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심히 준비하니 정전대란 없었다

일반입력 :2011/09/16 18:23

송주영 기자

16일 정전대란은 없었다. 이날도 전날과 같은 무더위로 서울 기온은 한때 31도까지 치솟았지만 전날과 같은 정전 없이 오후 5시까지 무사히 하루를 보냈다. 수요는 줄이는 대신 공급을 늘리며 대비한 덕분이다.

결국 전날 무더위로 인한 정전은 이미 지식경제부가 인정한 대로 전력 수급 량을 제대로 예측하지 못해 상황에 대응하지 못한 인재였던 셈이다.

전력거래소는 이날도 비상이었다. 전력운영을 담당하는 직원들은 바쁜 하루를 보냈다. 전날 정전 사태를 맞아 행정안전부도 비상 전력 상황을 준비해 지원 사격했다.

행안부는 이날 지방자치단체에 협조요청 공문을 보내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냉방 사용을 자제할 것을 당부했다. 전력거래소도 전날의 정전사태를 막기 위해 대응방안을 마련했다. 전력거래소는 이날 최대전력수요를 7천20만kW로 예측하고 총 320만kW 수요 절감에 돌입했다. 동시에 삼천포 화력 2호기를 추가 가동하면서 421만kW 예비전력을 확보했다.

관련업계는 오후 3시경에는 최대 전력 사용량이 전일 최고치를 넘기는 등 위기 상황에 돌입키도 했다. 전력예비율도 한때 위험단계인 4% 이하로 떨어졌다.

전력거래소가 전날의 상황을 재현하지 않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동안 전날 정전 사태의 여진이 터졌다.

경제정의실천연합회(경실련)은 정부, 한전의 조사결과, 피해보상 등을 지켜보며 만족할 만한 결과를 보여주지 못하면 국민들과 함께 공익 차원의 집단소송을 제기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날 경실련은 홈페이지를 통해 단전사태를 맞은 피해자 모집에 나섰다. 전력노조도 한국전력 앞에서 잘못된 구조조정이 최악의 정전 사태를 불러왔다고 규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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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가운데 한국전력 정전으로 인한 피해 보상 규정이 최대 전기요금의 3배라는 규정이 있어 5시간 정전에 피해 보상액이 800원이라는 분석이 나오면서 분노가 일었다.

집단 소송 움직임 속에 최중경 지식경제부 장관은 국회에 출석해 “피해보상을 위해 최대한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최 장관은 예비 전력량이 레드 단계인 100kW 이상인 상황에서 조치가 취해져 “단순히 한전 약관 운운할 일이 아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