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정의 소프트뱅크 "글로벌 톱10 목표"

일반입력 :2011/06/20 16:42    수정: 2011/06/20 16:54

봉성창 기자

'일본 IT 산업의 대부'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이 20일 우리나라를 찾았다.

손 회장은 그동안 사업상 수 차례 한국을 방문했으나, 공식적인 기자회견을 가진 것은 지난 2001년 이후 10년 만의 일이다.

손 회장은 20일 서울 신라호텔서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소프트뱅크의 ‘신30년 비전’을 소개하고 동일본 대지진 이후 많은 관심을 갖게 된 자연 에너지에 관한 견해를 밝혔다.

또한 그는 아시아의 유망한 인터넷 기업에 대한 적극적인 투자로 구축된 소프트뱅크의 네트워크를 통해 우리나라의 선도적인 인터넷 및 모바일 기업의 아시아 진출을 지원해 주고 싶다고 밝혔다. 아직 구체적인 내용을 공개할 수는 없지만 '오리엔탈 특급 프로젝트'를 조만간 가동시킨다는 계획이다.

이는 여전히 한국의 IT산업이 세계적으로 앞서 있고 경쟁력이 있다는 손 회장의 판단에 따른 것으로 국내 기업들이 성장하고 있는 아시아 시장으로 진출하는데 많은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IT기업이 세계 산업의 중심

이날 기자간담회에는 21세기 산업에 대한 손 회장의 경영철학에 대한 소개가 주를 이뤘다.

손 회장은 “100년 전 세계 10대 기업은 주로 철강, 석유, 석탄 회사였다”며 “그러던 것이 최근에는 애플, IBM, 마이크로소프트 등 IT 회사 들이 그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그는 “계열사를 다수 거느린 대기업보다는 다양한 전략적 파트너를 가지고 있는 인터넷 기업이 더 각광받을 것”이라며 소프트뱅크야 말로 이와 잘 어울리는 기업이라고 강조했다.

손 회장은 우리나라 대기업의 경영권 승계 방식에 대해서도 따끔한 일침을 날렸다. 그는 소프트뱅크가 지난해부터 경영권 승계를 위해 ‘소프트뱅크 아카데미아’를 설립했다고 설명했다.

이곳에서는 내부에서 200명, 외부에서 100명을 선발해 후계자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곳에서 선발된 최종 1인은 소프트뱅크를 이끌며 나머지는 협력사 대표 등을 맡게 된다.

손 회장은 “한국 IT산업은 짧은 기간에 눈부신 성장을 거두며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며 “특히 한국은 지진에서 안정적이기 때문에 데이터센터 구축 등이 용이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실제로 소프트뱅크는 지난 대지진 이후 데이터센터 일부를 우리나라로 이전하기로 했다.

■궁극적인 목표는 다수의 최대 행복

손 회장은 소프트뱅크의 향후 30년의 비전에 대해 '정보 혁명을 통해 사람들을 행복하게'라는 이념이 소프트뱅크가 나아갈 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를 위해 소프트뱅크는 사람들이 서로의 지혜와 지식을 공유하게 해 기업 가치를 극대화하고 나아가 인류와 사회에 공헌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소프트뱅크는 특정 기술이나 비즈니스 모델에 집착하지 않고 ‘인류를 행복하게 하는 정보 혁명’을 위해 많은 기업들과 함께 정보혁명을 확산시켜 나갈 것임을 강조했다. 이를 통해 30년 후 소프트뱅크가 사람들이 가장 필요로 하는 세계 10위권 내의 기업이 되겠다는 야심찬 목표를 밝혔다.

손 회장은 이날 오전에 진행된 글로벌 녹색 성장 서밋에서 자연 에너지의 중요성에 대한 간단한 기조연설을 한 후, 오후 기자회견을 통해 동일본대지진 이후 본인이 느낀 자연 에너지의 중요성에 대해 다시 한번 역설했다. 이를 통해 안심할 수 있고 안전한 사회 만들기에 공헌하고 싶다는 솔직한 심경도 밝혔다.

손 회장은 작년부터 시작된 마이크로 블로그 열풍을 타고 주로 트위터를 통해 그의 경영철학과 비전을 전세계적으로 공유 하고 있으며, 1백 20만 명이 넘는 팔로워를 가진 소셜 네트워크 상의 오피니언 리더로 많은 사람들의 지지를 받고 있다.

또한 손 회장은 지난 3월 일본 대지진 당시 부모를 잃은 아이들의 통신비를 성인이 될 때까지 지원해주는 등 회사차원에서의 도움과 더불어 개인의 기부로는 유례를 찾기 힘든 큰 금액인 1천300억 원을 지원하기로 약속하며 사회공헌 활동에 앞장서고 있다.

손 회장은 앞서 오전에 청와대를 방문해 이명박 대통령과 면담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 손 회장은 일본에서 최근 일어난 원자력발전소 사고를 거울삼아 각국의 기존 에너지 정책을 바꿔내야 한다며 한국의 원전 의존형 에너지정책 수정을 촉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은 누구?

[주요 이력 사항]

1981 소프트뱅크 설립

1996 야후! 재팬 설립, 이사회 의장

2003 BB 테크놀러지 설립, 대표이사/회장 (현 소프트뱅크 BB)

2004 저팬 텔레콤 인수, 이사회 의장 (현 소프트뱅크 텔레콤)

2004 BB 모바일 설립, 대표이사

2007 소프트뱅크 모바일 대표이사/회장

2011 일본 통신사업자 협회 회장

[주요 투자 경력]

1990’s 야후!, E*트레이드 등 초창기 미국의 인터넷 기업에 투자

2005 일본 최초로 IPTV 서비스 개시

2006 일본 3대 이동통신회사인 보다폰 저팬 인수

2007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사이트인 '알리바바' 홍콩 증시 상장

2008 중국 최대 SNS 기업 '렌렌' 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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