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누구를 따라하는 것일까?
삼성전자와 애플의 대형 이벤트 날짜가 수차례 겹치면서 긴장감이 팽배하다. 우연 혹은 공교로운 일 정도로 보기는 어려운 수준이다.
세계 디지털 기기 시장 패권을 놓고 격돌한 두 회사 간 마케팅 전략이 깔린 현상이라는 점에서 업계 관심이 비상하다. 서로가 원했든지 여부를 떠나 이른바 ‘물 타기’ 효과는 상당히 나온 것이 사실.
삼성전자는 20일 서울 서초사옥서 미디어 행사를 열고 태블릿 ‘갤럭시탭10.1’ 한국 출시 행사를 열었다. 신종균 무선사업부장(사장)이 참석한 가운데 인터넷 생중계까지 연 대대적 이벤트였다. 이날 애플은 3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매출 286억달러, 순이익 73억1천만달러(주당 7.79달러)라는 대기록이며, 업계 예상을 뛰어넘은 어닝서프라이즈.
때문에 이날 오전부터 언론과 인터넷상에는 삼성전자와 애플의 대형 이벤트 소식이 쏟아졌다. 두 회사가 단독이 아닌 공동 주연이 된 셈.
지난해 6월 8일에는 애플 ‘아이폰4’와 삼성전자 ‘갤럭시S’ 발표가 겹쳤다. 스티브 잡스 애플 최고경영자와 신종균 사장이 몇 시간 간격을 두고 바다 건너서 플래시를 받았다.
같은 해 11월 4일에는 삼성전자가 국내서 7인치 ‘갤럭시탭’을 애플은 ‘맥북에어’를 출시했다. 지난 달 초에는 삼성전자 ‘갤럭시탭10.1’ 미국 출시행사와 애플 ‘아이클라우드’ 발표가 이틀 간격으로 열렸다.
이에 대해 두 회사는 “우연일 뿐”이라고 말을 아꼈지만 업계는 다양한 해석을 내놓았다.
삼성전자의 경우 그룹 계열사인 제일기획이 ‘맞불작전’ 전략을 제시했고, 애플 역시 세계적 주목도가 커진 삼성전자 행사가 눈엣 가시라는 설명이 일반적이다.
애플은 지난 4월 삼성전자 ‘갤럭시S2’ 출시를 앞두고 특허침해 혐의로 삼성전자를 제소하는 등 강한 견제 의지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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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가운데 노무라증권과 가트너 등이 삼성전자가 올 하반기 애플 이상의 스마트폰 판매량을 기록할 것이라고 예상하면서 두 회사 간 신경전은 더 치열해졌다.
업계 고위 관계자는 “현재와 같은 분위기라면 삼성전자와 애플 간 이벤트 싸움이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며 “무섭게 추격 중인 삼성전자를 애플이 상당히 의식했다는 의미”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