부에 대한 일부 매체의 보도는 잘못된 것이다. 게임 심의도 진행 중이지 않은 상황에 이 같은 판단을 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강조했다.
■게임 내 아이템현금거래 기능이 사행성?
문제는 MMORPG 장르 게임의 아이템현금거래 기능이 사행성이냐 여부를 국감에서 다룰만한 내용이냐는 점이다. 아이템현금거래가 사회적으로 논란이 일만한 이슈도 아니고 이미 게임산업의 일부로 귀속됐기 때문이다. 국내외 게임 시장은 이용자의 아이템 현금 거래를 중개해주는 아이템현금거래사이트가 활성화된 상태다.
이용자 간 온라인 게임 아이템 현금거래는 법적으로 문제가 될 수 없다는 판례도 수차례 나온 바 있다. 일명 작업장 및 환전상(아이템을 불법으로 취득해 현금 거래를 하는 것을 업으로 삼는 자)의 현금 거래 행위만 문제가 된다고 법원은 판단하고 있다.
온라인 게임 내에 현금거래 기능을 막더라도 이용자들이 아이템현금거래 사이트를 통해 거래 행위를 계속할 수 있어 단속에 대한 실효성에도 의문부호가 찍힌다는 반응이다. 온라인 게임 내 현금거래 기능이 없더라도 기존 아이템현금거래 사이트를 통해 합법적인 거래 행위를 할 수 있어서다.
특히 일각은 아이템 거래 행위는 게임 이용자가 게임 내에서 획득한 필요 없는 아이템을 타 이용자에게 제공한다는 의미도 있어 사행성 조장으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한 상태다.
하지만 게임위 소속 위원이 게임 내 아이템현금거래 기능에 대해 사행성을 조장한다고 판단할 경우 국내외 아이템현금 거래 시장을 무시한 시대적 착오로 보일 수 있어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
복수의 전문가는 아이템현금거래가 사행성을 조장한다고 못을 받는 것은 부적절하다. 이럴 경우 아이템현금거래사이트의 존재 이유도 불확실해진다라며 디아블로3의 경우 18세 등급 게임으로 개발된 작품이다. 이 게임이 아이템현금거래 기능 때문에 등급 거부를 받는다고는 보기 힘들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 대부분의 판단이다. 이용자의 자발적 판단에 의해 현금 거래에 참여한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블리자드엔터테인먼트 게임, 또다시 국감 먹잇감
그렇다면 올해 국감 때 온라인 게임 내 현금거래 기능에 대한 이슈가 불거졌을까. 이는 블리자드엔터테인먼트가 디아블로3 내에 현금거래경매장을 도입한다고 밝혔기 때문이라는 반응이 대다수다.
블리자드엔터테인먼트가 출시 예정 신작 디아블로3에 현금거래경매장 기능을 담았다는 것이 알려진 직후 심재철 의원 측이 온라인 게임 내 현금거래 기능의 사행성 여부에 대해 게임위의 판단을 물어본 것이 계기다.
이를 두고 일각은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또다시 올해 국감서 외국계 게임사인 블리자드엔터테인먼트를 정조준한 몰이 사냥극이 펼쳐지는 것은 아니냐는 지적이다.
블리자드엔터테인먼트가 국감 먹잇감이 된 것은 올해가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국감에서는 일부 국회의원이 당시 블리자드의 한국지사장인 마이클 길마틴이 증인으로 참석시켜 게임사의 고유 권한인 PC방 정책에 문제가 있다고 추궁해 빈축을 사기도 했다.
지지난해 국감에서는 정식 절차를 밞고 출시된 블리자드엔터테인먼트의 대표작 월드오브워크래프트 등의 게임이 등급 심의가 부절적했다는 일부 국회의원의 주장도 있었다.
이에 대해 대부분의 업계 관계자는 매년 국감 때마다 의원들이 블리자드엔터테인먼트의 게임을 도마위에 올린 것을 두고 외국계 게임사를 견제하기 위한 행보로 비춰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또 일부 국회의원이 국감 스타로 급부상하기 위해 블리자드의 유명 게임을 도마위에 올려놓았다고 오해할 수 있다며 우려했다. 심재철 의원 측이 국감 자료 제목을 ‘게임물등급위원회, 디아블로3 국내 출시 불가?’로 결정한 것도 이에 대한 연장선이란 반응이다.
한 업계관계자는 블리자드엔터테인먼트의 게임이 매년 국감 이슈로 부각되는 것이 이해가 안 된다면서 출시도 안 된 특정 게임을 좋다 나쁘다 판단할만한 근거도 없음에도 국감 이슈로 다루려는 의도가 궁금하다고 말했다.
■블리자드엔터테인먼트 국가 정책에 따를 것
이에 대해 블리자드 측은 당혹스러워하면서도 충분한 법적 검토와 더불어 당국의 정책에 따를 것을 분명히 했다.
블리자드 측은 디아블로3에 현금거래경매장 기능을 담은 이유를 당국과 게임물 등급 기관인 게임위 측이 충분히 이해해주기를 희망한 상태다.
블리자드 측이 디아블로3의 현금거래경매장을 선보인 것은 보다 안정적인 시스템을 통해 이용자 간 안전한 거래 활동을 보장하겠다는 의지에서 비롯됐다.
또 디아블로3의 게임물 등급 심의에 따른 자료 제공을 하지 않은 상황에 아이템현금거래 기능이 문제가 있다고 판단하는 것은 이르다는 입장을 전했다.
관련기사
- 디아블로3 심의 거부?…정부 입장은2011.09.28
- 디아블로3 출시 내년초로 연기...왜?2011.09.28
- 블리자드 "디아3 현금경매장 韓 도입 추진"2011.09.28
- 디아블로3, 베타테스트 참여는 어떻게?2011.09.28
이와 함께 블리자드엔터테인먼트는 그동안 건전한 게임문화 활성화에 앞장서왔던 만큼 법적 테두리 안에서 모든 것을 검토해 추진하겠다는 뜻을 다시 한 번 강조했다.
블리자드 관계자는 디아블로3의 현금거래경매장 기능이 한국버전으로 출시될지는 아직 결정된 바 없다며 충분한 법적 검토 중이고 이를 위해 게임위 등과 대화에 나설 계획이다. 분명한 것은 각 국가의 정책에 따른 다는 것이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