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205번?…“6번 어디 갔어?”

일반입력 :2011/05/06 08:05    수정: 2011/05/07 08:42

SBS와 KT스카이라이프의 지상파 재송신 갈등이 열흘 가까이 지속되면서 시청자 혼란과 불편이 가중되고 있다.

KT스카이라이프는 SBS의 HD신호송출 중단으로 6일 현재 SBS의 SD방송을 기존 6번 채널이 아닌 205번에 배치해 방송하고 있다.

이 때문에 그동안 SBS 6번, KBS2 7번, KBS1 9번, MBC 11번, EBS 13번 등 기존 지상파방송 채널에 익숙해진 시청자들은 채널을 돌릴 때마다 매번 골탕을 먹고 있다.

특히, 고화질 방송에 민감한 스포츠 중계는 HD방송의 중단으로 시청자들의 분통을 터트리고 있다. 대표적인 예가 지난달 30일 SBS가 독점 중계한 김연아 선수의 ISU 세계선수권대회.

이날 중계는 같은 시간대 방영된 모든 지상파 프로그램을 제치고 21.7%(AGB닐슨미디어리서치 기준)라는 경이적 시청률을 기록했지만, KT스카이라이프 가입자들은 205번에 배치된 SD방송을 시청해야만 했다.

SBS와 KT스카이라이프는 이 같은 시청자 피해는 막아야 한다며 ‘시청자 보호’를 입에 올리지만, 양측 모두 ‘저작권 보호와 보편적 시청권’이란 각자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어 해결의 실마리가 보이질 않고 있다.

하지만 자칫 이 같은 사태가 악화돼 재송신 중단이 중단될 경우 시청자 피해는 더욱 커질 수 없다. 실제 산간벽지나 위성방송에 의존해야 하는 난시청 지역은 심각하다.

일례로, 지난해 8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한국 역사마을에 등록된 경북 경주시 강동면의 양동마을은 위성방송 서비스가 중단되면 지상파 시청이 사실상 불가능하다.

이지관 양동마을 이장은 “난시청 지역이어서 안테나를 설치해도 KBS1 TV 정도밖에 시청이 불가능하다”며 “KBS2, MBC, TBC(SBS)는 시청은 어렵고, 유선은 선로구축 비용 때문에 들어오지 못해 위성방송이 유일한 대안”이라고 설명했다.

한 지역주민은 “그동안 TV 안테나를 설치해 지상파방송을 보고 있었지만 화면이 알아보기 힘들 정도여서 위성방송을 추가로 신청해 보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중재해야 하는 방송통신위원회도 관계법령 미비를 이유로 갈등 봉합에 미온적 태도를 보이고 있어, 어느 한쪽이 양보하지 않는 한 자칫 장기화될 조짐까지 보이고 있다.

김정원 방통위 뉴미디어과장은 “실질적으로 지상파와 유료방송 간 의사를 바꿀 힘이 없고 현재 법상에는 방통위가 개입할 여지가 없다”며 “법적인 툴이 없다는 것에 자괴감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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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재송신 제도 개선 시기를 분명히 해야 한다고 하지만 법원에서 심리가 진행 중이기 때문에 이를 반영해야 한다”며 “행정부와 사법부가 독립돼 있다고 따로 가는 것은 아니고 6월8일 지상파-케이블 간 판결까지 기다려야 하는 애로사항이 있다”고 토로했다.

강정화 한국소비자연맹 사무총장은 “항상 보는 것이라고 보는 방송이 끊어지고 화질이 뚝 떨어지는 걸 보는 시청자는 불쾌하다”며 “고화질로 보기로 계약을 했는데 이럴 수 있느냐는 민원이 들어오고 있고 방통위가 조정할 수 있는 권한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