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D 노트북이 아직도 비싼 이유는?

일반입력 :2011/09/12 12:08    수정: 2011/09/12 12:09

남혜현 기자

맥북에어가 인기 있는 이유는 날렵한 디자인 때문만은 아니다. '인스턴트 온' 기능을 지원, 모니터를 열면 곧바로 시작 되도록 한 컴퓨팅 속도 개선은 느린 부팅에 지친 소비자들 사이서 인기를 끌었다.

그 뒷면에 숨은 기술은 바로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다. 애플이 노트북의 두께를 줄일 수 있던 것도, 부팅 속도를 빠르게 한 것도 모두 SSD를 선택했기 때문에 가능한 일들이었다.

그런데 다수 노트북이 아직 하드디스크드라이브(HDD)를 데이터 저장공간으로 선택하는 데는 이유가 있다. 바로 가격이다. SSD는 현재 노트북을 구성하는 요소 중 가장 비싼 제품이다.

美씨넷은 SSD가 인기를 끈지 꽤 오랜 시간이 지났음에도 가격이 떨어지지 않는 이유를 최근 분석했다. SSD의 가격은 동급 용량 HDD와 비교했을 때 최대 10배까지 더 비싸다.

현재 120기가바이트(GB) 용량 SSD는 평균 200~250달러에 판매된다. 보편적인 노트북 저장용량으로 알려진 240GB SSD의 가격은 420~550달러다. 512GB 이상 SSD의 가격은 수천달러를 호가한다.

이에 비해 가장 널리 쓰이는 저장공간 HDD의 경우 2테라바이트(TB) 제품도 단 80달러면 구입할 수 있다. 이쯤되면 소비자들도 궁금해할 만하다. SSD가 HDD보다 비싸야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와 관련 SSD제조업체인 마이크론은 제품이 고가인 이유를 두 가지로 설명했다.

첫째, SSD가 사용하는 낸드플래시 기술은 USB나 플래시메모리에 사용되는 D램(RAM)과 다른 가격결정 구조를 고수하고 있다. 콘트롤러와 펌웨어가 전체 디자인에 주의깊게 통합되도록 하기 위해선 복잡한 제조공정을 거쳐야 하기 때문이다.

SSD는 1차 조립한 이후 수시간 이상을 호환성과 안정성 시험을 거친다. 이 과정이 SSD의 고가 정책 유지에 영향을 끼치는 것이다.

둘째, 수요와 공급의 법칙이 SSD에도 적용됐다. 아직까지 SSD에 대한 소비자 시장 수요가 낮기 때문에 제조업체들은 매출 자체를 적게 예상한다. 때문에 수익을 메우기 위해선 제품 단가 자체를 높일 수밖에 없다. 씨넷은 이를 심각한 딜레마라고 표현했다. 가격이 비싼 만큼 소비자는 쉽게 제품을 선택할 수 없다. 수요가 적어지면 제품 가격은 다시 비싸진다.

SSD 제조업체 간 관계도 영향을 미친다. SSD제품의 1차부품 생산자는 전통적으로 유통상을 거치지 않고 직접 판매 방식을 취해 왔다. 이는 그들이 SSD 제조에 사용되는 원료를 비축할 수 있는 힘을 갖고 있다는 의미다.

더 작은 규모의 2차 생산자가 SSD를 생산하려면 지분을 얻기 위해 더 높은 가격을 지불해야 한다. 최종제품을 생산하는 회사는 그만큼 이익을 유지하기 위해 가격을 올려야 한다.

이와 관련 씨넷은 만약 대형 SSD 생산자가 완제품을 직접 생산하게 되면 가격문제는 해결될 수 있다면서 그러나 지금은 어떤 곳도 SSD를 처음부터 끝까지 만들려 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 외에 스마트폰과 태블릿 등 모바일 기기 약진도 노트북의 SSD 탑재를 가로막는 요인으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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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퓨터와는 달리 대다수 모바일 제품들은 현재 저장공간으로 SSD를 쓰고 있다. 제품 자체가 작기 때문에 HDD를 저장공간으로 사용하기 힘들다. 게다가 아이폰과 안드로이드폰의 급격한 수요 증가로 다수 제조업체들이 노트북보다는 모바일 제품을 위한 SSD 개발에 투자하고 있다는 것이다.

외신은 스마트폰의 성공은 당분간 노트북용 SSD의 가격이 고가를 유지하게 되는 원인일 것이라며 그러나 웨스턴디지털, 삼성, 씨게이트 등이 HDD의 데이터 처리 속도 한계를 실감하게 되면서 SSD클럽에 합류했다는 소식은 제품 가격을 낮추는 데 좋은 신호라고 풀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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