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이통사 대호황, 일자리는 최악...왜?

일반입력 :2011/07/18 18:35    수정: 2011/07/19 09:45

이재구 기자

미국시장에 스마트폰, 태블릿,무선인터넷 열풍이 불면서 이동통신업계가 최고의 호황을 기록하고 있지만 업계의 일자리는 심각한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18일(현지시간) 미국이통사의 고용이 12년내 최악인 16만 6천600명을 기록했다고 이달 초 나온 미노동부 통계를 인용해 보도했다.

이같은 수치는 지난 2008년 뉴욕발 금융위기로 촉발된 불황 직후의 일자리 수와 비교해도 2만개가 줄어든 것이고 지난해에 비해서도 2천개나 감소했을 정도로 심각한 것이다.

보도는 이같은 업계의 급성장과 일자리 수급 불균형의 원인에 대해 ▲기업결합 ▲아웃소싱▲신기술에 의한 생산성 향상 ▲일자리 성장률을 줄이는 사업방식의 도입 등에 의한 역풍이라고 분석했다.

■기업결합, 아웃소싱,신기술 도입 등으로 직원 줄어도 매출 향상

이통사의 매출은 지난 2006년 20만7천명의 일자리를 기록했을 때보다 28%나 늘었지만 대부분 비노조원인 직원들의 일자리는 20%나 감소했다.

이통사업에서는 스마트폰과 네트워크 기술의 성장을 위해 반드시 그만큼 많은 콜센터직원과 판매직원이 늘어날 필요는 없었다.

이런 경향은 폭발적인 생산성 증가 통계에서도 나타난다. 가장 최근 통계치인 지난 2009년 통계에 따르면 이통사 직원의 시간당 생산성은 24.3%나 증가했다. 이는 다른 어떤 서비스산업계에 비해서도 높은 것이었음을 미 노동부 5월 통계는 보여준다.

지난 2002년 이래 이통업계의 시간당 생산성은 거의 3배나 치솟았다.

분명히 이동통신산업 호황은 SW개발,출판,미디어 같은 다른 산업계와 직업군에 일자리를 만들어 내고 있다. 검색제왕 구글은 자사가 매년 모바일과 관련해 10억달러의 매출을 만들어내고 있고 올해에만 6천명의 직원을 채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트위터나 포스퀘어랩,플립보드같은 기업들은 아주 빠른 속도로 성장세를 구가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이 분야는 코어 네트워크가 성장엔진 역할을 하는 생태계로서 더많은 휴대폰 및 유사기기 사용자들의 증가세에도 불구하고 더 적은 인력으로 꾸려갈 수 있게 됐다”고 말하고 있다.

■고객서비스직 3년새 40% 감소

이는 이통업계 종사자, 특히 고객들이 몰리는 서비스분야 종사자들에게는 별로 내키지 않는 편안함이다.

미 노동부 통게에 따르면 미 이통사의 고객 서비스 종사자 수는 지난 2007년 5만5천930명이었지만 지난 해 말에는 40%나 줄어든 3만3천580명을 기록했다.

새로운 효율성은 최근 서비스,휴대폰모델,작업 과정 단순화 등으로 효율화를 보여준 스프린트 넥스텔에서 확실하게 드러난다. 스프린트 고객 담당이사는 구글 안드로이드폰 도입이 전화문의를 줄이는데 커다란 기여를 했다고 말했다. 안드로이드는 좀더 사용하기 쉬우며, 보다 독창적이고, 따라서 고객들에게 의심의 여지가 없었다는 것이다.그 결과 지난 해 말 스프린트의 콜센터 수는 44개로 2007년말 74개에 비해 40%나 줄어들었다. 자연히 직원 수도 6만명에서 4만명으로 줄었다.

물론 이런 정부의 통계 수치와 이통산업계 일자리가 줄어들고 있다는 데 대해 이견도 있다.

밥 로슈 북미이통사업자협회(CTIA)부사장은 “정부의 통게 수치는 이통업계 종사자 수를 너무 적게 잡고 있다”고 말했다.

CTIA는 자체 조사결과 이통사업자들이 지난 해 말 현재 25만명의 종사자를 거느리고 있으며 10년 전에 비해서는 6만 5천명이나 늘어났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지난 2007년 말 이래 1만6천명이 줄어든 것에 대해서는 인정하고 있다.

CTIA통계에 따르면 지난 해 무선단말기기에 접속한 사람의 숫자는 3억200만명으로 지난 2007년에 비해 19% 증가했다.

버라이즌과 AT&T의 무선사업부문은 지난 수년간 거의 직원을 늘리지 않아왔다고 말하고 있다. 이들의 무선사업 매출은 지난 2008년 1천억달러에서 지난해말 1천220억달러로 22% 증가했다.

AT&T대변인은 더많은 고객들이 온라인상점으로 몰려 휴대폰을 선택하고 값을 치르고 있으며 이는 소매유통점 직원과 판매인력을 줄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기업결합 등으로 생산성 향상, 인력 감원

월스트리트저널은 미 통신산업계 생산성 향상의 가장 큰 요인은 기업결합이라고 지적했다. 이는 곧 기업결합에 따른 직원 수의 감소를 의미하는 것이다.

지난 2009년 버라이즌이 올텔을 인수한 이후의 사례가 대표적이다. 지난 달 버라이즌은 버지니아주 버지니아 비치의 올텔콜센터를 폐쇄했다.

미국정부가 미국 2위 이통사 AT&T와 4위인 T모바일 간의 인수합병(M&A)을 승인할 경우 더많은 일자리가 사라지게 될 전망이다.

AT&T임원은 기업간 결합이 유통대리점 통합,통합 광고비 및 후방지원 시스템 통합에 따른 경비절감을 가져다 준다고 말했다.

이통회사는 또 고객서비스와 네트워크 운영업무를 아웃소싱하는 방식으로도 인력을 줄이고 있다.

스프린트는 지난 2009년 6천명의 일자리를 텔레폰ABL.M에릭슨에 네트워크운영 아웃소싱협약을 통해 전배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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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릭슨은 이들 가운데 800명은 에릭슨의 다른 사업부로 옮겼고 500명은 해고했다고 말했다.

초고속성장세를 보이는 이통사 클리어와이어는 최근 수개월간 자사 지구언 3300명 가운데 1400명의 업무를 에릭슨과 텔레테크홀딩스에 아웃소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