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소녀와 연금술의 만남 '메루루의 아틀리에'

일반입력 :2011/07/01 15:40    수정: 2011/07/01 15:55

김동현

일본의 개발사 ‘가스트’를 떠올리면 생각나는 시리즈가 하나 있다. 바로 ‘아틀리에’ 시리즈다. 재료를 조합해 아이템을 만드는 시스템과 미소녀 연금술사가 등장해 화제가 된 이 시리즈는 약 30개가 넘는 시리즈가 다양한 플랫폼을 통해 출시됐다.

그중에서도 가장 최신 시리즈인 ‘알란드의 연금술사’의 최종편인 ‘메루루의 아틀리에’가 지난 24일 국내 정식 출시되면서 이용자들의 관심을 사고 있다. 왕국을 개척하기 위해 직접 연금술을 배우겠다고 나선 철부지 공주 ‘메루루’를 중심으로 벌어지는 다양한 이야기를 그렸다.

특히 이 게임은 ‘알란드의 연금술사’ 마지막 편답게 기존 시리즈에 모습을 드러냈던 다양한 인물이 게임 속에 고스란히 등장한다. 다양한 볼거리는 물론 편의성이 대폭 향상된 게임성, 그리고 일본 작화가 ‘키스히다 메루’의 아름다운 일러스트가 더해져 눈길을 끈다.

플레이스테이션3(PS3) 독점 게임 ‘메루루의 아틀리에’는 게임 속 국가 알란드의 주변국인 아르즈의 공주 ‘메루루’가 등장해 주어진 기간 동안 연금술을 활용해 나라를 개척해 나간다는 내용으로 진행되는 역할수행게임(RPG)다.

이용자는 ‘메루루’가 되어 자신의 스승 ‘토토리’와 함께 게임 속 인물들의 부탁을 수행하며 연금술을 배워나가야 한다. 연금술을 이용해 왕국의 개척은 물론 주변 인물들간의 관계도 발전 시켜 최종적으로는 알란드의 속국을 벗어나 더 큰 왕국을 완성하는 것이 목적이다.

게임은 알란드에서 파견 나온 연금술사 ‘토토리’와 ‘메루루’의 만남으로 시작된다. 왕국의 개척을 위해 나온 ‘토토리’의 연금술을 보고 한 눈에 반한 ‘메루루’는 그녀를 스승으로 모시게 된다. 이후 ‘토토리’와 함께 온 여러 인물들과 함께 본격적인 왕국 개척에 들어간다.

‘키스히다 메루’ 작화가의 아름다운 일러스트를 바탕으로 펼쳐지는 이 게임은 수많은 재료의 조합을 통해 다양한 아이템을 만들어 게임 속 인물들의 의뢰를 완수해야 하는 것을 목적으로 진행된다.

재료를 얻기 위해서는 도시를 벗어나 다양한 지역을 탐험해야 하고 의뢰에 따라 여러 동료를 구해 모험을 가는 것도 가능하다. 일부 의뢰는 주변 동료들이 직접 내려주는 것이고 이에 따라 관계 발전 및 추가적인 이벤트신을 만날 수도 있다.

게임은 연금술 공부, 재료 수집, 왕국 개척, 의뢰 수행, 주변 지역 탐험, 전투 등으로 나눠진다. 연금술 공부는 자신이 직접 모든 재료를 이용해 만들 수 있는 아이템을 늘려가는 형태다. 만들어진 연금술은 연금술 도감에 차곡차곡 기록되므로 게임 진행시에 참고하면 된다.

또한 재료 수집은 도시나 상점, 그리고 주변 지역 탐험을 통해 늘릴 수 있다. 단순히 재료는 그 자체로는 쓸모가 없기 때문에 도감을 보고 만들 수 있는 아이템이나 의뢰의 필요한 물품에 필요한지 여부를 파악해 가면서 게임을 해야 한다. 게임 속 재료는 수백 가지다.

의뢰 수행과 왕국 개척은 비슷한 형태로 진행되지만 큰 맥락은 다르다. 의뢰 수행은 주변 인물을 도와 아이템이나 재료를 받거나 관계를 개선하는데 쓰이고 왕국 개척은 왕국의 발전을 위한 임무를 수행하는 형태다. 의뢰 수행에는 주변 동료가 주는 경우도 있다.

왕국 개척을 진행하면 자연스럽게 도시에 건축물을 늘릴 수 있게 되는데 이에 따라 왕국의 수준 및 여러 가지 부가 효과를 얻게 된다. 요즘 유행하는 디펜스 게임처럼 직접 설치를 하는 형태는 아니지만 건축물 자체가 생기는 것만으로도 다양한 혜택이 생기기 때문에 꼭 해야하는 부분이다.

전투 부분은 턴 방식의 전투를 채택하고 있다. 쉽게 이야기하면 ‘파이날 판타지13’에서 본 전투 방식과 흡사하다. 각각의 캐릭터마다 능력치가 있고 이에 따라 턴이 결정된다. 턴마다 공격 또는 다른 행동이 가능하고 캐릭터마다 특수능력이 달라 순서를 보며 전략적으로 행동해야 한다.

이렇게 진행되는 전투 자체의 느낌은 상당히 괜찮은 편이다. 부드러운 캐릭터들의 움직임과 멋진 연출 효과가 더해지는 스킬 사용 장면, 그리고 자신이 직접 만든 연금 아이템을 이용한 다양한 공격은 자칫 단순해질 수 있는 이 게임의 재미를 높여주는 요소라고 할 수 있다.

이 외에도 게임 속에는 이용자의 진행 방식에 따라 매우 다양한 이벤트와 다중 결말을 만날 수 있다. 이벤트 중에는 수영복 콘테스트나 단체 온천 관광신 등 남성 이용자들을 위한 요소들도 많이 있다. 특히 일러스트 수준은 타의 추종을 불허할 정도로 수준이 높다.

물론 아쉬운 부분도 있다. 이 시리즈에 익숙하지 않은 이용자들에게는 다소 어려운 요소들이 많이 있을 뿐만 아니라 정해진 시간 내 여러 가지 목적을 수행해야 하다보니 후반으로 갈수록 쫓기듯 플레이를 해야 한다. 기존 시리즈들보다는 좀 더 자유도가 하락한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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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일본어 버전으로 그대로 출시됐기 때문에 컬러에 꼼꼼한 한글 매뉴얼만으로는 게임의 재미를 제대로 즐기기엔 어렵다. 게임 속 상당수를 차지하는 대화신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면 목적은 물론 단순한 의뢰조차 완수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번 ‘메루루의 아틀리에’가 ‘알란드의 연금술사’ 시리즈 마지막이기에 이런 단점은 좀 더 크게 다가오는 것 같다. 그래도 팬들에게는 여전히 확실한 재미를 전달해주기 때문에 꼭 즐겨보는 것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