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푸스 E-P3 "성능 한 스푼, 감성 두 스푼"

일반입력 :2011/07/27 08:51

미러리스 카메라 시장에서 가장 선두에 있는 곳은 올림푸스와 파나소닉이 합세한 마이크로 포서드 진영이다. 가장 먼저 미러리스 카메라를 선보이기도 했거니와 다양한 라인업을 갖추고 있다. 경쟁사보다 한두해 앞서 출시한 까닭에 세대 교체도 최소 한두 번 가량 더 이뤄졌다.

이러한 가운데 국내 미러리스 카메라 시장을 주도한 올림푸스한국은 동시에 미러리스 카메라 3가지를 새롭게 공개했다. 콤팩트 디카 크기의 펜미니(E-PM1), 올초 출시된 E-PL2에 무게를 확 줄인 후속 제품 E-PL3 그리고 펜(PEN) 시리즈 플래그십 모델인 E-P3가 그것이다.

동시에 미러리스 카메라 3종을 출시한 것은 향후 카메라 시장의 대세가 될 것이라는 올림푸스의 굳은 믿음 때문이다. 방일석 올림푸스한국 사장은 지난 5일 신제품을 발표하면서 “2013년 국내 전체 렌즈교환식 카메라 시장에서 미러리스 카메라 점유율이 60%에 이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올림푸스한국은 신제품 3종 가운데 우선 E-P3 예약판매를 시작했다. 물량 수급에 따른 이유도 있겠지만 신제품 가운데 주력 기종으로 정해진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 이 회사에 따르면 예판 분량은 모두 소진됐고 추가 판매를 결정했다.

E-P3는 전작 E-P2가 출시된지 약 1년 반이 지난 후에 공개된 터라 성능과 디자인에 많은 관심을 받았다. E-P3를 사용하며 비교해본 결과 디자인은 전작을 이어가면서 사양은 대폭 개선됐다.

■DSLR을 넘보기 시작한 미러리스 카메라

현재 미러리스 카메라 가격과 크기를 고려한다면 여전히 DSLR 성능을 넘어서기에는 부족함이 적지 않다. 그러나 기술 발전 속도는 괄목할 정도다. E-P3 역시 플래그십 모델답게 고사양 카메라에 한발 더 앞서간 모습이다.

E-P3가 전작과 비교해 성능 면에서 확연히 달라진 부분은 자동초점 기능, 정전식 터치스크린 OLED, ISO 감도, 동영상 촬영 모드 등으로 압축다. 이미지 센서의 개선은 없었지만 한 단계 발전한 이미지처리엔진 ‘트루픽(TruePic) VI’가 적용됐다. 올림푸스 DSLR에서 먼저 선보인 파인디테일 기능으로 선예도도 한층 강화됐다. 사용자가 당장 느낄 수 있는 변화점은 보다 빨라진 자동초점(AF) 기능이다. 주파수 가속 센서(FAST AF) 시스템을 적용해 카메라를 사용하자마자 바로 느낄 수 있을 정도다. 초점 영역이 11점에서 35점으로 늘어났고 AF 트래킹 등을 통해 움직이는 피사체 촬영도 수월해졌다.

터치스크린 속 한 곳을 손가락으로 살짝 건드리기만 해도 찍으려는 피사체에 초점을 맞출 수 있는 기능 역시 편리함과 재미를 더한다.

가령 일렬로 늘어서있는 가로수 가운데 한 그루만 골라 초점을 맞추는게 가능하다. 특히 액정 화면 속에 빠르게 움직이는 피사체를 터치하면 초점을 제대로 맞춘 사진을 찍을 수 있기 때문에 신속한 촬영이 가능해졌다. 아울러 AF 포인트 크기를 작게 할 수 있어 보다 정밀하게 초점을 맞출 수 있다.

펑션(Fn) 버튼과 다이얼이 각각 2개씩 있지만 터치스크린을 통해 각종 설정을 조작할 수 있다. 이에 따라 다양한 기능을 탑재했지만 사용은 간편해졌다. 물론 OLED만의 화사한 해상도는 LCD를 사용한 기존 펜 시리즈에서 한층 진일보했다.

