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다양한 한글화 게임을 선보이면서 국내 콘솔게임 시장 활성화를 위해 노력 중인 소니컴퓨터엔터테인먼트코리아(SCEK)가 지난 24일 남녀 관계에 대한 독특한 시각을 담은 스릴러 게임 ‘캐서린’을 출시했다.
남자만 꾸게 되는 악몽이라는 소재와 어드벤처 요소와 퍼즐 요소를 결합한 독특한 게임성, 그리고 이용자의 선택에 따라 다양하게 바뀌는 멀티 엔딩 등 여러 특징을 가진 이 게임은 출시 이후 많은 이용자들의 사랑을 받으면서 화제가 되고 있다.
불륜이나 바람을 피운 남자들과 그 속에 있는 남녀의 속마음을 꿰뚫어보듯 쏟아지는 게임 속 내용들은 공감이 되면서도 섬뜩한 기분이 든다. 특히 결혼정령기의 남자들이 느끼게 되는 부담감을 괴기스럽게 표현한 부분은 여러 생각이 들게 만든다.
■32살 빈센트, 임신한 여자 친구를 두고 불륜에 빠지다
5년 사귄 여자 친구를 둔 32살의 직장인 빈센트 브룩스는 하루하루를 꾸역꾸역 보내고 있는 남자다. 매일 저녁 바에서 친구들을 만나 술 한 잔을 하고 집에 들어가 남은 맥주를 먹는 그런 평범한 삶을 보내고 있다.
무기력하게 삶을 보내던 그에게 하나의 사건이 터진다. 바로 동갑내기 여자 친구의 임신이 그것. 빈센트의 여자친구 ‘캐서린’(Katherine)은 임신 사실을 알고 나서 빈센트에게 결혼에 대한 압박을 가하기 시작한다.
이런 고민으로 늦은 저녁 단골 바인 ‘스트레이 시프’에서 혼자 술을 마시던 빈센트에게 한 여성이 다가온다. 그녀는 빈센트에게 호감을 보이게 되고 순간의 실수로 그는 그녀와 하룻밤을 보내게 된다. 그리고 그날 빈센트는 악몽에 빠지게 된다. 끝없는 계단을 오르는 꿈이었다.
■결혼에 대한 현실적인 이야기를 독특한 악몽으로 풀어내다
‘캐서린’ 게임은 결혼 적령기의 남성이 느끼는 고민을 악몽이라는 소재와 연결해 풀어낸 스릴러 게임이다. 기본적인 게임 진행은 어드벤처 게임처럼 진행되지만 악몽 부분은 두뇌자극을 주는 퍼즐로 돼 있다. 이 두 요소는 이야기에 맞춰 기가 막히게 연결된다.
게임 속 주인공 빈센트는 32살에 결혼에 부담감을 느끼는 꽤나 현실적인 캐릭터다. 그는 막상 여자 친구에게 고마움을 느끼면서도 자신의 지금 상황에서 벗어나고 싶어 하는 이중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그런 그에게 또 다른 ‘캐서린’(Catherine)의 등장은 혼란을 안겨준다.
이 이야기는 그동안 게임 속에서 쉽게 다룰 수 없었던 불륜과 남성의 심리를 다뤘다는 점에서 화제가 됐다. 게임 속 C로 시작하는 불륜녀 ‘캐서린’의 경우 남자들의 고민을 날려버린 성격을 가지고 있다. 결혼에 대해서는 관대하고 이유 없이 맹목적으로 남자를 사랑해준다.
게임 속 여자 친구 캐서린은 현실을, 그리고 반대로 불륜을 저지른 캐서린은 희망을 대변하는 것이다. 하지만 사람이 현실을 부정하고 살수는 없듯이 게임 역시 부정적인 측면은 분명히 대가가 따른다는 입장을 보여준다.
퍼즐 역시 마찬가지다. 게임 내 퍼즐은 간단한 규칙으로 만들어지지만 자신들의 잘못에 따라 그만큼의 대가를 받도록 돼 있다. 각각의 악몽은 빈센트가 고민하는 요소들로 채워져 있다. 여기서 악몽을 넘어서지 못하면 꿈속에서, 그리고 현실에서 빈센트는 사망하게 된다.
■퍼즐의 난이도는 상당, 그래도 도전해볼만하다
불륜과 남자의 심리를 그린 ‘캐서린’은 스릴러 게임으로써의 가치도 높지만 퍼즐 게임만 놓고 봐도 꽤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만큼 게임 내 있는 퍼즐 시스템은 탄탄하고 잘 다듬어져 있다.
퍼즐의 내용은 간단하게 설명하기에 다소 복잡하다. 계단을 오르기 위한 조건은 그냥 레버를 위로만 하면 되지만 오르기 위해서는 계단 형태처럼 위가 비워져 있어야 한다. 또한 계단을 움직이는 형태는 특정 규칙에 맞춰 진행된다. 이걸 게임 속에서는 ‘변’이라고 부른다.
이 부분에 대한 이해가 없을 경우 중반부터는 정말 어렵게 게임을 진행해야 한다. 곁 보기에는 가볍게 보이는 퍼즐이지만 속사정은 매우 복잡하기 때문에 오랜 시간 다양한 각도로 게임을 즐겨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게임 자체는 이지 난이도로 즐길 경우는 되돌리기 기능이 존재해 좀 더 쉽게 풀어낼 수 있지만 노멀과 하드에서는 이마저도 허용되지 않기 때문에 익숙하지 않다면 꼭 이지로 먼저해보는 것이 좋다.
■한글화로 더욱 탄탄한 재미를, 진정한 자유는 어디에?
‘캐서린’은 한글화로 더욱 완성도 높은 재미를 느낄 수 있다. 30대 이상이라면 공감할 수 있는 탄탄한 스토리부터 중독성이 높은 퍼즐 요소는 오랜 시간 이용자들을 사로잡을 것으로 보인다. 만약 한글화가 안됐다면 ‘캐서린’의 재미는 절반도 못 즐기고 끝났을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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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술집에서 겪을 수 있는 다양한 에피소드와 미니 게임 ‘라푼젤’ 그리고 술 토막 상식 등 스릴러 게임이지만 부수적으로 즐길 수 있는 다양한 요소들을 마련해 온라인 모드가 없다는 단점을 보완해준다.
만약 플레이스테이션3(PS3)를 가지고 있는 성인 이용자이면서 마땅히 즐길 게임이 없어 블루레이 타이틀 위주로만 보고 있는 이용자라면 이번 게임을 통해 고화질의 애니메이션과 살벌한 이야기, 그리고 중독성 강한 퍼즐의 재미를 느껴보시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