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천억 이어폰 시장 격변...왜?

일반입력 :2011/09/25 09:33    수정: 2011/09/26 11:30

국내 이어폰 및 헤드폰 시장을 차지하기 위한 경쟁이 치열하다. 기존 브랜드는 라인업 강화에 나섰고, 유명 연예기획사나 액세서리 업체도 신제품을 들고 진출하는 사례가 부쩍 늘고 있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가을철을 맞이해 소니가 신규 라인인 XBA시리즈를 선보였고 모바일 액세서리 업체로 잘 알려진 인케이스가 사운드디자인 프로젝트 아래 헤드폰 사업에 진출했다. 또한 YG엔터테인먼트가 마케팅을 지원하기로 밝힌 소울바이루다크리스가 국내에 출시되며 비츠바이닥터드레를 국내 유통시키는 CJ E&M이 새로운 브랜드를 내놓을 예정이다. 관련 시장 성장세는 2~3년전부터 부각됐으나 올해 가을처럼 브랜드 경쟁이 치열하게 예고된 적은 드물다는 것이 유통업계의 시각이다. 현재 시장 규모는 연간 1천억원대로 추산된다.

업계 한 관계자는 “계절적으로 여름이 헤드폰 시장에서는 눈에 띄는 비수기”라며 “신규 브랜드나 전략 신제품을 내놓기에는 겨울 연말 시즌을 앞두고 가을부터 마케팅에 나서는 것이 일반적이다”고 설명했다. 반면 그는 “시장 성장 속도나 현재 규모와 비교해 이번 가을은 기본 브랜드나 신규 브랜드 사이의 치열한 경쟁이 벌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각 브랜드마다 음질과 디자인을 강화한 고가 제품에 힘을 기울이는 추세라 각축전이 예상된다. 저가 제품과 달리 고가 헤드폰은 판매가 부진할 경우 재고를 처리하기 힘들다고 업계 일각에서는 지적하고 있기 때문이다.

소니는 최근 밸런스드 아마추어(BA) 드라이버 생산 시설을 직접 갖추고 BA 유닛이 탑재된 XBA시리즈를 11월경 국내에 출시할 예정이다. 소니는 그간 일반 저가 제품에 약 2년전 패션을 강화한 피큐(PIQ) 시리즈를 선보였다. 이어 음질을 대폭 강화한 BA 이어폰 출사표를 던진 것이다.

소니코리아 자체 집계 기준에 따르면 국내 이어폰 헤드폰은 약 500만개가 판매되는 시장이다. 소니코리아 오디오마케팅팀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디자인과 기능을 내세운 고급 제품 판매가 크게 늘고 있다”며 고가 시장 공략 이유를 밝혔다.

애플 액세서리 파트너사인 인케이스는 아이폰, 아이패드 케이스와 백팩 등으로 인지도를 쌓아올린 브랜드다. 인케이스 측은 본사가 오디오 사업에 뛰어들어 주문자생산방식(OEM)이 아닌 자체 생산 헤드폰을 내달 중순 국내 출시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심플한 디자인으로 잘 알려진 인케이스는 성능을 내세우고 있는 점이 눈길을 끈다. 인케이스코리아 관계자는 “티타늄 재질 40mm 드라이버를 사용하는 등 음역대에 크게 신경을 쓴 제품”이라고 설명했다.

내달초 출시 예정인 지난 27일 발표된 소울바이루다크리스도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YG엔터테인먼트가 직접 마케팅 지원을 밝혔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업계에 따르면 이 브랜드의 국내 유통 사업에 YG가 지분을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한 업계 관계자는 “그간 볼 수 없었던 스타 마케팅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가장 큰 성장세를 보인 비츠바이닥터드레 헤드폰을 유통하는 CJ E&M의 움직임도 감지되고 있다. 비츠오디오 브랜드 외에도 몬스터 케이블이 제작한 신규 브랜드 론칭 시기를 조율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밖에도 1~2개 브랜드가 상당한 자금을 들고 시장 진출을 준비중이라고 유통업계 복수의 관계자가 전했다.

관련기사

이러한 신규 브랜드의 진출에 따른 경쟁 움직임 속에 기존 업계는 반기는 분위기다. 보스, 젠하이저, 슈어 등 국내 시장에 이미 진출한 업체 관계자들은 “새로운 브랜드, 신제품이 진출하면서 마케팅을 강화해 기존 시장 크기가 크게 늘어날 수 있는 요인”으로 분석했다.

반면 브랜드 론칭 초기에 대중성 강화를 위해 빠른 인지도 향상을 위해 노이즈 마케팅이나 간접광고(PPL), 무리한 스타 마케팅 등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있다. 한 관계자는 “자칫 지나친 경쟁으로 인한 부작용을 경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