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KT스카이라이프, 협상 타결 임박?

일반입력 :2011/06/02 12:18

정현정 기자

SBS가 KT스카이라이프에 대한 HD 신호 공급을 중단하면서 HD 불방 사태가 한 달 넘게 지속되는 가운데 재송신 갈등이 해결의 조짐이 보이고 있다.

2일 방송통신위원회에 따르면, 양사가 제출한 시청자 보호조치 등을 검토해 이르면 양측에 대한 시정명령을 내주께 위원회 안건으로 상정할 방침이다.

시정명령에는 HD 방송 재개를 위한 협상과 시청자 보상대책 마련 촉구 등 내용이 포함되고 이를 이행하지 않을 시 방송법 99조에 따라 제재조치가 가해진다.

방송법 99조는 정당한 사유없이 방송을 중단해 시청권을 침해하면 규제기관이 시정명령을 내릴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시정명령을 이행하지 않을 경우 허가 취소, 영업 제한, 허가 유효기간 단축, 업무 정지 또는 5천만원 이하 과징금 부과 등 행정처분이 가능하다.

방통위 관계자는 “시청자 피해가 발생하고 있는 상황에서 더 이상 시간을 끌 수 없다는 판단에서 이번 주 내로 협상을 마무리 짓도록 유도하고 있다”면서 “만약 안건 상정 전 전 양측의 협상이 순조롭게 타결될 경우 시정명령 내용에 변화가 있을 가능성도 있다”고 시사했다.

방통위는 SBS와 KT스카이라이프 모두 제재 대상에 포함 된다는 입장이다.

이 관계자는 “방송 신호 공급을 중단한 SBS 만큼이나 스카이라이프도 가입자를 유치한 주체로 시청자 보호에 대한 의무를 소홀히 하고 약관도 위반한 것”이라며 “양측 모두 시정명령과 행정처분 대상에 포함된다”고 밝혔다.

지상파 방송사인 SBS에 공적 책임을 묻는 것은 가능하지만 KT스카이라이프가 재송신료 지급을 미룬 부분은 사적 계약에 의한 사안으로 규제기관이 개입할 여지가 없다는 게 업계의 대체적 분석이었다. 하지만 방통위의 이 같은 발언은 지상파 방송의 공공성 만큼이나 유료방송의 시청자 보호 책임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4월 MBC와 KT스카이라이프 간 재송신 분쟁 시 법원이 MBC의 손을 들어준 것도 방통위에는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KT스카이라이프는 MBC가 수도권 지역 HD 방송 신호 공급 중단 방침을 밝히자 지난 4월 MBC를 상대로 방송신호 제공 중단 금지 가처분 신청을 제기했지만 법원에서 기각됐다.

당시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KT스카이라이프의 사용료 미지급을 원인으로 한 MBC의 해지통지는 적법하다”고 인정하고 “방송의 공익성과 공공성 등 관련 사정만으로는 MBC가 2년 이상 사용료를 지급받지 못한 상태에서 계속 방송신호를 공급해야 할 의무를 부담해야 한다고 인정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SBS도 이를 근거로 재송신 중단이 적법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방통위도 재송신 중단이 합법이라는 주장까지는 쉽사리 동의하기 힘들다는 입장이지만 SBS가 MBC 가처분 기각 사례를 인용하는 것이 부담스러운 눈치다.

이에 대해, 협상 당사자인 양측은 조심스러운 분위기다. 조금씩 이견을 좁혀가고는 있지만 협상 타결을 논할 단계는 아니라는 입장이다. 특히, KT스카이라이프는 3일 상장을 앞두고 극도로 민감한 반응을 보여왔다.

MBC와 재송신 분쟁을 겪을 당시 금융감독원이 투자 판단에 미치는 영향을 자세하게 적시하라는 지적과 함께 증권신고서를 반려하면서 당초 지난달 13일로 예정됐던 상장 일정이 늦춰지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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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상장이 확장되면서 불안감은 상당부분 해소된 상태지만 MBC 재송신료 지급에 이어 SBS에도 재송신료 지급이 확정되면 추가 비용 발생이 불가피해지면서 상장초기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도 있다.

재송신 분쟁은 일단락 되더라도 KT스카이라이프가 HD 가입자 당 월 사용대가(CPS)로 280원을 지급하게 되면 방송사 당 월 1억5천~2억원 수준의 비용이 발생할 것으로 보이면서 향후 수익구조에 타격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