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게임의 ‘확률형 아이템’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정부는 관련한 민원이 계속 제기됨에 따라 실태조사에 나섰고 업계는 사업모델을 보호하는 선에서 자율규제를 고수한다는 입장이다.
확률형 아이템은 이용자가 구매 전까지 효과를 알 수 없도록 한 것으로 캡슐형 완구제품과 유사하다. 가령 1천원으로 아이템을 구입해 1만원짜리 아이템 효능을 볼 수 있지만 아예 가격만도 못한 결과를 얻을 수도 있다. 때문에 상위 가치의 아이템에 대한 이용자 기대심리가 발생, 사행성을 조장한다는 지적을 받아 왔다.
20일 게임물등급위원회 관계자는 “최근 온라인게임물에 복권을 모사한 캡슐, 뽑기, 상자 등 확률형 아이템이 상시 또는 이벤트 방식으로 도입돼 유통되고 있다”며 “일부 게임물의 경우 확률형 아이템을 통해서만 획득 가능한 희귀 아이템이 증가함에 따라 이용자의 사행심을 조장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간 게임위는 확률형 아이템이 적어도 전체이용가 게임에 도입돼선 안된다는 내부 심의기준을 유지해 왔다. 하지만 게임제작사가 확률데이터를 쉽게 변경할 수 있고 이러한 아이템이 전체이용가 게임에도 이벤트 형식으로 단기간 도입되는 양상이어서 규제 강화에 대한 검토 필요성이 대두된 상황이다.
게임위는 특히 절차상 얼마간의 기간이 소요되는 ‘내용수정신고제’를 악용하는 사례들이 늘고 있다고 주장했다. 게임사들이 등급분류 체계의 사각지대를 의도적으로 노리고 ‘치고 빠지는’ 식의 이벤트를 무분별하게 늘리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게임위는 최근 주요 게임업체 10개사를 대상으로 확률형 아이템 판매 상용화 실태를 조사했다. 그러나 업체들은 당첨 아이템 확률, 1인당 최대 이용 가능 건수 등 주요한 내용을 회사의 정상적인 영업 활동의 일부라는 이유로 공개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업계는 확률형 아이템은 기업의 비즈니스 자율권과 관련있는 만큼 이를 사행성 판단의 기준으로 삼는 것은 규제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어 신중한 정책 검토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더욱이 확률형 아이템 판매와 방식은 게임물 내용 변경 등과는 관계없단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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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산업협회 관계자는 “지난 2008년 마련한 자율규약을 성실히 준수하겠다는 것이 업계 공통의 생각”이라며 “문제가 있다면 고쳐나갈 것이고, 국정감사 종료 후에 정부와 대화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이수근 게임위원장은 “업계에선 콘텐츠가 아닌 비즈니스 영역이라고 말하지만 사실상 확률형 아이템은 게임 내 적용되는 콘텐츠의 일부로 볼 수 있다”며 “현재로선 규제입법을 계획하고 있는 것은 아니나 확률형 아이템과 관련한 민원이 많이 들어와 주의 깊게 살펴보고 있는 단계”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