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 데이터 전송…불 붙은 속도 전쟁

일반입력 :2011/07/28 09:55    수정: 2011/07/28 14:25

PC 등 디지털 기기에서 적용되는 데이터 전송 기술이 진화 중이다. 시간이 흐를수록 데이터 처리 속도가 빨라진 제품이 나오고, 이에 따라 처리된 데이터를 빠르고 더욱 활용할 수 있는 범위가 넓은 전송 규격이 각광받고 있는 것.

27일 업계에 따르면 올 상반기부터 여러 데이터 전송 방식이 상위 버전으로 업그레이드 되면서 PC 시장 지형도가 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표적으로 사타(S-ATA) 연결과 USB의 상위 버전이 나오고, 이 기술을 탑재한 PC 제품으로 세대 교체가 이뤄지고 있다.

이와 함께 인텔이 최근 선보인 새로운 유무선 전송 규격인 썬더볼트와 와이다이 기술을 탑재한 제품도 속속 등장하고 있어, PC 시장이 패러다임이 한 차례 변화할 것으로 업계 관계자들은 보고 있다.

■사타(S-ATA) 3

PC 메인보드와 하드디스크드라이브(HDD)와 광학디스크드라이브(ODD)를 연결하는데 쓰이는 사타(S-ATA) 규격의 세대 교체 속도가 올해 들어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사타 규격 주관 단체인 '시리얼 ATA IO'는 2009년 초당 6기가비트를 전송할 수 있는 새 사타 규격을 공개했다. 흔히 사타 2, 사타 3로 부르지만 이 단체는 공식적으로 ‘SATA 3.0 Gbit/s’, ‘SATA 6.0 Gbit/s’라고 칭한다.

이전 규격인 사타 2가 초당 3기가비트를 전송하는 것에 비해 사타 3는 약 2배 빠르게 데이터를 전송할 수 있다.

지난해 봄부터 애즈락을 중심으로 사타 3를 지원하는 메인보드가 국내 출시됐고, 연말께 본격적으로 다양한 제조사들이 국내 시장에 선보였다. 인텔 P67, H67, Z68 등의 칩셋 보드와 AMD SB850, A75 칩셋 보드에서 사타 3를 지원한다. 또한 별도 컨트롤러를 사용하면 사타 3를 이용할 수 있다.

HDD 업계는 이보다 발빠른 행보다. 씨게이트, 웨스턴디지털에 따르면 노트북에 장착하는 모바일용 2.5인치 하드디스크 외에 3.5인치 제품은 더 이상 사타 2 규격 제품을 선보이지 않고 있다. 하위 호환이 가능하기 때문에 시장성에 문제가 없어 사실상 단종시킨 것이다.

사타 3를 지원하는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출시도 잇따르고 있다. 사타 3의 데이터 전송 속도는 읽기, 쓰기 등 데이터 처리 속도가 빠른 SSD에서 활용도가 높다. 현재 인텔, 커세어, OCZ 등의 브랜드가 사타 3 지원 SSD를 내놓고 있고, 삼성전자는 현재 출시 준비중이다.

■USB 3.0

USB 3.0은 2008년 11월에 공개된 이후 이듬해 겨울 아수스와 기가바이트, 버팔로 등이 해당 포트를 탑재한 제품을 선보였다. USB 3.0은 이론적으로 초당 5기가비트의 데이터 전송이 가능해 2.0 버전보다 최대 10배까지 빠르다. 최근 발전하고 있는 데이터 전송 규격 가운데 USB가 가장 활발하고 빠르게 진행되는 편이다. 이전까지 사용하던 USB 2.0은 지난 2002년 인텔이 자사 칩셋에 지원하기 시작하면서 급속하게 확산됐다. 이후 USB 포트는 PC와 외부 기기를 연결하는 대명사가 됐다.

현재 USB 포트를 통해 메모리 드라이브 외에도 디지털 카메라, 외장 하드, 유무선 마우스, 프린터 등 다양한 외부 기기가 PC와 연결된다. USB 규격은 프린터나 키보드, 마우스 등에서 사용되는 PS/2, 패러렐 등 전용 포트도 밀어냈다. 최근 들어 스마트폰 등 충전 단자로도 많이 사용된다.

인텔은 자사가 개발한 썬더볼트와 USB 3.0을 동시 지원하기로 했다. 또한 AMD 역시 CPU에 그래픽 코어를 탑재한 퓨젼 A시리즈 지원 칩셋에 USB 3.0을 사용하기로 결정해 USB 3.0 보급 확산 속도는 더욱 빨라질 전망이다.

올 상반기 국내 PC시장서 USB 3.0을 탑재한 신제품은 노트북과 외장 하드, USB 메모리 드라이브 중심으로 출시되기 시작했다. 특히 외장 하드 신제품은 이제 USB 2.0 규격 제품을 찾아보기 힘들 정도다.

