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게임 잇따른 이용자 한글화, 부작용 없나?

일반입력 :2011/06/21 09:24    수정: 2011/06/24 14:58

김동현

최근 PC용으로 출시되는 게임 중 상당수가 이용자들에 의해 한글화가 이루어지고 있다. 일부 게임들은 몇 년에 걸쳐 한글화를 진행하기도 하고 빠르면 몇 달 안에 이용자 한글 패치가 나와 온라인상에 공개되기도 한다.

하지만 이에 대한 업체 입장은 좀 다르다. 한글화를 진행하는 과정 자체가 엄연한 불법이고 이를 인정해줄 수 없다는 것이다. 쉽게 말하면 저작권 자체를 침해하는 행위이기 때문에 무분별한 한글 패치 제작은 법적인 문제로 야기될 수 있다는 것이다.

2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이용자 및 커뮤니티에서 양산되고 있는 이용자 한글패치가 저작권 관련 문제로 인한 불법이기 때문에 이용자들의 주의를 요한다는 내용이 공개됐다. 이에 이용자들은 과도한 잣대를 내밀어 이용자들을 힘들게 만들고 있다고 반발했다.

이용자 패치는 최근 PC 게임이라면 통과의례처럼 언급된다. 커뮤니티에서는 PC용 게임을 한글화해줄 ‘용자’분들을 찾는다는 글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으며 한글화 전문 카페 및 커뮤니티 사이트들도 조금씩 만들어지고 있다. 카페는 비공개로 약 20개 정도가 활동 중이다.

‘GTA4’를 비롯해 ‘크라이시스2’ ‘위쳐’ 시리즈 등 많은 유명 게임들이 이용자 한글 패치를 통해 더욱 완벽하게 게임을 즐길 수 있게 됐다. 이용자들 사이에서는 비영리 작업임에도 한글 패치를 만들어주는 팀에게 자금을 후원해주자는 바람도 불고 있을 정도다.

실제로 한글 패치를 개발했던 한 익명의 개발자는 “최근 게임 내 언어들은 로컬 과정을 쉽게 할 수 있도록 따로 구분돼 제공된다. 이 부분을 수정하는 것만으로도 기본적인 언어에 대한 한글화는 이룰 수 있다. 이미지까지 바꾸는 건 정말 많은 시간을 소요하게 된다”고 말했다.

덕분에 정식 출시는 영문 또는 일어 버전이지만 패치를 통해 자막 한글화된 게임들이 상당수 존재한다. 이 한글 패치는 커뮤니티 및 카페를 통해 배포되고 있다.

하지만 이 같은 상황을 바라보는 업체 입장은 달랐다. 한글 패치 자체를 게임을 하는 이용자 입장으로만 바라볼 수 없다는 것이다. 특히 대부분 해외에 본사를 두고 있는 게임의 경우는 국내에서 무분별하게 이뤄지는 한글 패치에 대해 민감한 반응을 보일 수밖에 없다는 것.

실제로 스퀘어에닉스나 일부 업체에서는 이용자들이 직접 만든 한글 패치 작업이 저작권에 위배되고 있으며 만약 자제 요청 이후에도 진행이 될 경우 법적인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국내 게임 시장 입장을 본다면 모르척하고 싶지만 법적 문제가 생겨 이용자들에게 피해가 생기는 것은 꼭 막아야 하기 때문이다.

또한 대부분의 이용자 제작 패치들이 정품 이용자들보다는 불법 복제 게임 이용자들에게 더 많이 사용된다는 것도 문제다. 실제로 ‘GTA4’로 나온 한글 패치의 경우 정품 이용자의 몇 백배 많은 이용자들이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유명 ‘GTA4’ 카페에는 국내 회원 수만 100만 명이 넘는다. 하지만 실제 게임 판매량은 8만장 수준이다.

특히 P2P 사이트나 웹공유 사이트를 통해 공유되는 한글 패치는 상업적인 문제가 더해져 더욱 난감한 일로 번지게 된다. 개발자가 비영리적인 입장에서 개발한 패치임에도 불구하고 이를 통한 수익이 발생하면 공유한 이용자와 개발자 모두 법적인 책임을 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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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이용자들은 반감을 드러내고 있다. 어차피 국내 출시되는 대부분의 게임이 영문 또는 일어 버전이기 때문에 즐기기 어렵고 이용자들이 수익을 내기보다는 좀 더 게임을 편리하게 즐기기 위해 하는 시도라는 점을 법적인 잣대로 제어하려고 한다는 것이다.

한 업체 관계자는 “이용자들이 게임에 대한 열정으로 한글 패치를 제작하는 것은 알겠지만 저작권 문제와 상업적 이용 문제 등이 더해지면 해결하기 난감한 문제로 번진다”며 “저작권 때문에 생긴 문제는 도와드릴 수 없기 때문에 가능하면 하지 않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