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스톱, 포커 게임 자체는 도박이 아닙니다. 얼마든지 건전하게 즐길 수 있는 문화인데, 이를 향유하는 과정에서 더러 부작용들이 증폭되는 것이죠.”
최관호 한국게임산업협회장은 일명 ‘고포류’로 불리는 웹보드게임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이 확산되는 것에 경계를 늦추지 않았다. ‘웹보드게임=사행성’이라고 통용되는 사회적 인식에 대한 안타까움도 내비쳤다.
대부분의 이용자는 게임을 순수하게 즐기고 있는데 일부 파렴치한 환전상들이 웹보드게임에 오명을 씌웠다는 설명이다. 이는 게임에 원죄를 물어서는 안된다는 말이기도 하다.
최 회장은 “합법적으로 게임을 서비스하는 과정에서 몇몇 이용자들의 불법 행위가 있는 것은 사실”이라면서 “게임업계도 자구책을 찾고 있다”고 했다.
이달 초 문화체육관광부는 게임업계를 대상으로 한 웹보드 게임 사행화 방지 가이드라인을 발표, 게임머니 충전, 베팅 제한 등 환전 행위에 대한 단속 의지를 명확히 드러냈다.
최 회장은 이를 어쩔 수 없는 시대적 상황으로 받아들이면서도 셧다운제 등 최근 계속돼 온 게임과 관련한 강도높은 규제 움직임이 긍정적 결과만을 낳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그는 “물론 정부가 제시한 가이드라인을 따라야겠지만. 막상 이를 현실에서 운용할 때 의도와는 무관한 결과를 낳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일례로 문화부가 정한 1일 보유한도액 제한은 환전 속도를 빨라지게 해 오히려 환전상을 키울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런 이유로 그는 “정부가 강제적 규제에 앞서 게임 이용 프로세스를 가장 잘 이해하고 있는 업계와 대화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 회장은 현재 웹보드게임을 서비스하고 있는 업체들의 입장을 모아 만든 자율규제안을 문화부에 전달한 상태라고 밝혔다. 해당 안은 모니터링 인력 확충, 경품성 이벤트 억제, 불법환전신고센터 운영, 베팅 규모 축소, 무료 충전 확대 등을 골자로 한다.
그는 협회가 업계의 구심점 역할을 담당해야 한다는 사실을 잘 이해하고 있었다. 최 회장은 “업체 별로 이해관계가 다양하기 때문에 의견을 하나로 모으기 어려웠지만, 모든 회사가 자정노력을 해야한다는 데 공감하고 있었다”며 “앞으로도 협회가 중심이 돼 업계를 움직여나갈 것”이라고 했다.
또 “그동안 업계가 수세모드로 대응하는 것에만 바빴지 정작 앞을 내다보지는 못했다”면서 “규모에 맞는 성장을 이루기 위해 내부의 다양한 목소리를 듣는 것은 물론 외부와의 소통도 늘릴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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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를 위해선 뼈를 깎는 노력으로 정부와 정책적 대안을 협의하고 사회 구성원들을 설득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게임산업만의 개성과 특성을 한껏 살린 사회공헌활동도 대폭 늘릴 계획이다.
“한 사람의 큰 목소리가 열 사람의 인식을 바꾼다는 생각으로 뛸 겁니다. 누가 옆구리 찔러서 하는 것이 아니라 정말로 게임산업에 대한 오해를 줄이고 제대로 알리고 싶은 마음입니다. 게임을 바라보는 세대적 공감이 시대적 공감과 맞물릴 날이 올 것이라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