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판 카카오톡, 애플에 “받아주겠니?”

일반입력 :2011/08/29 11:00    수정: 2011/08/30 09:40

김태정 기자

삼성전자가 카카오톡과 유사한 모바일 메신저를 개발, 애플 앱스토어 등록을 추진한다. 애플이 과연 받아줄지 여부에 관심이 집중됐다.

앱스토어 등록 실패는 전 세계 수천만 아이폰 이용자들에게 서비스를 공급 못한다는 뜻이기에 긴장한 표정이 역력한 삼성전자다.

이강민 삼성전자 모바일커뮤니케이션 담당 전무는 최근 기자들과 만나 “모바일 메신저 ‘챗온(ChatOn)’ 제작이 마무리 단계”라며 “오는 10월 애플 앱스토어 등록을 추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애플이 통큰 결정? 과연...

챗온은 카카오톡이나 마이피플처럼 휴대폰 이용자 간 메시지를 주고받는 무료 서비스. 스마트폰은 물론, 일반 피처폰으로도 이용 가능한 것이 차별화 포인트다.

삼성전자는 챗온을 121개국에 62개 언어로 지원할 계획이다. 하반기 휴대폰 신제품 대부분에 기본 탑재, 세계 최대 규모 메신저 생태계를 만들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오는 10월 안드로이드 마켓 등록이 그 포문이다.

문제는 애플이 어떻게 나올지 짐작이 어렵다는 것. 애플은 지난 2009년 구글이 자체 개발한 음성통화 애플리케이션 ‘구글 보이스’의 앱스토어 등록을 거부했다. 안드로이드를 띄우며 스마트폰 라이벌로 등장한 구글에 대한 견제구였다.

이 같은 전례를 감안하면 애플이 챗온을 거부할 가능성이 적잖다. 전 세계를 무대로 법정 싸움 중인 삼성전자를 도울 이유가 없는 게 사실이다.

게다가 애플 역시 내달 발표 예정인 ‘아이폰5’에 모바일 메신저 기능을 탑재한 것으로 알려져 삼성전자 걱정이 더 커졌다. 애플이 심술(?)을 부리면 삼성전자는 난감해질 전망이다.

■“애플 뜻에 달렸을 뿐...”

다른 휴대폰 이용자 입장에서도 아이폰을 쓰는 지인과 연동 못하는 메신저는 상품성이 떨어진다는 평가다. 메신저 목록에 아이폰 이용자들은 뜨지 않는 것이다.

결국 대형 OS 생태계를 가진 기업에 끌려 다닐 수밖에 없다는 삼성전자의 약점이 챗온으로 다시 드러난 셈이다. 자체 OS 바다는 아직 시작 단계다.

이 전무는 “지원 OS가 부족하면 타격이 크겠지만 앱스토어 운영사(애플) 결정이 따를 수밖에 없다”며 “이와 관련해 자세히 설명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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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가운데 전 세계 휴대폰 제조사와 이동통신사, 인터넷 포털까지 앞 다퉈 모바일 메신저 시장에 뛰어들면서 향후 전망이 더욱 어려워진 상황이다. 국내서도 KT와 LG유플러스, 다음커뮤니케이션, SK커뮤니케이션즈 등이 카카오톡에 맞서 모바일 메신저 사업에 나섰다.

삼성전자는 내달 2일 독일 베를린서 열리는 ‘국제가전박람회(IFA) 2011’을 통해 더 구체적인 챗온 전략을 설명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