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원준 SAP "계정-정보계, 통합될 것"

일반입력 :2011/09/08 08:10    수정: 2011/09/08 15:15

앞으로 기업들은 계정계와 정보계를 합쳐달라고 요구할 겁니다. 지금까지는 분명한 목소리가 없었다면 이는 '안 된다'는 선입관 때문이죠. 둘을 통합하는 쪽으로 시장이 옮아갈 것은 명확해요.

형원준 SAP코리아 대표가 기업들이 업무용 애플리케이션으로 접근하는 '계정계' 데이터베이스(DB)와 이를 분석 용도로 뽑아 보관하는 '정보계' 시스템을 더 이상 구분치 않게 될 것이란 전망을 내놨다. 웬만한 기업들이 데이터를 활용하는 2가지 영역, 온라인 트랜잭션 처리(OLTP)와 온라인 분석처리(OLAP) 작업을 한 통에서 하게 될 날이 머지 않았다는 예언이다.

SAP코리아는 최근 기업 민첩성을 주제로한 컨퍼런스 'SAP월드투어2011'을 열고 모바일, 인메모리, 클라우드에 초점을 맞춘 자사 기술과 제품 전략을 소개했다.

형원준 대표는 당시 소개된 자사의 분석용 인메모리DB 제품 '고성능 분석 어플라이언스(HANA)'를 오는 2015년까지 DB시장 3위로 끌어올리겠다고 강조해 관심을 모았다.

HANA는 대규모 데이터를 실시간 검색, 분석하기 위해 나온 인메모리 DB다. 회사는 지난해말 이를 처음 선보이며, 분석처리 플랫폼인 데이터웨어하우스(DW) 말고도 일반적인 관계형 DB관리시스템(RDBMS) 용도로 도입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OLTP+OLAP가 '대세'?

이 경우 HANA는 일반 기업용 애플리케이션들이 수시로 접근해 데이터를 읽고 쓰는(OTLP) DB로도 쓰인다. SAP는 자사 애플리케이션용 DB로 HANA를 쓸 수 있게 만드는 작업을 실제 진행중이라고 밝혔다. 그냥 '쓸 수 있는 정도'가 아니라 통상적인 RDBMS보다 뛰어난 성능과 저렴한 비용을 보장한다는 것이 핵심이다.

DB 이론 관점에서 이는 의아하게 들릴 수 있다. HANA는 자료를 다루는 방식을 기준으로 할 때 '컬럼-기반DB'로 분류되기 때문이다. 컬럼기반DB는 정보를 읽고 쓰는 단위가 종(Column)방향에 최적화돼 있어, 다차원분석이나 추세파악 등에 유리한 구조다. 일반 애플리케이션DB 용도라면 자료를 횡(Row)방향으로 읽고 쓰는 구조를 취하는 '로-기반DB'가 적합하다는 게 상식이었다.

이에 형 대표는 HANA DB는 단순히 컬럼기반 데이터 구조를 쓰는 것이 아니라 기술적으로 양쪽의 특성을 모두 취한다며 데이터를 읽고 쓰는 방식 이외에도 6~7가지 특성으로 성능을 수백배 끌어올렸기에 OLTP에 충분히 활용할 수 있다고 반박했다. 그는 해당 특성들을 일일이 열거하진 않았다.

다만 이론적으로 타당하더라도 업계 확신을 얻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핵심인프라에 해당하는 DB와 DW를 선뜻 대체할 시간과 비용을 들이기는 쉽지 않기 때문이다.

■오라클, 긴장해라

그런데 형 대표 주장처럼 실제로 시장이 기존 DW와 DB, 정보계와 계정계를 구분해온 관습을 벗어나 통합하는 쪽으로 급변한다면, 이는 기존 사업자들에겐 껄끄러운 시나리오다. SAP 경쟁사이자 전통적인 RDBMS 업계 강자, 오라클을 예로 들 수 있다.

오라클은 자사 DB를 썬 하드웨어에 적용한 어플라이언스 DB머신 '엑사데이터'와 클라우드용으로 내놓은 '엑사로직'을 내놓고 있다. 기업들이 계정계와 정보계를 구분한 현 시장 환경에 따라 각 용도에 최적화된 솔루션을 제공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형 대표는 계정계, 정보계를 구분하고 그에 대응되는 제품을 출시하며 각 영역에 최적화된 제품이라 선전하는 것은 기존 시장 지배력을 기득권으로 유지하기 위한 보수적 전략이라며 SAP HANA가 대학 수준이라면 오라클 엑사데이터는 유치원 수준이라고 강하게 대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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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이미 SAP솔루션을 타사DB와 함께 설치한 고객들에게, SAP와 오라클 등 기존 DB파트너들이 중요한 협력 관계란 점은 변하지 않는다면서도 다만 업계 강자로 대두된다면 기존 DB업체들과 직접경쟁하게 될 것은 분명하다고 덧붙였다.

HANA 최적화 어플라이언스를 제공하는 시스코, HP, IBM, 델, 후지쯔가 SAP의 우군이다. DB2를 제공하는 IBM을 제외하면 DB 제품이 없는 회사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