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 휘트먼의 HP, "정체성 위기극복이 과제"

일반입력 :2011/09/23 10:13    수정: 2011/09/23 14:15

이재구 기자

PC사업부를 분사시킨다는 결정을 내린 레오 아포테커 HP CEO 후임으로 멕 휘트먼이 결정되면서 그녀가 세계최대 PC업체인 HP의 정체성 위기를 극복할 것인가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씨넷은 22일(현지시간) 세계최대 PC업체인 HP가 PC사업은 물론 부수된 터치패드 태블릿 사업을 버리려 애쓰면서, 동시에 PC사업부의 분사가능성을 배제하고 있는 등 오락가락해 오면서 매우 심각한 정체성 위기문제를 보였다고 진단했다. 따라서 이번 멕 휘트먼 CEO선임은 HP의 이같은 정체성 위기를 어떻게 해소할지를 주목해 봐야 하는 대목이다.

보도는 업계 전문 분석가들의 분석과 지적 등을 통해 레오 아포테커 CEO의 축출은 HP가 겪고 있는 정체성 위기 문제를 상징적으로 보여준 가장 최근의 징후라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멕 휘트먼 CEO가 등장한 이 시점에 대해 누가 보더라도 HP가 심각한 정체성 위기를 겪고 있는 상황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예를 들어 물러나게 된 아포테커는 지난 달 분기실적 발표를 하면서 “클라우드,솔루션,SW에 기반한 HP의 전략을 정리해 변화하는 고객들의 요구에 대응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바로 그날 HP는 오토노미 SW를 100억달러에 인수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그리고 자사의 터치패드 태블릿을 포함한 웹OS단말기사업부를 폐쇄하겠다고 밝혔다

달리 말하면 아포테커는 이사회의 축복과 함께 HP를 SW회사로 만들려고 노력해 왔다. 하지만 분석가들은 하드웨어 DNA가 깊숙이 박힌 이 회사에 SW 강화 전략이 반드시 최선이 아니라고 지적하고 있다.

밥 오도넬 IDC분석가는 “회사의 전통과 그 회사의 가치가 무엇인지를 무시할 수 없다”고 말한다. 그는 “HP가 PC공간에서 엄청난 가치를 가지고 있으며 이 사업은 피할 수 없는 그야말로 엄청난 사업”이라고 덧붙였다.

아쇽 쿠마르 로드맨앤렌쇼 분석가는 HP의 PC사업 포기에 대해 한술 더 떠 “이는 써커스를 하지 않는 광대와 같다. 그들이 하는 이 모든 짓거리가 비극적 코미디같다. 이건 실리콘밸리의 전설이 웃음거리로 전락한 것”이라고 말했다.

쿠마르는 “그가 들고 온 모든 짐에도 불구하고 이사회는 레오 아포테커를 고용하기로 결정했다. 그리고 그가 이러한 회사 구조재편계획을 발표했을 때 그는 이사회의 축복을 받았다.”고 말했다.

쿠마르는 “그러나 만일 당신이 되돌아 가서 과거 HP의 공공연한 발표문을 보면 그들은 확실히 PC사업이 그들의 전반적인 전략과 서로 엮여 있다고 말했었다. 그러나 이후 HP는 이에 등돌리면서 사람들에게 무슨 일이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을 불러 일으켰다“고 말했다. 씨넷은 HP가 SW회사를 사서 사업해 나가는것에 대한 비전에 의구심을 제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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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마르는 “이 마진 높은 사업에 대한 HP의 전략은 모든 것이 좋지만 현실은 마크 허드가 HP를 이끌었을 때 엔터프라이즈사업부에는 지독하게 투자를 안했다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HP가 오토노미와 쓰리파(3PAR)를 인수한 사례에서 보듯 “HP가 이런 상황에서 (경쟁자를) 따라잡으려 하면서 지속적으로 자산에 과잉투자해 오고 있었다“고 진단했다.

쿠마르 분석가는 “아무도 체리를 따듯 원하는 사업분야를 거저얻어 폭발적 성장세를 얻을 수 있는 게 아니다. 이 회사는 PC와 계측기로부터 시작됐다. 이들이 지난 2005년 PC사업부를 매각한 IBM처럼 될 필요는 없다. 그들은 다르며 여전히 매우 이익을 내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