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돌 팬클럽, 여가부 홈피 점거 사연

일반입력 :2011/07/20 08:36    수정: 2011/07/20 20:28

전하나 기자

지난 19일 여성가족부 홈페이지가 아이돌가수 팬클럽 접속 폭주에 한동안 마비되는 일이 발생했다.

비스트의 노래 ‘비가 오는 날엔’이 청소년유해매체물이 된 것에 반발한 이 그룹의 팬클럽 회원들이 항의성 글을 집중적으로 올리면서 여가부 홈페이지가 일시적으로 다운된 것이다.

여가부 산하 청소년보호위원회는 지난 14일 ‘취했나봐 그만 마셔야 될 것 같아’라는 가사가 청소년들에게 음주를 조장한다는 이유로 해당 노래를 청소년유해매체물로 결정했다.

청소년유해매체물로 결정된 음반은 청소년보호법에 따라 ‘19세 미만 판매금지’ 스티커를 붙여 판매해야 하며 밤 10시 이전에 방송할 수 없다.

또 음악사이트에 배포하거나 방송과 공연에 사용할 경우 지적된 부분의 가사를 수정해야 한다. 이같은 사후규제는 자가검열을 유도한다는 점에서 창작자 역량과 가치를 크게 훼손한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비스트 음반이 청소년유해매체물로 ‘낙인’ 찍힌 것에 대해 이 그룹 멤버 양요섭은 자신의 트위터에 “앞으로 동요만 불러야겠다”는 글을 올려 답답한 마음을 내비치기도 했다.

때문에 여가부 홈페이지는 ‘우리 오빠’를 건드린 것에 단단히 뿔이 난 소녀팬들로부터 완전히 점거당한 상태다. 여가부는 수십통씩 걸려오는 항의전화로 인해 행정 업무에도 차질을 빚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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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같은 반발 움직임은 여가부 폐지 서명운동으로 번지고 있는 모습이다. 다음 아고라에 지난 18일 올라온 ‘여성가족부는 폐지하라’는 청원글은 지금까지 5천명에 달하는 서명을 받아냈다.

현재 2PM의 ‘핸즈업(HANDS UP)’이라는 노래 역시 청소년유해매체 심의 절차를 밟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져 2PM 팬들까지 항의 행렬에 가세하는 양상이어서 논란이 쉽게 사그라들기는 어려울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