이처럼 USB 3.0으로 빠르게 교체되는 것은 이전 규격인 USB 2.0 포트에도 동시에 사용할 수 있는 하위 호환성 때문이다. 씨게이트 관계자는 기존 USB 2.0 포트도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현재 출시하고 있는 외장 하드 전제품은 USB 3.0을 지원한다고 말했다.

■썬더볼트

썬더볼트는 애플이 올해 선보인 맥북프로와 아이맥에 이어 곧 출시 예정인 맥북에어, 맥미니, 씨네마 모니터에 적용되면서 널리 알려진 새로운 데이터 전송 규격이다.

썬더볼트는 코드명 '라이트피크'의 정식 명칭으로 인텔이 2009년 개발자회의(IDF)에서 처음 공개했다. 인텔은 썬더볼트를 개발하며 초기에 USB 포트를 대체하려는 움직임을 보였으나 이후 USB 3.0도 지원하기로 해 데이터 전송 규격 간 경쟁 구도는 사라진 상황이다. 다만 애플PC 제품은 USB 2.0 포트만 탑재하게 됐다.

캐논과 소니가 썬더볼트 대열에 합류할 계획을 밝혔지만 아직 이 기술을 지원하는 제품을 내놓지는 않았다. 이에 따라 썬더볼트 기술은 애플에서만 사용할 수 있다.

인텔에 따르면 썬더볼트는 이론상 기존 USB 2.0보다 20배, USB 3.0보다 2배 빠르다. 이는 초당 10기가비트의 데이터를 전송하는 것으로 풀HD급 영화 한 편을 전송하는데 30초면 충분한 속도다.

그러나 맥북프로에 탑재된 썬더볼트 경우 광섬유가 아닌 구리 기반 케이블이 사용돼 최대 대역폭을 제공하지 않아 제 속도를 모두 느끼기는 어려운 것으로 알려졌다.

■블루투스 4.0

무선 데이터 전송 방식인 블루투스도 변화 기로에 서있다. 현재 블루투스의 가장 상위 버전은 지난해 6월에 공개된 4.0이다.

블루투스는 다른 데이터 전송 규격보다 다양한 버전이 함께 쓰이고 있다. 최상위 버전은 블루투스 4.0은 최근 애플이 선보인 맥미니와 출시 예정인 맥북에어에 사용된다.

이 기술 주관사인 블루투스SIG 관계자는 블루투스 4.0은 의료용 애플리케이션을 겨냥해 개발된 만큼 저에너지 기술이 특징이라며 이전 버전보다 전력 소비가 눈에 띄게 줄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각종 모바일 기기에 활용도가 높고 향후 '입는(wearable) PC'에 탑재될 수도 있다는 설명이다.

2009년 공개된 블루투스 3.0은 고속 데이터 전송을 위한 와이파이 전송 차용이 가능하다. 반응 속도가 빠른 블루투스와 고속 전송이 가능한 와이파이 기능을 사용 환경에 따라 바꿔가면서 사용하는 기능이다.

블루투스 3.0 역시 국내 시중에 판매되는 다양한 PC에 탑재돼있으며 이전 버전인 블루투스 2.1 +EDR을 사용하는 노트북 PC도 다수 출시됐다.

■와이다이

와이다이(Wireless Display, Wi-Di)는 아직 국내 소비자에 익숙한 데이터 전송 기술은 아니다. 올초 CES 2011에서 공개된 인텔의 무선 디스플레이 전송기술로 2세대 코어 프로세서(샌디브릿지)를 출시하며 함께 선보인 n스크린 기술이다.

와이다이를 이용하면 PC에 있는 동영상 콘텐츠를 TV나 프로젝터 등에 실시간으로 무선으로 전송할 수 있다. 동영상 뿐만 아니라 노트북 화면을 그대로 TV 화면과 동기화 할 수도 있기 때문에 활용도가 높다.

예컨대 선을 연결하지 않고 노트북 화면을 여러 사람이 볼 수 있도록 와이다이로 연결해 프레젠테이션을 할 수 있다. 또한 영화나 TV콘텐츠를 함께 시청하는 것도 가능하다. 복잡한 연결 선을 꼽지 않고도 고용량 데이터를 쉽게 전송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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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샌디브릿지 탑재 노트북이라고 하더라도 와이다이를 무조건 지원하는 것은 아니며 출시된 PC 제품도 드물다.

아울러 와이다이 전용 공유기를 별도로 구입 사용해야 하는데 D링크나 벨킨 등 소수의 제조 업체만이 제품을 선보였다. 아울러 구입 가격도 20만원 전후로 비싸다. 그러나 기술 자체 편리성으로 인해 머지 않아 보급이 확산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