감도는 다소 불만스럽다. 1만 2천800까지 지원하는 ISO 감도는 얼마나 자주 이용할 수 있을지 의문이 든다. 반면 빈도가 높고 유용한 ISO 100을 배제한 것 역시 아쉬운 부분이다.

동영상 촬영 기능은 캠코더에 가깝다. 요즘 들어 카메라와 캠코더의 경계가 애매해진 것이 사실이지만 720p 영상을 최대 7분간 촬영할 수 있는 기존 펜 시리즈와 비교하면 E-P3는 일취월장했단 말이 아깝지 않다. 1080i AVCHD 동영상을 최대 29분까지 담을 수 있다.

카메라로 감성을 자극하려면…

고사양, 고성능만 바라본다면 미러리스 카메라는 정답이 아니다. 미러리스 카메라가 차지하는 위치는 아직 보급형 DSLR을 뛰어넘기에도 부족함이 많기 때문이다.

미러리스 카메라가 처음 등장했던 이유처럼 E-P3는 외관이나 사용자 경험 측면에서 감성을 자극하는 요소가 많다. 우선 제품 전체 디자인은 E-P1과 많이 닮았다. 올림푸스는 자사 홈페이지를 통해 “영원성을 상징하는 클래식한 디자인”이라고 밝혔다. 이 디자인과 스타일을 고수하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변화가 없는 것만은 아니다. 자칫 지루해질 수 있는 외관을 변화시킬 수 있다는 것이 E-P3의 소소한 특징이다. 분리형 그립을 채택해 다양한 모습으로 변신이 가능하다. 기본 그립을 떼어내고 깔끔하게 사용할 수 있을 뿐 아니라 별도 카메라 그립을 구입해 장착할 수도 있다.

물론 사진을 찍는 도구이기 때문에 외관 디자인 외에 흥미로운 촬영 기능도 제공한다.

펜 시리즈 가운데 가장 많은 총 10가지 아트 필터를 제공하는 것은 단연 E-P3만의 장점이다. 올림푸스에 따르면 아직 출시되지 않은 E-PL3와 E-PM1은 6가지 아트 필터만 지원한다.

E-P3는 아트 필터 종류가 많을 뿐 아니라 한 장의 사진에 기본 아트 필터와 함께 추가 효과를 적용할 수 있는 ‘아트 필터 브래킷팅’ 기능을 사용할 수 있다. 아트 필터는 동영상 촬영시에도 사용할 수 있다.

아트 필터와 함께 장면 모드도 활용성이 높다. 인물이나 풍경, 스포츠, 야경처럼 일반적인 사진 외에 촛불, 불꽃놀이 등 초보자가 촬영하기 어려운 상황을 최적화된 설정으로 간편하게 찍을 수 있다. 아트필터(ART)나 장면모드(SCN)는 음각 모드로 제작된 상단 다이얼을 돌려 선택한 후 사용하면 된다.

새로운 그래픽 유저 인터페이스(GUI)도 다시금 손길을 가게 하는 요소다. 다른 기능보다 메뉴 버튼을 눌렀을 때 촬영, 재생, 설정에 관한 조작 화면은 다른 카메라에서 볼 수 없던 모습이다. 마치 애플 맥OS를 처음 접할 때와 비슷한 느낌으로 상당히 진보된 느낌을 준다. 단 메뉴 설정 GUI에서 터치 사용은 불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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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3는 올림푸스의 새 라인업 가운데 플래그십 제품답게 진보된 기능을 다수 갖췄다. 기존 펜 시리즈와 비교하며 E-P3를 사용한 뒤 고급형 미러리스 카메라 발전 방향이 떠오르기도 했다.

올림푸스는 카메라 사업 75주년에 걸맞는 제품을 목표로 개발했다고 밝힌 만큼 얼마나 많은 소비자의 선택을 받을 것인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