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 모니터, 저가 TV 시장 넘본다

일반입력 :2011/08/09 14:54    수정: 2011/08/09 21:34

요즘 TV 수신 기능을 지원하는 PC 모니터의 인기가 무섭다. PC를 위한 영상 장치인 모니터가 저가 TV 시장을 대체하며 '세컨드 TV'로 각광받는 분위기다.

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다양한 기능과 가격 경쟁력을 갖춘 TV 수신 겸용 모니터가 잇달아 출시돼 시장에서 대세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TV 수신 겸용 모니터'는 이미 올해 초 롯데마트가 ‘통큰 TV’라는 이름으로 판매해 유명세를 탔다. 당시 특가상품으로 보기 어렵고 TV가 아니라 모니터에 불과하다는 지적을 받기도 했다. 하지만 20만원대에 충실한 TV 기능으로 눈길을 끌었다. 이처럼 TV 수신 기능을 탑재한 모니터가 늘어나면서 TV와 PC 모니터 경계가 허물어지는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보급형 TV는 PC 모니터, 고급형 TV는 3D 스마트 TV로 시장이 양분되고 있다고 말했다.

■아직 TV 본래 기능은 못 따라와

PC 모니터가 30인치 미만의 소형 TV 수요를 대체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기능 면에서는 TV와 PC 모니터는 기능이나 사양 면에서 구분되는 몇 가지 지점이 있다.

우선 화질의 차이가 크다. TV는 영상처리엔진을 사용해 PC 모니터보다 또렷한 화질을 제공한다. 삼성전자와 LG전자와 같은 TV 제조사는 하이퍼리얼이나 트윈XD 등 이미지처리 엔진을 개발해 TV에 탑재한다. 이는 보다 화면을 또렷하게 해주며 움직임을 부드럽게 표현해낸다.

화질뿐 아니라 음향 기술도 차이가 난다. 보통 TV의 경우 돌비 디지털이나 SRS랩스와 같은 음향 솔루션 업체의 기술이 적용된다. 또한 기본 탑재되는 스피커 역시 PC 모니터보다는 품질이 뛰어난 제품이 탑재된다. 이와 관련해 가전업계 한 관계자는 PC모니터와 달리 TV 시청이라는 본래 기능이 우선 목적이기 때문에 화질이나 음향에 더 신경을 쓰는 편이라고 설명했다.

사용되는 패널 면에서도 TV와 PC 모니터는 다소 차이가 난다. TV는 여러 사람이 동시에 보기 때문에 광시야각 제공이 필수적인 반면 PC 모니터는 저가인 TN 패널을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수치상 나타나는 사양 이외에 기능 면에서도 구분된다. 모니터 관련 중소업체 한 관계자는 HDTV 수신을 지원하는 TV 모니터가 채널 전환 속도나 켜짐 예약 등의 일부 기능 면에서 일반 TV와 비교해 다소 뒤떨어진다고 지적했다.

■32인치 이하라면 TV 수신 모니터

그러나 30인치 이하의 작은 크기라면 모니터를 구입하는 편이 더 낫다고 업계는 입을 모은다. 애당초 TV 제조업체가 32인치 미만 TV 제품을 잘 내놓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반면 PC 모니터 시장에서 가장 활발하게 팔리는 제품은 24인치 제품이다. 최근 들어 27인치와 30인치 제품도 각광받고 있다. 원룸 거주자나 작은 방에 개인용으로 쓰기에는 모니터가 공간 활용도 측면에서 유리하다.

여기에 최근 광시야각을 제공하는 IPS 패널을 탑재한 모니터 출시가 확대되면서 소비자에게 주어진 선택 범위가 넓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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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LG전자와 같은 대기업이 TV 수신 기능을 포함한 제품을 대거 출시하면서 가격 경쟁이 활발해진 측면도 무시할 수 없다. 특히 대기업들이 이 시장을 적극 공략하고 있는 상황. 심지어 스마트 TV 기능이 포함된 모니터가 출시되고 있는 등 TV와 모니터간의 경계가 허물어지는 추세다.

권혁주 아치바코리아 이사는 TV를 PC에 연결해 모니터로도 쓸 수 있었던 점을 고려하면 TV 수신 모니터 사용이 늘어나는 것은 컨버전스 현상으로 봐야 할 것이라며 아날로그에서 디지털 TV 전환을 앞두고 모니터 인기는 더욱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