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넘버3' 슈퍼컴 등장...핵융합 플라즈마 현상 연구 활용

[대전=김효정 기자]1초당 60조번의 실수 연산이 가능한 60테라플롭스(TFlops) 슈퍼컴퓨터가 등장했다. 전 세계 TOP500 슈퍼컴퓨터에 등재된 이 컴퓨터는 기상청과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에 이어 국내 3번째 성능을 가진 것으로, 향후 주요 국가자원이 될 전망이다.

국가핵융합연구소(이하 연구소)의 WCI핵융합이론센터는 29일 오후 '고성능 클러스터 컴퓨터 구축 완료 보고회'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연구소는 핵융합 플라즈마 현상 연구 분야의 대용량 시뮬레이션 연구를 위한 60테라플롭스급 슈퍼컴퓨터의 구축을 마치고 본격적인 운영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이번에 구축된 슈퍼컴퓨터는 HP 블레이드 시스템(x86 서버, 리눅스 OS)을 바탕으로 구성돼 최대 이론 연산 성능이 60.8 테라플롭스에 달하고, 세계 슈퍼컴퓨터 TOP500에 등재된 한국CPU 소켓 당 성능이 가장 높다. 5.5cm당 48코어를 장착할 수 있는 높은 시스템 집적도를 보여 저전력 그린 슈퍼컴퓨팅 시스템을 실현하고 있다고 평가된다.

또한 국내에서 보유하고 있는 슈퍼컴퓨터로써는 기상청과 KISTI에 이어 3번째 성능을 가졌으며, 최근 성능 및 안전성 평가를 통해 세계 TOP500 슈퍼컴퓨터 순위 중 423위에 해당하는 성능을 입증한 바 있다.

■연구를 위한 처리시간 10배 가량 빨라져

핵융합에너지의 상용화에 필수적인 플라즈마 난류현상 연구를 수행하고 있는 WCI 핵융합이론센터는 그동안 많은 시뮬레이션 코드의 동시 실행을 위한 고가용성 슈퍼컴퓨터와, 수천 개 이상의 병렬 계산을 요구하는 대형 계산 코드의 효율적 수행을 위한 고성능 슈퍼컴퓨터의 수요를 동시에 만족시킬 수 있는 고성능 병렬 슈퍼컴퓨터 구축을 필요로 해왔다.

이에 핵융합이론센터는 지난해 11월부터 LG엔시스와 협력하여 고성능 클러스터 슈퍼컴퓨터를 구축하고, 네트워크 성능 향상 노력과 시스템 안정성 테스트를 수행하여 본격적인 대용량 핵융합 시뮬레이션 실험이 가능하도록 최종 시스템 설치 완료 마일 스톤을 달성하게 되었다.

국가핵융합연구소 김진용 WCI부센터장은 새롭게 운영에 들어가는 슈퍼컴퓨터는 미국, 일본과 같은 핵융합 연구 선진국에 비해 아직 연구 기반이 취약한 시뮬레이션 기술 분야에서도 본격적인 추격을 위한 발판을 마련했다는데 큰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금번 도입된 슈퍼컴퓨터는 핵융합 플라즈마에서 발생하는 미세난류, 거시적 불안정성 등의 대용량 시뮬레이션 연구를 지원하며, KSTAR 핵융합 플라즈마의 분석 및 제어, 고성능 운전시나리오 개발 등에 활용될 예정이다.

슈퍼컴 도입 후 효과에 대해서 WCI센터의 권재민 선임연구원은 기존에는 복잡한 연산 때문에 한달여가 걸리던 작업이 (슈퍼컴 도입 후) 3~4일만에 끝나기도 한다며 만족감을 나타냈다.

특히 최근 플라즈마 물리 분야의 세계 최고 권위를 가진 유럽 물리학회의 한네스 알벤상(The Hannes Alfven Prize)을 수상하며, 핵융합 이론 분야의 세계적 패러다임을 선도하고 있는 WCI핵융합이론센터 패트릭 다이아몬드 센터장의 주도 하에 '핵융합 플라즈마 난류 및 이상 수송현상 규명과 성능의 정량적 예측'을 목표로 하는 연구에도 활용되게 된다.

이경수 국가핵융합연구소장은 성능상 가장 뛰어난 슈퍼컴은 아니지만 효율적이고 활용도 높은 시설로 자랑스럽게 생각한다며 하드웨어적 요소 외에 소프트웨어 및 시뮬레이션 과학을 발전시키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